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장례문화 현주소는?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가평=NGN뉴스]황태영 기자=2020년, 우리나라의 전국 평균 화장률은 90%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고령화 등의 이유로 화장률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2035년에는 화장률이 95%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유교적 전통 사상 등 ‘매장선호 문화’가 ‘화장선호 문화’로 탈바꿈 되어가고 있는 대한민국은 현재 ‘화장시대‘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화장시설이 현저히 부족하다. 현재 보건복지부에 등록되어있는 화장시설은 59개소에 불과하다. 전국의 화장장은 휴일도 없이 풀(Full)가동되고 있으며 미래에는 화장시설 부족현상이 극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및 지자체는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화장시설 확충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화장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일부 지역주민들의 반대 등을 이유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인식의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시대착오적 발상이 세대교체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나라마다 종교·문화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지만 장사시설에 대한 인식은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차이난다.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미국의 장례 문화는?
미국은 수많은 인종과 종교 등이 섞여있는 국가이지만 대부분 기독교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독교에서는 매장을 기본적인 원칙으로 하지만 1990년대 이후 화장도 가능해져 현재는 30%정도의 미국인들은 화장을 하고 있다. 장례 절차도 다르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3일장을 하고 있지만 미국의 장례식은 2~3시간이면 마무리된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묘지에 대한 인식차이다. 한국의 약 98배의 크기의 땅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서는 매장할 땅이 부족할 일은 없다. 그런데도 주요도시의 한복판에 공동묘지 등이 존재한다.
미국인들은 묘지를 무섭고, 혐오스럽다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의미의 공원으로 인식해 도시 한복판에 묘지가 생기더라도 반대가 거의 없다.
오히려 조용해서 좋다며 묘지 주변 지역을 선호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첨단 시설로 지어 인체·환경 등에 전혀 문제가 없더라도 무조건 반대부터 하는 우리나라와는 인식이 전혀 다른 것이다.
(파리 페르라세즈 공동묘지)
유럽의 장례문화는?
유럽 서부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프랑스는 대부분 카톨릭 교인이기 때문에 성당 등에서 장례식이 진행된다. 특히 프랑스는 각 자치구마다 공동묘지가 하나씩 존재한다.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이곳에 묻힌다. 우리나라는 공동묘지라고 하면 무서워하고 혐오하는 인식이지만 이곳은 정반대다.
프랑스에서는 공동묘지가 박물관이나 공원과 같은 대접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파리 제 20지구 초입에 있는 ‘페르라세즈’ 묘지는 1800년도부터 파리시민의 유택지로 애용되고 있다. 이곳은 추모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방문객들의 추모 꽃송이가 넘쳐난다.
공원같이 잘 가꿔진 묘지를 추구하는 또 다른 나라는 바로 영국이다. 이곳역시 대도시안에 묘지가 있어 영국 사람들은 출·퇴근길,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묘소를 찾아 성묘한다. 현재 영국의 화장률은 70%정도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하며 정부는 적극적으로 화장을 권장하고 있는 상대이다.
우리나라와 장례 문화가 비슷한 일본은?
(일본 도쿄 중심가에 위치한 도심형 납골당)
일본은 조상숭배 및 고인에 대한 관념이 우리나라와 매우 흡사하다. 조상을 숭배하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묘지에 대한 인식은 우리나라와 많이 차이난다. 일본의 묘지는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을 버리기위해 주변 경관을 살리면서 추모할 수 있는 공원식 묘지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화장터·납골당이 가득 차는 경우가 많아 시내 중심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고층 납골당 등 도심형 납골당도 등장했다. 일본 또한 묘지 면적문제가 심각해 가족 합장 납골당 또는 자연장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일본정부의 지속적인 화장 권장으로 인해 화장률은 100%에 육박한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의 장례문화를 살펴보면 종교와 문화는 확실히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없다. 장사시설은 삶의 한 부분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내 가족, 내 이웃이 편안히 잠들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화장률이 이미 90%를 넘어간 우리나라도 장사시설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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