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 낙점설’에는 “군수와 공단 문제 논의한 적 없다” 부인
-현직 때 사실상 교류 없던 지역언론 찾아 이사장 지원 사실 직접 밝혀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차기 이사장 공개모집을 앞두고 이른바 ‘퇴직 공직자 회전문 인사’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사장 공모를 준비 중인 김구태 전 가평군 서기관이 최근 본보를 직접 찾아 지원 의사를 밝혔다.
특히 김 전 서기관은 현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동안 본보와 사실상 별다른 교류가 없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사장 후보 접수를 앞둔 시점에 개국 8년여 만에 처음 본보를 찾아 자신의 출마 배경과 구상을 설명하고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을 두고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본보는 그동안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역대 이사장 상당수가 가평군 퇴직 공무원 출신으로 채워져 온 점을 지적하며 공단이 퇴직 공직자의 ‘제2의 직장’이나 ‘회전문 인사 자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 기사를 잇따라 보도해 왔다. 김 전 서기관 역시 이 같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전직 고위공무원 출신이다.
▣ “기사 때문에 찾아왔다…살살 다뤄달라”
김 전 서기관은 이날 방문 목적을 비교적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본보와의 대화에서 “이번에 공단에 서류를 한번 내보려고 한다”며 이사장 공개모집에 응모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어 그동안 본보가 보도한 공단 이사장 관련 기사 등을 언급하며 “기사 내용도 그렇고 그것 때문에 찾아뵀다”고 말했다.특히 “밖에서 이상하게 이미지도 있어 가지고 살살 다뤄주십사 부탁드리러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본보는 특정 후보를 “살살 다루거나 세게 다루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이 대목은 김 전 서기관의 이번 방문을 바라보는 핵심적인 지점이다. 공직에 몸담고 있을 당시 지역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않았던 인사가 자신이 공공기관장 후보가 될 상황에 놓이자 비로소 언론사를 찾아온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본보가 “NGN뉴스가 개국한 지 8년이 넘었는데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고 지적하자 김 전 서기관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그 말씀을 듣고 창피하기도 했고 불찰도 있다”고 인정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이 평소 지역사회 및 지역언론과의 소통 연장선인지, 아니면 이사장 공모를 앞두고 자신에게 쏠린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행보인지는 독자와 군민이 판단할 부분이다.
▣ 김구태 “내가 설립한 공단, 정상적으로 만들어보고 싶다”
김 전 서기관은 이사장에 도전하는 이유로 공단과의 오랜 인연을 강조했다.그는 약 20년 전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설립 당시 담당 실무자로 참여했다며 “1년 동안 주말도, 공휴일도 없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단을 설립한 담당 실무자로서 애착이 있다”며 “지금 와서 보면 아쉬운 점과 개선할 점이 많아 공단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공단 설립 당시 다른 기관을 벤치마킹하고 자료를 수집해 1년여 만에 출범시켰으며, 이후 다른 지역에서 오히려 가평을 벤치마킹하러 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전 서기관이 밝힌 이 같은 경험은 이사장 후보로서 향후 임원추천위원회가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평가할 때 검증해야 할 대목이다.
반면 공단 설립에 관여했다는 과거 경력만으로 20여 년이 지난 현재의 지방공기업을 혁신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공단의 조직·재정·시설 운영과 지역경제 연계에 대한 구체적인 경영계획 역시 함께 검증돼야 한다.
▣ ‘서태원 군수 낙점설’에는 “만난 적도 없다”
지역사회에서 나돌고 있는 이른바 ‘사전 낙점설’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김 전 서기관은 “밖에 나가면 차기 이사장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군수님과 만난 적도 없고 공단에 대해서 얘기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현재 서류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차기 이사장 인선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만은 않다.
공개모집 전부터 전직 서기관과 전직 군의원 등 특정 인물들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국 단위 공개모집인 만큼 임원추천위원회가 특정 경력이나 지역 내 인맥에 좌우되지 않고 모든 지원자의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지가 중요하다.
▣ 취업심사 “6월부터 준비…공고가 없어 신청 못했다”
김 전 서기관은 퇴직 공무원 취업심사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그는 취업심사를 뒤늦게 준비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6월부터 준비했다”고 답했다.다만 “공고문이 같이 올라가야 하는데 공고가 나지 않아 올릴 수 없었다”며 공개모집 공고 이후 관련 절차를 진행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퇴직 전 공단과의 업무관련성에 대해서는 “시설 관련 업무였지 보조금이나 운영, 지시사항 같은 것은 전혀 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 “행사 관광객 지역에 돈 쓰게 해야”…지역경제 연계 구상
김 전 서기관은 공단 운영과 지역경제를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만큼 지역경제와 같이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공단이 단순한 시설 관리기관을 넘어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자라섬 등 공단이 관리하는 시설에서 대규모 행사가 개최될 경우 시설 임대료와 청소비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방문객을 가평읍 상권과 숙박·음식점으로 유도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본보의 지적에도 공감을 나타냈다. 이는 향후 김 전 서기관이 실제 이사장 후보로 심사를 받게 된다면 보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으로 제시해야 할 부분이다.
▣ 왜 ‘8년 만에’, 왜 하필 지금인가
이번 만남을 통해 김 전 서기관이 공단 이사장에 도전하는 이유와 공단 운영에 대한 생각은 일정 부분 확인됐다. 그러나 왜 8년 동안 한 번도 찾지 않았던 지역언론사를 이사장 공개모집을 앞둔 지금 찾아왔느냐는 것이다.
김 전 서기관 스스로 본보의 지적에 대해 “창피하기도 하고 불찰도 있다”고 인정했고, 자신의 방문이 이사장 관련 기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취지의 설명도 했다.
특히 본보가 그동안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자리를 둘러싼 퇴직 공직자 중심의 회전문 인사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상황에서 이뤄진 방문이라는 점에서, 김 전 서기관 역시 자신을 향할 비판적 보도를 의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그의 발언과 방문 시점, 그동안의 관계를 놓고 그 진정성을 평가하는 것은 결국 지역사회의 몫이다. 본보 역시 이날 김 전 서기관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배척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누가 이사장이 되든 공단과 그 이사장은 지역언론의 친분 대상이 아니라 감시와 검증의 대상이라는 원칙도 전달했다.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퇴직 고위공무원의 노후를 보장하는 자리가 아니다. 전직 군의원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자리도, 특정 인맥의 몫도 아니다. 김구태 전 서기관에게도 같은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
20년 전 공단 설립에 참여했다는 경험과 애착이 실제 경영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포부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혁신방안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사장 공모를 앞두고 8년 만에 지역언론을 찾은 행보가 진정한 소통의 시작인지 아니면 자신을 향한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일회성 행보인지는 앞으로 그의 행동과 공개적인 검증 과정에서 확인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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