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패와 난개발이 만든 ‘시한폭탄’…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경기 가평군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엔 청평면 호명리다.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지만, 군청은 눈을 감고 귀를 막는다. 불법과 편법이 판치는 관광농원 허가, 산사태 위험을 외면한 무책임한 개발, 그리고 그 뒤에 감춰진 공무원과 업자들의 검은 거래 의혹. 이대로라면 가평은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될지도 모른다.
▣ 관광농원이라는 이름의 부동산 투기
가평군은 지난해 6월, 호명리 산 21*번지에 관광농원 허가를 내줬다. 겉으로는 ‘딸기 체험장’과 ‘산림경영 개선’이 목적이라고 했지만, 실상은 산림을 무차별적으로 훼손한 후 값싼 허가로 개발을 쉽게 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 ‘관광농원’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 아래, 산지가 거침없이 깎여 나가고 있다. 현행 산지관리법은 까다롭지만, 농어촌정비법을 적용하면 허가가 한결 쉬워진다. 5년이 지나면 건축도 가능해 부동산 투기 세력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 산사태 위험은 뻔한데…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가평군
이곳은 이미 심각한 위험 지대다. 깎아놓은 경사면은 사람이 서 있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다. 심지어 바로 아래에는 ‘키즈 풀빌라’까지 들어서 있다. 지난해엔 이곳에서 일하던 인부가 10미터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평군은 추가로 주택 4채 건축 허가를 검토 중이다. 주민들이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군청의 답변은 매번 똑같았다. “문제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미 발생했다. 2020년 8월,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청평면 산유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산사태가 난 곳 역시 ‘과수원’ 허가를 받은 곳이었다. 불과 4년 전 비극을 잊은 것인가? 가평군은 다시금 산사태를 부르는 개발을 방관하고 있다.
▣ 공무원과 업자의 검은 거래… 결국 경찰까지 나섰다
가평군 허가과는 이미 경찰의 수사 대상이 됐다. 지난주 경기북부경찰청이 허가과를 압수수색하면서 내부 비리가 드러나고 있다. 해당 토지와 관련은 없으나 어쨋든 개발과 관련해 특정 공무원이 금품을 받고 허가를 내준 정황이 포착됐다. 해당 공무원은 현재 출근하지 않고 있다.
문제의 땅에서 공사를 직접 한 업자 K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허가대로 진행된 공사는 없다. 전부 불법”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산사태 예방 조치는커녕, 수방 시설 공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허가를 내준 공무원들은 개발업자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주민들이 위험하다고 호소하는데도 군청은 팔짱만 끼고 있다. 부패한 공무원들이 가평을 난개발의 천국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 산을 팔아먹고, 생명을 내던지는 업자의 편법.불법… 이제는 막아야 한다
가평군의 산지 난개발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다. 무분별한 허가와 부패가 계속된다면, 2020년 산유리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주택 허가 기준을 강화하고, 경사면 인근 50미터 이내 개발을 금지하는 조례 개정이 시급하다. 개인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겠지만,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이미 수많은 주민들이 위험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가평군이 또다시 비극을 초래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지금이라도 가평군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산을 팔아먹고, 생명을 내던지는 행정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지금, 가평군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아니면, 주민들의 분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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