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보조금 4억 원 넘는데 회의 참석만 해도 4만원…봉사인가, 유급 활동인가
- 지난해 군민 반발에 철회한 회의수당 1년 만에 재상정…274명에 연간 최대 1억960만원
가평군의 재정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단체에 수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도 모자라, 지난해 군민 반발 속에 철회됐던 회의 참석수당까지 다시 지급하려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새마을회의 채무 상환 문제와 유급직원 규모, 해외연수 경비의 적정성까지 함께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평군의회는 20일 제341회 임시회를 열고 서태원 군수가 제출한 '가평군 새마을운동조직 및 새마을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상정했다. 핵심은 새마을회원 274명에게 회의 참석 한 차례당 4만원씩, 연간 최대 10회까지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이다.
모든 대상자가 최대 횟수까지 참석하면 연간 1억960만원, 5년이면 5억4,800만원이다. 기존 9,000원이던 회의 참석 실비를 4만원으로 높이는 것으로, 4배가 넘는 금액이다. 회의 한 번 참석하는 데 4만원. 그것도 이미 막대한 보조금을 받는 단체에 추가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 빚은 누가 갚나…유급직원에 해외연수까지, 새마을회 살림부터 공개하라
본보는 앞서 가평군 새마을회가 다른 지역보다 과도한 운영비와 인건비를 지원받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2024년 본보가 비교한 새마을회 사무국 관련 보조금은 가평 1억5,000만원, 포천 6,900만원, 홍천 6,300만원, 횡성 5,000만원 수준이었다.
가평군의 지원액은 비교 대상 지역보다 2배 이상 많았다. 그런데도 가평군은 새마을회의 유급직원 수와 업무량, 인건비 지급 기준이 적정한지 군민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특히 새마을회의 채무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상환 계획은 무엇인지, 해외연수는 누가 어떤 예산으로 다녀왔는지부터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채무가 남아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 노력은 충분했는가. 빚을 갚을 돈은 부족하면서 유급직원을 유지하고 해외여행까지 다니는 구조라면, 군민의 혈세로 그 부담을 떠받쳐야 할 이유가 있는지 따져야 한다.
▣ 김장에 8천만원, 회의수당 1억원…세금 지원에 끝이 없나
가평군이 올해 새마을회 관련 본예산으로 편성한 금액은 3억2,974만원이다. 여기에 제2회 추가경정예산으로 김장나눔 사업비 6,800만원과 기계 구입비 1,200만원 등 8,000만원을 추가했다. 합계 4억974만원이다. 여기에 회의수당 1억960만원까지 모두 집행된다면 연간 지원 규모는 단순 합산으로 5억1,934만원에 달한다.
본보는 이미 새마을 김장사업의 경제성과 배분 투명성에 대해서도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다. 2024년 김장사업의 경우 보조금 7,000만원을 투입해 12kg 김치 1,140통을 생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조금만 한 통당 6만1,404원이다.
당시 조사된 시중 김치 최저 판매가격 5만7,900원보다 오히려 비쌌다. 물론 보조금에는 행사 운영 등 부대비용이 포함될 수 있어 단순 제조원가와는 구별해야 한다.
그러나 봉사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실제로 얼마나 경제적이고 효율적인지 검증해야 한다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시중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김장사업에 거액을 지원하면서, 이제는 회의 참석에도 별도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 군민 65.8% 반대했는데…군수와 군의회는 누구의 목소리를 듣나
본보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2024년 11월 가평군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마을회 보조금 지원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65.8%였다. 찬성은 19.5%에 그쳤다. 지원 규모가 과도하다는 응답도 48.9%였다.
당시 여론조사가 이번 회의수당 조례안에 대한 직접적인 찬반 조사는 아니다. 그러나 새마을회 보조금에 대한 군민의 문제의식이 이미 상당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가평군은 지난해 철회했던 회의수당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그 사이 무엇이 달라졌는가.
새마을회의 재정 운영이 개선됐는가.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이 높아졌는가. 다른 봉사단체와의 형평성 문제는 해결됐는가. 군수와 군의회가 먼저 답해야 할 질문이다.
▣ 군의회는 새마을회 지원기관인가, 군민 혈세 감시기관인가
가평군의회는 오는 29일 이번 조례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군의회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새마을회 유급직원 현황과 인건비, 채무 잔액과 상환 내역, 해외연수 비용의 출처, 최근 5년간 보조금 집행 내역을 확인하고 회의수당 지급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이다.
새마을회원들의 봉사정신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묵묵히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회원들의 노고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봉사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과 특정 단체에 세금을 계속 추가 지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서태원 군수에게 묻는다. 군민이 반대했던 회의수당을 다시 추진할 만큼 시급한 이유가 무엇인가.
가평군의회에도 묻는다. 군민의 혈세를 지키는 의회인가,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과 조례를 통과시키는 거수기인가.
군민의 세금은 특정 단체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ATM 속 현금이 아니다. 가평군과 군의회가 이번에도 충분한 검증 없이 회의수당 지급을 밀어붙인다면, 특정 단체에 대한 특혜 논란과 함께 군민의 혈세를 관리할 책임을 다했는지 거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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