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가평 85톤 소각장, 스토커냐 열분해냐…수백억 선택 ‘20년 운영비’ 따져야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9.29 14:21
  • 조회수 27,255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인구 6만이지만 관광객·펜션·캠핑 수요까지…가평군 하루 85톤 처리시설 계획
  • 전국 공공소각시설 178곳…스토커가 주류, 열분해·가스화·용융은 상대적으로 소수
  • 스토커는 ‘화격자 위 직접 연소’…열분해는 ‘가스화 후 고온 처리’
  • 판교 90톤 열분해 시설 등 유사 규모 사례 존재…방식 자체보다 실제 운영성적 검증해야
  • 건설비만 비교해선 안 돼…톤당 처리비·가동률·정비비 등 20~30년 LCC가 핵심

가평군이 하루 85톤 규모의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을 계획하면서 어떤 처리방식을 선택할지가 향후 수십 년간 운영비와 재정부담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성남쓰레기 소각시설 스토커방식.JPG

성남시 쓰레기 소각시설

 

가평군의 주민등록인구는 약 6만명 수준이지만 수도권 대표 관광지라는 지역 특성상 단순 인구만으로 폐기물 발생량을 산정하기 어렵다. 펜션과 캠핑장, 관광지, 각종 축제 등에 따른 유동인구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군이 계획하는 하루 85톤 규모 자체가 적정한지와 함께 스토커 방식과 열분해·가스화 계열 가운데 어떤 기술이 가평의 폐기물 발생 특성과 장기 재정부담에 적합한지를 객관적인 수치로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처리현황을 인용한 2024년 기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소각시설은 400개소로, 이 가운데 지자체 공공 소각시설은 178개소다. 자가처리시설은 93곳, 민간 중간처분업체는 129곳이다. 공공 소각시설의 처리방식은 하나가 아니다. 스토커(화격자)를 비롯해 고정상, 유동상, 열분해·가스화·용융 등이 사용된다.

 

과거 전국 공공소각시설 168곳을 분석한 자료에서는 스토커식이 105곳(62.5%)으로 가장 많았고 고정상식 42곳(25%), 열분해용융 16곳(9.5%), 유동상식 5곳(3%)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 178개 시설의 최신 구성비는 아니어서 현 시점의 비율로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소각1.jpg


◈ 스토커는 ‘직접 태우기’, 열분해는 ‘가스로 바꿔 고온 처리’

 

두 방식의 차이는 일반 주민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스토커 방식은 생활쓰레기를 소각로의 화격자 위에 투입한 뒤 이동시키면서 건조·연소·후연소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움직이는 철판 위에서 쓰레기를 직접 태우는 방식’이다. 국내 적용 사례가 많아 운전·정비 경험이 상당 기간 축적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열분해·가스화용융 방식은 폐기물을 열분해·가스화해 가연성 가스를 만들고 이를 연소시키거나 고온에서 용융하는 공정을 결합한다. 쉽게 말하면 ‘쓰레기를 먼저 열로 분해·가스화한 뒤 고온에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열분해 계열 역시 국내에서 실제 운영되고 있다. 양주·동두천 광역자원회수시설은 하루 200톤 규모의 열분해(가스화)용융 시설이며, 성남 판교 환경에너지시설도 하루 90톤 규모의 열분해용융 시설이다. 특히 판교 시설은 가평군이 계획하는 85톤과 규모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비교대상이 될 수 있다.

열분해방식.JPG

열분해 소각 방식

 

반대로 스토커는 수원·성남·광명·안양·안산·이천·의정부·파주·구리·포천 등 다수 지자체에서 채택돼 있다. 중소규모 시설에서도 예산군 40톤, 진천·음성 광역시설 50톤, 하동·남해 광역시설 60톤 등 스토커 적용사례가 확인된다. 따라서 국내 운영실적과 비교 가능한 시설의 숫자에서는 스토커 방식의 자료가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 가평은 ‘85톤 최대용량’보다 비수기 운전도 따져야 

 

