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원추천위원회 7명 중 과반수 자격 적용 논란…공단 자체감사서 구성 절차 문제 확인
- 전직 지방의원 등을 ‘4급 이상 퇴직공무원’ 자격으로 위촉…법률자문 결과 “중대한 하자” 판단
- 최종 추천 후보 3명 선정까지 마쳤는데…위원회 구성부터 심사·추천 절차 효력 논란
- 공단 관계자 “후보자나 심사위원 잘못 아닌 공단의 구성 오류”…재공모 여부 이사회 후속 결정 주목
경기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의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는 자체감사 결과로 인해 원점에서 재검토될 상황에 놓였다. 이미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9명 가운데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 3명까지 선정한 상태에서, 정작 이들을 심사한 임원추천위원회의 구성 적법성이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위원 7명 가운데 과반수에 해당하는 인원이 관련 규정상 자격요건을 잘못 적용받아 위촉됐다는 공단 관계자의 설명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은 최근 이사장 공모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조사한 결과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절차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공단 관계자는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위원회 구성 자체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받았다”며 “단순히 보완하거나 치유할 수 있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감사 결과의 공식 공표와 후속 조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최종 후보 추천 절차의 효력과 재공모 여부는 공단의 공식 결정 및 추가 법률 검토를 거쳐 확정될 전망이다.
▣ ‘4급 상당 예우’와 ‘4급 이상 퇴직공무원’ 혼동…위원 위촉부터 문제
이번 사태의 핵심은 임원추천위원회 위원들의 능력이나 경력 자체가 아니라, 이들을 위촉하는 과정에서 법령상 자격요건을 정확하게 적용했느냐는 데 있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임원추천위원회 위촉 자격에는 경영전문가, 경제 관련 단체 임원, 4급 이상 퇴직공무원, 공인회계사, 지방공기업 경영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등 5개 유형이 있다.
문제는 전직 지방의회 의원 등의 경력을 가진 일부 인사를 '4급 이상 퇴직공무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류해 위원으로 위촉했다는 점이다. 지방의회 의원은 의정활동 과정에서 일정한 공직상 예우를 받을 수 있지만, 일반직 공무원처럼 4급·5급 등의 직급을 부여받는 신분은 아니다.
따라서 지방의원 경력만을 근거로 '4급 이상 퇴직공무원'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는지가 핵심 법률 쟁점으로 떠올랐다. 관계자는 “지방의회 의원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4급이나 5급과 같은 직급이 없다”며 “4급 상당의 예우를 받는다는 것과 실제 4급 이상 공무원으로 퇴직했다는 것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자격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인사라도 당초 심사에서 적용한 자격요건이 잘못됐다면 그 위촉 절차의 적법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일부 위원은 공단 비상임이사 경력 등을 통해 지방공기업 경영에 관한 지식과 경험을 인정받을 여지가 있었지만, 애초 위촉 과정에서는 다른 자격요건을 적용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위원 개인에게 자격이 전혀 없다는 의미와는 구분된다. 공단이 위촉 당시 어떤 기준으로 자격을 판단하고 이를 입증하는 자료를 확보했는지가 문제라는 것이다.
▣ 위원 7명 중 과반수 자격 적용 논란…“위원회 의결 효력까지 영향”
이번 감사에서 특히 중요하게 판단한 부분은 자격요건 적용에 문제가 있는 위원의 규모다. 공단 관계자는 “과거 위원회 구성 사례도 확인했지만 이번에는 과반수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임원추천위원회는 7명으로 구성되는데, 이번에는 전직 지방의회 의원 출신 등 4명에 대한 자격요건 적용이 문제로 지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위원회 구성 자체에 문제가 있고 의결정족수와 관련해서도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법률자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위원 한두 명의 위촉 과정에서 서류가 누락된 수준을 넘어, 위원회가 적법하게 구성됐는지와 그 위원회가 진행한 심사·의결의 효력까지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에 중대한 법적 하자가 인정된다면 해당 위원회가 진행한 서류심사, 면접, 최종 후보 추천 등의 절차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위촉 자격의 잘못된 분류가 곧바로 위원회 의결 전체의 무효를 의미하는지는 별도의 법률 판단이 필요하다. 각 위원이 다른 자격요건을 충족했는지, 관련 규정에 따른 위촉과 의결이 적법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 9명 지원·5명 면접·3명 최종 추천…선임 절차 사실상 중단 위기
앞서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공개모집에는 모두 9명이 지원했다. 지난 9월 3일 임원추천위원회 서류심사에서는 박영주·김구태·신범수·오구환·신동훈 씨 등 5명이 통과했고, 9월 10일 면접심사가 진행됐다. 이후 임원추천위원회는 신동훈·신범수·박영주 씨 등 3명을 최종 추천 후보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번 감사에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의 적법성 문제가 확인되면서 최종 후보자 3명을 선정한 절차 자체가 재검토 대상에 오르게 됐다.
