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객 “꽃 보러 왔더니 싸움 구경”
“확성기 소리가 귀를 찢을 정도였어요. 꽃구경은커녕 싸움 구경만 하다 돌아왔습니다.”
12일 낮 12시경, 가평 자라섬 남도 꽃페스타 현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유람선 업체 ‘청평페리’의 과도한 호객행위가 도를 넘어서면서 인근 수상택시 관계자와 몸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관광객 수십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찰과 군청 관계자가 출동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사건은 ‘가평사랑상품권(G-PAY)’을 이용한 과열 경쟁에서 비롯됐다. 청평페리는 축제 방문객에게 “상품권으로 결제하면 할인된다”며 확성기로 끊임없이 호객행위를 이어갔다. 문제는 그 소음이 일반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는 점이다.

▲청평페리 관계자가 자라섬 남도 카페나루 선착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사진/관광객 제보]
현장을 찾은 관광객 A씨(남양주 거주)는 “확성기와 마이크를 번갈아 쓰며 계속 ‘배 타라’고 외쳐서 도저히 꽃 구경을 할 수 없었다”며 “관광이 아니라 공해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인근 수상택시 관계자는 “군에서 이미 ‘호객행위 금지 공문’을 내려보냈는데도 청평페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했다.
▣공문도 무시, 끝내 ‘몸싸움’으로 번져… 경찰 출동까지
가평군은 최근 언론 보도 이후 유람선업체에 ‘호객행위 금지 공문’을 발송했지만, 현장에서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청평페리 측은 확성기를 들고 “상품권으로 결제하면 싸다”며 집요하게 호객을 이어갔다.
결국 이날 정오 무렵, 이를 제지하던 수상택시 운영 관계자와 청평페리 측 직원이 몸싸움을 벌였고, 주변 관광객의 신고로 경찰과 군청 공무원이 긴급 출동했다.
몸 싸움 현장에 있던 B 씨는 “꽃 축제장에 싸움이 벌어지니 관광객들이 기겁했다”며 “행정이 손을 놓은 사이 장이 아니라 싸움판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영업 다툼이 아니라, 가평군의 부실한 관리가 불러온 ‘행정 공백’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가평군 소상공인지원과 관계자는 “유람선 업체도 가맹점으로 등록돼 있어 별도 제재는 어렵다”고 밝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지방재정이 투입된 지역상품권이 특정 관광업체의 영업수단으로 변질된 상황을 방치한 것은 행정의 직무유기”라며, “공문만 보내놓고 현장 단속을 하지 않는 건 정책 실패”라고 꼬집었다.
지역 주민과 상인들은 분노하고 있다. 자라섬 농산물 판매 업자 H 씨는 “군비로 운영되는 축제 현장에서 공문을 무시하고 확성기를 돌리는 건 공권력 모독”이라며 “즉각 현장 영업정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NS에는 “꽃보다 시끄러운 확성기”, “상품권으로 싸움 구경”이라는 비아냥 댓글이 달렸다.
가평군은 “현장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주민들의 시선은 냉랭하다. 군민들은 “공문만으로는 아무 소용 없다”며 “행정의 방치가 결국 폭력 사태를 낳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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