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 공정 최소 3개월 걸리는 퇴비… 현실은 돈 받고 “생분뇨 그대로 논·밭”에,가축분뇨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및 폐기물관리법 7년 이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 벌금
가평에서는 매년 1만여 톤의 축산분뇨가 발생한다. 그러나 이 막대한 폐기물이 실제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역사회에 제대로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본지는 이번 연속 탐사보도를 통해 축산분뇨의 발생 규모와 처리 구조, 그리고 행정 관리의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 이번 기획의 목적은 책임 공방이 아니라 환경과 농업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투명한 관리 체계를 확인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해법을 찾기 위한 공론의 출발점을 만드는 데 있다.[편집자주]
가평 논.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축산 똥'..악취가 진동하고 질퍽한 암갈색 침출수가 흐른다.[사진/정연수 기자]
경기도 가평군에서 발생하는 축산분뇨 처리 방식이 환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상적인 퇴비 생산은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친 발효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일부 축산분뇨가 이러한 공정을 거치지 않은 채 농경지에 살포되고 있다는 현장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퇴비화 과정이 아니라 사실상 폐기물 처분에 가까운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본지가 만나 춘천시의 퇴비 생산업체 관계자는 “정상적인 퇴비는 최소 3개월 정도 발효를 거쳐야 합니다. 그런데 일부 축산분뇨가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논밭으로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반복될 경우 토양과 수질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 정상적인 축산분뇨 퇴비화 과정
전문가들에 따르면 축산분뇨는 단순히 건조하거나 보관한다고 해서 퇴비가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미생물 발효 공정을 거쳐야 한다. 일반적인 축산분뇨 퇴비화 과정 1단계는 축산분뇨와 톱밥 혼합이다. 그리고 축산분뇨의 함수율은 보통 70~90%에 달한다. 이 상태에서는 분뇨 사이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아 발효가 아닌 부패(혐기성 분해)가 일어난다. 이를 막기 위해 톱밥 등을 약 40% 비율로 혼합해 함수율을 약 65% 수준으로 낮춘다. 이 과정에서 분뇨 사이에 공극(空隙)이 형성되며 산소가 공급된다.
2단계는 호기성 발효다. 공극이 형성된 상태에서 공기를 공급하면 호기성 미생물 발효가 시작된다.발효가 진행되면 온도가 자연적으로 70~80℃까지 상승한다. 이 고온 단계에서는 ▲병원균 사멸 ▲잡초 종자 제거 ▲유기물 분해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

3단계는 2차 발효다. 온도가 약 65℃ 수준으로 떨어지면 퇴비를 뒤집어 2차 발효를 진행한다.이 과정에서도 미생물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온도가 다시 상승한다. 마지막으로 후숙(熟成)이다. 이 과정에서는 방선균과 곰팡이가 작용해 리그닌 등 난분해성 유기물 분해,안정된 유기물 형성된다. 이 과정을 거쳐야 토양에 사용 가능한 안정된 퇴비가 완성된다. 전체 과정은 일반적으로 최소 2~3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 퇴비 품질 기준은 ‘부숙도’가 생명
퇴비의 품질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은 부숙도(腐熟度)다. 부숙도란 퇴비 속 유기물이 얼마나 충분히 분해돼 안정화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 발생량 ▲암모니아 발생량 등을 검사한다. 발효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은 경우 암모니아 가스와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높게 나타나 미부숙 퇴비로 판정된다. 미부숙 상태의 축산분뇨를 농경지에 살포할 경우 악취 발생 ▲작물 생육 장애 ▲토양 미생물 교란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축분이 농경지에 살포되고 있다. 가평읍 하색 일대 논.밭에 버려진 '소똥'.[사진/정연수 기자]
▣ “생분뇨 살포” 환경 오염 가능성
가평 지역에서는 이러한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축분이 농경지에 살포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환경 전문가들은 미부숙 축분이 농경지에 살포될 경우 ▲침출수 발생 ▲토양 오염 ▲지하수 오염 ▲메탄·암모니아 가스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분뇨 속 질소와 유기물이 물에 녹아 지하수로 유입, 환경오염 가능성이 있다며 “축산분뇨는 제대로 발효하면 자원이 되지만, 미부숙 상태로 살포하면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 무단 투기 시 법적 처벌
축산분뇨 처리는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폐기물관리법」의 적용을 받는다. 현행법에 따르면 축산분뇨는 반드시 적정 처리시설에서 처리하거나 기준에 맞게 자원화해야 한다. 이를 위반해 미처리 분뇨를 무단 투기하거나 부적정 처리할 경우 가축분뇨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및 폐기물관리법 7년 이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 벌금, 또한 미부숙 퇴비를 농경지에 살포할 경우 과태료 부과 및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가평군은 축산농가 비중이 높은 농촌 지역이다. 이 때문에 축산분뇨 관리는 단순한 농업 문제가 아니라 지역 환경 관리 정책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축산분뇨가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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