- “환경권인가, 조작인가… 주민 동의서 1만 건 위조 의혹에 연천군 매립장 갈등 ‘충격’”
▲9홀 골프장이었던 매립장 건설 예정지 연천군 고능리
경기 연천군 고능리 산업폐기물 매립장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수년간 “군민 절반 이상이 반대한다”는 명분의 핵심 근거였던 주민의견서 약 1만여 건이 위조·도용된 정황이 경찰 수사로 드러난 것이다.
수사기관은 반대연대회의 핵심 인사들과 일부 지역 정치인들을 사문서 위조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환경권 수호’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조직적 여론 조작 의혹이 사실로 굳어질 경우, 지난 8년간 이어진 매립장 갈등은 거대한 전환점을 맞게 될 전망이다.
특히,경찰 수사 과정에서 동의서에 기재된 주민 상당수가 실제로는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거나, 심지어는 사망자의 이름까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응한 한 주민은 “어느 날 보니 내 이름이 반대 서명 명단에 올라 있었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환경권 수호라는 대의 뒤에 ‘조직적 조작’이 숨어 있었다는 충격적 의혹은 지역 사회는 물론 일부 지역 정치인의 도덕성 문제도 드러났다.
해당 업체는 2018년부터 연천군 전곡읍 고능리 일원에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반대연대회의는 지난해 12월 연천군청에 주민 13,791명의 서명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 사업 추진을 막아왔다. 에코드림 측은 고발장에서 “주민 대다수의 동의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천군청 검증 결과에서도 서명지의 상당수가 중복, 허위, 주소 누락, 관외 거주자등 문제가 드러났으며, 전체의 24%인 약 3,429건만 진정한 서명으로 인정됐다. 나머지 약 10,362건은 사실상 위조 서명이라고 고발인은 주장했다.
또한 피고발인들이 과거 반대대책위 활동 당시 수집한 서명지를 무단 재활용하면서 주민들의 개인정보 1만여 건을 유출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명백한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고발인은 강조했다.
고발인측은 “짧은 공람기간에 연천군 전체 인구의 30% 이상 서명을 받아 제출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반대연대회의가 위조된 서명을 동원해 군 행정절차를 방해하고 사회적 비용까지 초래한 것은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반대 서명은 사업 제동의 ‘최후 방어선’으로 기능했지만, 그 근거가 허위로 드러나면서 지역 내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매립장 추진위원회 주민 A 씨와 B 씨(고능리.양원리)는 “환경권을 내세워 허위 조작까지 했다면 그 피해는 결국 지역 발전이 늦춰진 우리 모두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문서 위조’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한국행정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주민참여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행정 절차 신뢰도가 무너지면 향후 어떤 개발·환경 정책도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환경권 수호’라는 이름 아래 제기된 반대 운동이 사실상 ‘허위 동의서 조작’으로 무너진다면, 연천군 매립장 갈등은 단순한 지역 현안을 넘어 민주적 참여의 신뢰 위기라는 국가적 과제를 던지게 된다.
이번 사건의 실체가 최종적으로 법정에서 규명될 경우, 지역 정치권은 물론 한국 사회의 주민참여 시스템 전체가 재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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