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 후보 추천 뒤 선임절차 제동…가평군, 공단에 자체감사 요구
- 현직 이사회 의장 김구태 씨 취업심사 전 응모·서류통과·면접까지
- 공단 자체감사 넘어 임명권자인 서태원 군수의 관리·감독 과정도 규명해야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선임이 후보 3명까지 압축한 뒤 돌연 멈춰 섰다. 가평군이 선임 절차에 하자가 있었는지 확인하라며 공단에 자체감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서태원 가평군수
공단은 가평군 산하 지방공기업이고 이사장 최종 임명권자는 서태원 가평군수다. 후보 3명을 추천받은 뒤에야 절차를 다시 들여다봐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면 공단뿐 아니라 가평군의 관리·감독 과정도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승수 전 이사장이 지난 7월 25일 퇴임한 뒤 공단은 신임 이사장 공개모집에 들어갔다. 9명이 지원해 5명이 면접에 올랐고 신동훈·신범수·박영주 씨 등 3명이 최종 후보로 추천됐다. 그런데 임명 직전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 논란의 중심에는 당시 현직 공단 이사회 의장이던 김구태 씨의 이사장 공모 참여 과정이 있다.
김씨는 자신이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공단의 이사장 공개모집에 직접 지원해 서류심사를 통과하고 면접까지 참여했다. 최종 후보 3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탈락 여부와 별개로 확인해야 할 문제가 남았다.
김씨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과정에 관여했는지, 언제 이사장 응모를 결정했고 어느 단계부터 제척·회피했는지, 취업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누가 어떤 근거로 응모 적격 판단을 내렸는지다.특히 취업심사 기준을 둘러싼 공고 변경은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2023년 이사장 공모에는 취업심사 대상자가 ‘사전에 해당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2026년 공고에서는 ‘사전에’라는 표현이 빠졌다. 공단은 변경 근거로 2022년 가평군의 취업심사제도 관련 공문 등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의문은 오히려 커진다.
2022년부터 해당 공문이 있었다면 2023년에는 왜 ‘사전 취업심사’를 명시했고, 2026년에 와서 왜 이를 삭제했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변경된 공고 아래 실제 취업심사가 끝나지 않은 현직 이사회 의장이 지원해 서류심사와 면접까지 갔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 공고가 특정인을 위해 변경됐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러나 누가 공고 변경을 결정했고 어떤 법률·규정 검토를 거쳤는지, 김씨의 응모자격은 누가 어떤 근거로 적격 판단했는지는 감사에서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
책임 범위도 공단에만 한정하기 어렵다. 공단이 공고 변경 근거로 제시한 것부터 가평군 공문이다. 더욱이 공단 이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 추천을 거쳐 최종적으로 군수가 임명한다. 따라서 가평군 담당부서는 공모 과정에서 무엇을 보고받았는지, 현직 이사회 의장의 지원과 취업심사 문제를 언제 인지했는지, 군수에게는 언제 어떤 내용이 보고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후보 3명이 결정된 뒤에야 문제가 발견됐다면 왜 그 이전에는 걸러지지 않았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가평군이 공단에 자체감사를 요구한 것은 절차상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자체감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만으로 임명권자와 관리·감독 기관의 책임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번 사태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누가 ‘사전 취업심사’ 문구를 삭제했는가. 현직 이사회 의장이던 김구태 씨는 어떤 판단을 거쳐 면접까지 갈 수 있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평군과 최종 임명권자인 서태원 군수는 무엇을 확인하고 감독했는가. 지난 7월 25일부터 공단의 수장 공백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후보 3명까지 선정해 놓고 다시 절차의 적정성을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제 문제는 단순한 공단 내부의 인사 절차를 넘어섰다.
공단에 자체감사를 지시하는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 왜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가평군의 관리·감독 과정과 임명권자의 책임까지 투명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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