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장은 권력이 아니라 봉사입니다. 교민이 어려울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캄보디아 교민사회에서 ‘대부’로 불리는 박현옥 전 한인회장이 다시 한 번 한인회장 선거에 도전한다. 캄보디아 교민 활동을 고국에 전하고 있는 박현옥 전 한인회장을 14일 국제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프놈펜 교민사회에서 그의 이름은 위기 상황과 함께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사건이 터지거나 교민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사람. 교민들은 그를 이렇게 부른다.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사람.”
제11대·12대 캄보디아 한인회장을 지낸 박 회장은 선교사이자 목회자로서 교민사회에서 오랜 시간 봉사 활동을 이어왔다. 행정가라기보다 ‘현장형 봉사자’라는 평가가 더 익숙하다. 그가 가장 많이 마주한 현장은 화려한 외교 무대가 아니라 교민들의 삶의 가장 낮은 자리였다.
“캄보디아에는 가족 없이 홀로 사는 교민도 많습니다.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못 받거나, 돌아가셔도 장례를 치를 사람이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무연고 교민들의 장례를 직접 치르고 수목장을 진행한 경험이 여러 차례 있다.
“제가 화장하고 수목장한 교민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교민사회가 서로 돌보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집니다.” 그의 활동은 교민 안전 문제에서도 두드러졌다. 재임 기간 동안 그는 교민 안전지원단을 조직하고 청년단을 구성해 긴급 대응 체계를 만들었다. 또 구조단장으로 활동하며 위기 상황에 놓인 교민들을 돕는 활동을 이어왔다.
교민사회에서는 이를 두고 “사건이 터지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리더”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그의 역할은 특히 크게 기억된다. 공항에 도착한 교민들을 안내하고 격리와 식사를 지원하는 체계를 만들었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24시간 입국 지원 체계를 운영했다. 전세기 운항을 통한 교민 수송과 약 3천 명 규모의 백신 접종 지원도 이 과정에서 이뤄졌다.
“그때는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48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교민들이 안전하게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그는 교민사회 미래를 위해 교육 기반 구축에도 힘을 쏟아왔다. 대한노인회 캄보디아 비전대학을 개강하고 한국 국제학교 승인 추진을 도왔다. 교민 대상 문화와 교육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교민사회는 교육과 문화가 함께 성장해야 지속가능합니다.”
최근 그는 한국 정부의 캄보디아 관광 제한 정책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캄보디아는 범죄국가가 아닙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이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캄보디아 교민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뒷 줄 가운데가 '박현옥 위원장'이다.[출처/비대위 제공]
“몇몇 사건 때문에 캄보디아 전체가 위험한 나라처럼 알려졌습니다. 일부 유튜버들이 조회수를 위해 범죄공화국처럼 몰아갔고 그 결과 교민 경제가 무너졌습니다.” 현재 캄보디아에는 약 1만7천 명의 한국 교민이 거주한다. 선교사와 가족만 4~5천 명 수준이다. 관광객 감소로 식당과 봉제업, 농업 종사 교민들의 생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교민들은 범죄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경제는 사실상 멈췄습니다.” 그는 또 캄보디아 체류 벌금 제도 문제도 지적했다. 현지에서는 체류 기간을 하루 초과할 경우 하루 10달러 벌금이 부과되는데 장기 체류자의 경우 수천만 원 규모 벌금이 발생하기도 한다. “벌금을 낼 돈이 없어 귀국하지 못하는 교민도 있습니다. 이 문제는 한국과 캄보디아 정부가 외교적으로 풀어야 합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다시 한 번 출마 이유를 강조했다. “한인회장은 명예직이 아닙니다. 책임입니다.” 잠시 말을 멈춘 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교민이 위험할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사람. 그 역할을 다시 하려고 합니다.” 캄보디아 교민사회를 위해 다시 봉사를 시작하겠다는 그의 도전에 교민사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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