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 축분 1만4천 톤, 행정 책임론 정조준
경기도 가평군의 축산분뇨 처리 문제가 논란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가축분뇨 관리 책임의 최종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행 법령은 축산농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도 분명한 관리·감독 책임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가축분뇨 관리와 관련해 축산농가의 처리 의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장의 관리 책임을 동시에 규정하고 있다. 법에 따르면 시장·군수는 관할 지역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의 처리 실태를 파악하고 적정 처리와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행정 조치를 취해야 한다.
즉 축산분뇨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환경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이 농가에만 국한되지 않고 지자체 행정에도 함께 제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가평군에서는 관내에서 발생하는 축분 100%를 농경지 환원이란 명분으로 처리되는 구조가 지속되면서 관리 체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평군 축산과에 따르면 관내에서 발생하는 축분100%가 농경지 환원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농경지 환원 자체는 법적으로 허용된 방식이지만 충분한 부숙과 적정 살포, 관리 체계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 침출수 발생이나 토양·지하수 오염 등 환경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히 축산분뇨 관리 문제를 단순한 농가의 처리 방식 문제가 아니라 행정 관리 체계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환경 정책 전문가는 “가축분뇨 관리 체계는 농가와 지자체, 환경 행정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라며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결국 행정 책임은 지자체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행정 책임의 구조다. 법적으로 축산분뇨 관리 책임은 시장·군수에게 부여돼 있지만, 가평군의 경우 축산분뇨 수거와 처리를 사실상 축협에 맡긴 채 행정은 뒷짐만 지고 있다. 가평군은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분뇨를 축협을 통해 수거·처리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상당량의 축분이 농경지 환원 방식으로 처리되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축협 역시 축분을 수거해 논밭으로 반출하는 역할에 머물고 있을 뿐 근본적인 자원화 체계 구축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행정은 축협에 위탁하고, 축협은 농경지 환원에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 연간 1만4천 톤에 달하는 축산분뇨가 어디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공적 관리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법적 관점에서도 책임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축산분뇨가 적정하게 처리되지 않거나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주체는 축산농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관리·감독 의무를 가진 지자체와 처리 과정에 관여한 기관, 그리고 실제 살포 과정에 참여한 농가까지 법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동 자원화 시설 부재, 민간 퇴비공장 기능 약화, 미미한 단속 실적까지 겹치면서 가평군 축산분뇨 관리 정책이 장기적 자원화 전략 없이 농경지 환원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축산분뇨 관리 정책이 단순한 농가 지도 수준을 넘어 지자체 차원의 장기적인 자원화 정책과 환경 관리 시스템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같은 논란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결국 가평군 축산분뇨 논란의 핵심은 축분이 논밭으로 가느냐 공장으로 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행정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책임을 지는 행정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문제다.
법은 가축분뇨 관리 책임을 분명히 지자체장에게 부여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가평에서 발생하는 연간 1만4천 톤의 축산분뇨 처리 문제에 대해 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군수가 어떤 해법과 책임 있는 답을 내놓을지, 이제 질문은 그에게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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