가평에서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여름 휴가철과 각종 축제기간, 주말에는 생활폐기물이 증가하는 반면 관광 비수기에는 발생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하루 최대 85톤을 처리할 수 있느냐만 볼 것이 아니라 30톤, 50톤, 70톤이 반입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운전이 가능한지를 검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근 최소 5년간 가평군의 월별·계절별 생활폐기물 발생량부터 공개할 필요가 있다.설계용량 85톤과 실제 연평균 처리량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하면 톤당 처리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톤당 5만원 차이면 20년간 231억원 

 

무엇보다 소각시설의 경제성을 건설비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가령 85톤 시설에서 하루 평균 70톤을 연간 330일 처리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처리량은 약 2만3,100톤이다. 두 처리방식의 실질적인 톤당 비용 차이가 5만원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차이는 약 11억5,500만원이다. 이를 단순히 20년으로 환산하면 약 231억원에 달한다. 

 

초기 건설비에서 수십억원을 아꼈더라도 장기간 운영·정비비가 높으면 오히려 전체 사업비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한국환경공단의 최근 운영실태 평가자료에서는 48톤 이상 소각시설 73곳의 평균 운영비가 톤당 약 9만2천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여러 처리방식이 포함된 평균이기 때문에 이를 스토커 시설의 평균 처리비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소각2.jpg

 

◈ 결국 따져야 할 것은 ‘방식’ 아닌 20~30년 성적표 

 

따라서 가평군이 처리방식을 결정하기 전에 두 방식에 대해 동일한 조건의 비교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건설비와 톤당 처리비, 연간 가동률, 고장·정지일수, 전력·보조연료 사용량, 주요 부품 교체비, 정기보수비, 소각재 또는 슬래그 발생·처리비, 열·전력 판매수입 등을 포함한 20~30년 생애주기비용(LCC)이다.

 

열분해 계열을 검토한다면 국내에서 현재 가동 중인 50~100톤급 생활폐기물 시설의 최근 5년간 실제 처리량과 가동률, 운영비, 정비비 등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스토커 방식 역시 동일한 규모의 시설을 선정해 같은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국내 운영사례만으로 어느 한쪽이 가평군에 무조건 적합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스토커 방식은 국내 적용시설과 장기 운전자료가 상대적으로 많고, 열분해·가스화용융 방식은 적용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가평군 규모에서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인 경제적·환경적 이점을 실제 운영자료로 입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결국 가평군의 선택에서 핵심 질문은 ‘스토커냐 열분해냐’에만 있지 않다. “가평에서 앞으로 20~30년 동안 하루 최대 85톤의 생활쓰레기를 어느 방식이 더 안정적으로, 더 적은 군민 부담으로 처리할 수 있는가.” 수백억원 규모의 소각시설을 둘러싼 기술 선택은 결국 이 질문에 객관적인 숫자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NGN뉴스 & www.ngnnews.net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이사장 공모 초유의 파행…가평시설관리공단, 책임지는 사람은 누구인가
  • [현장진단] 연천 발전의 기회는 왔는데…군정은 준비돼 있는가
  • 군민 혈세가 새마을회 ‘ATM 기계’인가… 서태원 군수는 다시 추진, 군의회는 또 심의
  • 예산 삭감한 전 의원은 욕먹고…현직 의원들은 회의수당·김장보조금 또 주나
  • 군부대 나가라면서 땅은 넘겨준다? 포천시의 앞뒤 안 맞는 행정
  • “군부대 철수하라더니 땅부터 넘기나”…윤경례 포천시의원, 백영현 시장 직격
  • [끝까지 판다 ⓶] 군민 반발에 철회한 새마을 회의수당…1년 만에 또 군민 혈세로 지급하나
  • 시중 김치보다 비싼 새마을 김장…가평군은 왜 혈세 7천만원을 쏟아붓나
  • 군민 여론 외면하고 또다시 보조금 ‘쾌척’…서태원 군수, 누구를 위한 군정인가
  • [끝가지 판다 ⓵]어려운 이웃 준다던 김치, 어디로 갔나…가평 새마을회 '김장 봉사'의 불편한 진실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가평 85톤 소각장, 스토커냐 열분해냐…수백억 선택 ‘20년 운영비’ 따져야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