공단 관계자는 “애초 출발 자체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그 이후 모집과 심사, 추천 과정까지 상당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법률적 판단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공단은 기존 추천 절차를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임원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이사장 공모를 처음부터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미 최종 후보자 3명을 선정해 놓고도 위원회 구성 오류로 선임 절차 전체를 다시 검토해야 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 공단 측 “후보자도, 위원도 잘못 없다…공단이 큰 오류 범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단은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구분했다. 관계자는 “이번 문제는 후보자들의 자격이나 능력에 관한 것이 아니며, 위원으로 참여했던 분들의 자질을 문제 삼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단에서 관련 서류를 받아 이사회에서 위원회를 구성했는데, 그 과정에서 정확한 자격요건을 확인하지 못한 공단에 큰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원으로 참여한 분들은 잘못이 없는데 자격 미달이라는 식으로 알려지면 명예가 실추될 수 있다”며 “공단의 잘못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공단이 굉장히 큰 오류를 범했다”며 “공단 직원으로서 사죄드려야 할 부분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문제의 책임이 임원추천위원으로 위촉된 개인보다는 자격요건을 검토하고 위원회를 구성한 공단과 이사회에 있다는 취지다.
▣ 김구태 전 이사회 의장 공모 참여 등 다른 의혹은 별개 판단
한편 이번 자체감사는 본보가 그동안 제기했던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문제와 김구태 전 공단 이사회 의장의 이사장 공모 참여, 공모 절차 및 심사 관련 정보의 사전 보도 문제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공단은 김 전 의장의 공모 참여와 관련해서는 사전에 이해충돌 가능성을 안내하고 회피신청을 받아 관련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사실을 문서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공모 과정의 일부 문구 및 사전 절차와 관련해서도 감사상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밝혔다.
다만 지원자 이름과 심사평가, 순위 등 개인정보가 외부에 알려진 경위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의 이의제기가 있었으며, 공단 차원의 조사권한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언론은 언론의 역할을 한 것이고, 공단은 수집한 개인정보를 관리할 책임이 있다”며 관련 자료를 취급한 사람의 의무 위반 여부는 별도의 문제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감사에서 가장 중대한 사안으로 떠오른 것은 특정 후보자의 응모나 면접 질문지 논란이 아니라, 이사장 선임의 출발점인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자체의 적법성 문제로 귀결된다.
▣ 재공모 땐 기존 후보자도 다시 지원 가능…최종 결정은 남아
공단이 기존 절차를 취소하고 재공모를 결정할 경우 기존 지원자들이 다시 응모할 수 있는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기존 지원자들의 재응모 자체에는 우선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번 사안은 지원자 개인의 귀책사유가 아니라 위원회를 구성한 공단 측 절차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지원자의 재응모 허용 여부와 구체적인 재공모 방식은 향후 공고문 및 관련 규정에 따라 확정돼야 한다. 공단은 이사회와 관련자들에게 감사 내용을 안내한 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결과를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는 지방공기업의 임원 선임 과정에서 기본적인 자격요건 검증과 위원회 구성 절차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공단은 왜 위원 위촉 단계에서 관련 규정에 따른 자격요건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했는지, 위원회 구성과 의결에 어떤 법적 하자가 발생했는지, 이미 진행된 공모 절차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최종 후보자 3명까지 선정한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공모가 위원회 구성 문제로 다시 출발선에 설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공단 이사회의 후속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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