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제2부, 언론 앞세운 ‘입찰 네트워크’ 의혹 확산…가평군은 왜 움직이지 않나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1.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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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법인 담합 정황에 5년치 1,500건 데이터 제출…제보자, 가평 군수에 2차 공개질의·법적 대응 예고
가평 지역을 기반으로 한 ‘부부 용역회사’의 조직적 입찰 담합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9일 해당 의혹이 보도되자 지역 동종 업계에서는 "지역 축제및 청소용역 등을 독식하다 시피한 사건이라며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이런 가운데, 해당 의혹에 대한 가평군의 소극적 대응을 둘러싸고 행정 책임론이 본격화되고 있다.
동일 주소·가족 지배 구조의 법인들이 5년간 1,500여 건의 공공입찰에 동시 참여한 정황, 서울 자치구에서의 반복적인 수의계약, 그리고 언론 노출과 계약 시점이 겹친 정황까지 드러났음에도, 가평군은 “형식적 참가자격에는 문제가 없다”는 1차 답변을 했다. 이에 대해 최초 제보자는 “핵심을 비켜간 미온적 행정”이라며 서태원 가평군수에게 2차 공개질의를 제출하고, 감사·수사기관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사건의 출발점: ‘분리된 법인, 하나의 실체’ 의혹
문제의 핵심은 가평에 본사를 둔 두 용역 법인이다. 두 회사는 동일 건물·동일 층에 주소를 두고, 대표이사와 감사직을 부부·자녀 간에 맞바꾸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업계에서는 “외형만 다른 사실상 하나의 기업군”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조달청 나라장터 공개 자료를 토대로 제보자가 분석한 결과, 이들 법인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약 1,500건의 공공입찰에 동시 투찰했으며, 동일 발주 기준으로도 700건 이상 함께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경쟁을 넘어, 구조적으로 경쟁을 가장한 중복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실제 낙찰 여부와 무관하게, 사전 공모로 입찰의 공정성을 해칠 의도가 입증되면 형법상 입찰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 역시 사전 합의와 실행 정황만으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 자치구 수의계약·언론 노출…의혹은 ‘이권 개입’으로 번져
이 업체의 위법한 투찰 의혹은 가평을 넘어 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자체까지 접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법인들은2020~2025년 사이 서울의 한 자치구와 수십 건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라장터 계약정보 시스템으로 통해 확인됐다. 해당 지역과 업체 간 지리적·연고적 연관성이 없고, 동일 업종의 경쟁 업체가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서 반복적인 수의계약이 이뤄진 점이 의문을 키웠다.
취재 결과, 이 과정에서 2019년 지역 언론사 협회 명의의 홍보성 기사가 다수 게재됐고, 서울의 모 구청장이 감사패를 수여받은 사실도 확인됐다. 일부 언론 보도 시점과 수의계약 체결 시기가 겹친 정황도 포착됐다. 해당 지역 용역업계 관계자는 “언론 노출과 계약이 맞물린 구조라면, 단순 홍보를 넘어 언론을 매개로 한 이권 개입 의혹으로 볼 여지가 있다”면서, "가평군 업체가 각종 문화 행사를 독점하는 것을 의심했다."고 말했다.
가평군의 1차 답변…“형식적 자격 문제 없다”
논란이 확산되자 제보자는 가평군에 자체 감사와 수사 의뢰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가평군은 지난 1월 9일 자 답변에서 “업체들이 입찰 참가 자격 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문제없다”는 취지로 판단된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제보자는 “행정이 단순히 서류상 요건만 확인하고, 실질적 담합 가능성에 대한 위험 관리 책임을 방기했다”고 반박했다.

회사의 투찰시간을 보면 10여분 간격으로 '치고 빠지'는 수법이 동원된 것으로 의심된다.[출처 나라장터]
민원인,‘왜 조사하지 않았는가’ 2차 공개질의
제보자는 11일 가평군수 앞으로 2차 공개질의서와 함께 5년간의 입찰 데이터(1,500여 건)를 증거로 추가했다. 제보자는 질의서에서 첫째, 조달청 로그·IP·MAC 주소 확인 요청 등 기초적인 사실 확인을 실제로 검토했는지를 공식적으로 밝히라고 촉구했다.
제보자는 또, 대법원 판례가 입찰방해를 ‘위험범’으로 보고 있는 만큼, 비정상적 투찰 패턴이 가평군 등 입찰 시장에 미치는 공익적 위험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설명하라는 요구도 했다. 마지막으로 별도의 조사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그 근거가 되는 내부 비교형량(공익적 위험 vs 행정력 투입 실익)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지방계약법 31조 vs 42조’…법 해석 논쟁
가평군은 “입찰무효 사유(지방계약법 42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제보자는 지방계약법 31조를 정면으로 문제 삼고 있다. 31조는 입찰 과정에서 담합한 자에 대해 낙찰 여부와 무관하게 입찰 참가자격 자체를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보자는 “참가자격이 제한돼야 할 업체가 낙찰이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계약 자체가 무효로 귀결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조사 회피는 직무유기”…법적 대응 예고
제보자는 가평군이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형법상 직무유기 혐의 검토 요청 ▲경기도 감사관실 감사 청구 ▲감사원 감사 및 구상권 책임 문제 제기 등 단계적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본보에 알려왔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가족 법인 관련 신고 건에 대해 기초 사실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조사에 돌입할 경우, 투찰 로그 분석과 실질적 지배 관계 규명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특정 업체의 일탈을 넘어, 가족 법인을 통한 공공입찰 잠식 구조, 지자체의 수의계약 남용, 언론을 매개로 한 영향력 행사 가능성, 그리고 이를 방치했다는 행정의 책임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 업체는 물론, 계약을 체결한 지자체 전반으로 책임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정 경쟁을 전제로 한 공공계약 제도가 실제로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그 취약성을 감시해야 할 행정이 제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사회적 질문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공은 이제 행정과 사법당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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