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고령지역 생활체육 수요 명분…이용률·적정 규모 검증자료는 부족
본보는 가평군을 비롯한 경기북부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파크골프장 건설 실태를 점검하고, 하천부지 침수 위험과 반복 복구비, 환경 훼손 및 중복투자 문제를 짚어보기 위해 3회에 걸쳐 연속 보도한다.-편집자 주-
-대성리 기존 36홀 인근에 54홀 추가…청평 생활권에 총 90홀
-가평읍 달전리에도 22억7천만원 들여 18홀 조성
-대부분 하천 또는 하천 인접지…침수·복구비 포함한 경제성 따져야

청평면 신청평대교(청평댐 하류)밑에 건설중인 파크 골프장.[사진/정연수 기자]
가평군이 6개 읍·면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거나 확충하는 사업에 약 160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 초고령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여가활동을 지원한다는 취지지만, 상당수 시설이 하천부지 또는 하천과 가까운 저지대에 들어서면서 침수와 반복 복구, 중복투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청평면 대성리에는 기존 36홀 규모 가평파크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는데도 인근 신청평대교 아래 북한강 하천구역에 54홀 규모 시설이 추가로 조성되고 있다. 신규 구장이 완공되면 대성리 생활권에만 모두 90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들어서게 된다.
가평군이 추진하는 신청평대교 인근 파크골프장은 당초 발표 기준 총면적 6만4천497㎡, 54홀 규모다. 사업비는 44억5천만 원이다.
군은 2023년 6월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한 뒤 원주지방환경청과 협의를 진행했으며, 지난 1월 하천점용허가와 실시계획 인가를 받았다. 현재 북한강 하천구역인 청평면 대성리 산2-1번지 일원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곳과 가까운 대성리 388-13번지 일원에는 이미 총면적 2만8천52㎡, 36홀 규모의 가평파크골프장이 운영되고 있다. 9홀씩 4개 코스로 구성됐으며 클럽하우스와 화장실, 정자, 벤치 등의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기존 36홀에 신규 54홀이 추가되면 청평면 대성리 일대의 파크골프장 규모는 총 90홀로 늘어난다.
인구 6만3천여 명인 가평군이 한 생활권에 90홀 규모 시설을 운영해야 할 만큼 실제 수요가 있는지, 기존 구장의 평일·주말 이용률과 군민·관외 이용객 비율을 근거로 한 적정성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평읍 달전리에도 18홀 규모 파크골프장이 조성되고 있다. 달전리 사업은 총면적 2만3천598㎡에 18홀을 조성하는 것으로, 사업비는 22억7천만 원이다. 군은 지난해 9월 공사에 착수해 올해 6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청평 신규 구장과 달전리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만 합쳐도 67억2천만 원이다.

달전리 하천변에 건설중인 파크 골프장.[사진/NGN뉴스 D.B]
가평군은 민선 8기 공약으로 가평읍·설악면·청평면·북면 등 4개 지역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후 상면과 조종면을 포함한 6개 읍·면별 조성·확충 사업으로 범위가 확대됐으며 전체 사업비는 약 16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상면 연하리에는 지난 2021년 약 8억 원을 들여 9홀 규모 파크골프장이 조성됐다. 연하리 546번지 일원 9천471㎡에 잔디구장과 화장실, 관리실 등을 설치했다.
가평군이 읍·면별 파크골프장 확충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와 생활체육 수요다.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보다 신체 부담과 비용이 적고 고령층도 비교적 쉽게 참여할 수 있다. 걷기와 운동, 주민 간 교류가 동시에 가능해 초고령지역인 가평군에는 필요한 생활체육시설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다.
가평군도 파크골프장을 통해 군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건전한 여가활동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구장을 조성하면 관외 이용객과 전국대회를 유치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 있다. 그러나 파크골프장이 필요하다는 것과 6개 읍·면에 약 160억 원을 투입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읍·면별 파크골프 이용자 수와 장래 수요, 기존 구장의 계절별 가동률, 협회 회원과 일반 주민의 이용 비율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 기존 대성리 36홀 구장의 최근 3년간 이용객 수와 시간대별 가동률, 군민과 관외 이용객 비율도 신규 54홀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핵심 자료다.
전국대회 유치에 따른 경제효과 역시 구체적인 산출 근거가 필요하다. 가평뿐 아니라 포천과 연천 등 인접 지자체도 대규모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전국대회와 관외 이용객 유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시설 접근성을 위해 읍·면마다 구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검증 대상이다. 독립된 정규구장을 6곳에 분산하는 방안과 권역별 거점 구장에 교통 지원을 결합하는 방안 가운데 어느 쪽이 경제적인지 비교한 자료가 필요하다.
더 큰 문제는 상당수 사업이 하천부지나 하천 인접지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하천부지는 별도의 토지매입비가 들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부지 확보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집중호우와 상류 댐 방류로 수위가 상승하면 침수될 위험을 구조적으로 안고 있다.
하천점용허가를 받았다는 사실도 침수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천을 사용할 수 있다는 행정적 허가와 홍수에도 안전하다는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
가평군은 6개 읍·면별 위치와 면적, 홀 수, 총사업비와 재원, 공정률을 비롯해 최근 20년간 대상지 침수이력, 계획홍수위와 구장 높이, 예상 유지관리비와 복구비, 기존 시설 이용실적을 주민과 군의회에 제시해야 한다.군의회 역시 이 문제를 곧 있을 행정감사를 통해 반드시 살펴야 한다.
파크골프장은 군민 건강과 여가를 위한 시설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수요와 안전성, 장기적인 재정부담을 따져야 한다. 주민들이 원한다는 이유로 시설을 지은 뒤 장마 때마다 문을 닫고, 침수되면 다시 예산을 투입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생활체육 복지라는 사업 취지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다음 편에서는 가평을 비롯해 포천·연천·고양 등 경기북부 파크골프장이 하천변에 집중되는 이유와 침수·복구비 문제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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