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료주차장은 텅 비고, 공터는 불법주차장으로“

휴일인 14일 오후 2시.가평역 앞 유료주차장 121면 중 경차 공간만 남아 있다.[사진/정연수 기자]
가평군의 역세권 유료주차장 운영 방식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평일 낮 가평역 앞 유료주차장에는 빈자리가 적지 않다. 그러나 불과 40여m 떨어진 공터에는 무료로 세워둔 차량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돈을 내야 하는 주차장은 비어 있고, 불법 또는 무단주차 공간은 만차인 기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주말이 되면 상황은 정반대로 바뀐다. 121면 규모의 가평역 유료주차장은 경차 전용 공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ITX-청춘과 경춘선 이용객이 몰리면서 오전부터 만차가 이어진다. 가평역은 수도권 관광객이 대거 이용하는 대표 관문이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가평군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역세권 유료주차장을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평일 오후 6시 이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결국 가장 많은 차량이 몰리는 시간에는 돈을 받지 않고,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적은 시간에만 요금을 부과하는 기형적인 운영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기권을 끊고도 불법주차를 할 수밖에 없다“
매월 5만원을 내고 정기권을 이용하는 군민 A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주말만 되면 정기권을 가지고 있어도 주차할 공간이 없습니다. 결국 주변 골목이나 공터에 불법주차를 하고 전철을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은 돈대로 내고 혜택은 전혀 받지 못하는 셈입니다.“
또 다른 군민 B씨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민간 주차장도 손님이 많은 시간에 요금을 받습니다. 그런데 군은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주말과 저녁시간을 무료로 운영합니다. 세금으로 만든 시설을 왜 가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시간에 공짜로 개방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문제는 또 있다. 무료개방을 하다보니 주차장은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버리고 간 온갖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평군은 이 마저도 관리하지 않고 있다.

"혈세로 적자 운영하면서 수익은 포기“
NGN뉴스가 연속 보도를 통해 지적한 것처럼 가평군 역세권 유료주차장은 해마다 수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수요가 많은 주말과 평일 오후 6시 이후에는 요금을 받지 않는다. 기업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운영 방식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적자를 줄일 생각은 하지 않고 인기만 의식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평일 낮에는 이용률이 낮아 빈자리가 넘치는데도 요금을 받고, 주말에는 만차가 되는데 무료라는 점이다. 시장 원리도, 수요 관리도, 공공정책도 모두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무료가 복지가 아니라 비효율이다 공공주차장의 목적은 효율적인 주차 관리와 이용 편의 증진이다.
그러나 현재 가평군의 운영 방식은 무료 이용객이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도록 만들고, 정작 매월 이용료를 내는 정기권 이용자들은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하는 모순을 만들고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정기권 제도 자체의 신뢰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 가평군이 정말 군민 편의를 생각한다면 단순한 무료 개방이 아니라 합리적인 운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365일 정상적인 요금 부과.정기권 이용자를 위한 전용면 확보.장기 주차 차량 회전율 관리.평일 이용률이 낮은 시간대 할인제도 도입 등과 같은 방안이 훨씬 현실적이다. 공공시설은 세금으로 운영된다. 적자가 발생한다면 최소한 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이라도 보여야 한다.
가평군 역세권 유료주차장은 지금 "유료"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가장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에는 무료다. 혈세로 만든 주차장을 스스로 수익 포기 시설로 만들고 있는 현재의 운영 방식. "가평군은 정말 주차장을 운영하는 것인가, 아니면 포퓰리즘을 운영하는 것인가." 혈세를 내는 군민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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