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객 카드 매출까지 사서 분석하겠다”
▣경제(민생·관광),“천만 관광객, 지갑을 여는 구조 필요”
김 전 도의원은 지금 가평을 한마디로 “민생 위기”라고 규정했다. 수해로 지역경제가 초토화된 데다, 관광객은 천만 명이 온다지만 실제 소비는 턱없이 적다는 것이다. 자라섬 꽃 페스타 사례를 들며 그는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이 3,500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관광객은 많지만,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남이섬이나 쁘띠프랑스를 가도 두 군데 이상으로 소비가 확장되지 않고, 동선이 끊겨 있습니다.”
도의원 시절 그는 실제로 ‘카드 매출 데이터’를 구입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전체 카드 매출 중 가평 지역 것만 따로 사서 분석해봤습니다. 어느 지역 사람들이, 어떤 관광지에서, 어디까지 이어서 쓰는지 동선이 다 나옵니다. 그걸 기반으로 정책을 짜야 합니다.”
그는 군수가 되면 “가평 카드 매출 데이터를 다시 사들여 관광 동선을 정밀 분석하겠다”고 했다. 예산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경기도 전체 데이터를 살 때 1억5천만 원이면 됐습니다. 가평 것만 사면 몇 천만 원이면 됩니다. 그 정도 비용으로 우리 관광·자영업의 구조를 완전히 다시 설계할 수 있습니다.”
관광정책의 핵심은 ‘연결’과 ‘프로그램’이다.남이섬–쁘띠프랑스–체험·식당·소도시 공간 등 관광 동선을 하나의 루트로 엮고 시티투어·연계교통·쿠폰·패스권 등으로 “한 번 더 긁게 만드는 유인책”을 만들겁니다. 그리고 건물 위주의 투자가 아니라, 프로그램·이벤트·체험 중심으로 예산을 전환해 돈이 지역 상권으로 흘러가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새 건물 지으면 돈은 ‘묶이고’, 프로그램을 돌리면 돈은 ‘돈다’는 게 제 기본 생각입니다.”
▣사회(접경·인구소멸·청년) “청년정책, 공장 유치보다 ‘경제 인구’ 확대가 현실적”
가평은 접경지역·인구소멸지역으로 지정되며 다양한 중앙·광역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원금 수준은 생각보다 크지 않고, 무엇보다 쓰는 방식이 여전히 과거와 같다”고 비판했다.
“경기도 균형발전 예산만 5년간 500억입니다. 여기에 접경지역 예산이 더해지지만, 여전히 ‘성과 중심’ 보여주기 사업에 쓰이고 있습니다. 돈의 흐름과 효용을 다시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고령 사회(65세 이상 34%)에 들어선 가평에서 청년정책은 늘 ‘미래 과제’로 밀려났다. 그는 “어르신의 삶의 질을 챙기는 건 당연하지만, 청년 유입·정착 전략이 거의 부재했다”고 지적한다.청년 정책 해법으로 그는 ‘공장 유치’보다 ‘경제 인구 확대’라는 개념을 꺼냈다.
“일본 하코네는 상주 인구 1만2천 명, 경제 인구는 1만8천 명입니다. 관광객이 하루 5천 명 이상 오니, 그들을 상대하는 일자리와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죠.” 가평도 “청년이 꼭 가평에 집을 짓고 살아야만 청년정책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춘천·남양주·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낮에는 가평에서 관광·문화·농업·서비스 분야에서 일하고 밤에는 다시 거주지로 돌아가더라도 그 과정에서 “청년 일자리와 지역 소득이 생긴다면 그것도 충분한 청년 정책”이라는 논리다. 즉, 관광·산림·농업 기반을 살려 ‘경제 인구를 늘리는 방향’으로 청년 정책을 짜야 한다는 제안이다.
▣경제·환경(산림·농업)“잣에만 의존한 산림, 500m 고지 ‘청년 농원’으로 바꾸겠다”
가평 면적의 약 84%는 산림이다. 한때 ‘가평 잣’은 대표 브랜드였지만, 재선충·기후변화로 사실상 한계에 봉착했다. “가평 산림은 잣 일변도로 너무 단순합니다. 재선충 피해와 기후변화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잣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는 산림 전략의 키워드를 ‘다양화’와 ‘고도(해발)’에서 찾는다.재선충 피해로 벌채·수종갱신이 필요한 구역에는 밀원수(헛개나무·피나무 등),관상·조경수(루브라 단풍 등),목재용 경제수 등으로 기능을 나눠 심고 해발 500m 이상 고지는 ‘청년 농원’으로 조성하자는 구상이다.
사과·포도 재배지의 북동진과 해발 상승(정선·진부.태백·평창·양구 등)을 언급하며, “가평 평지는 이미 100m 이하 저지대로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발 500m 이상 국유림·도유림 일부를 산림과 농업이 결합된 ‘고랭지 과수·특화작물 농원’으로 만들고, 이를 청년 농부에게 장기 분양·임대하는 방식으로 설계하겠습니다.”이는 단순 농업정책을 넘어,청년 농업인 유입,산림자원의 다변화,기후변화 대비 작물 전환을 동시에 엮는 전략이다.
▣경제(골재·건설) “훼손지는 관광 자원으로, 새로운 자원지는 ‘주민합의형 개발’”
가평의 또 다른 현안은 ‘골재 제로’ 문제다. 수해 복구 과정에서 하천 변이 전석으로 설계·복구되면서도, 정작 지역 내에선 건설용 골재를 한 톨도 생산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졌다.
“건설경기와 자재 문제는 지역 경제와 직결됩니다. 하지만 지금 구조는 ‘수송비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지는’ 구조입니다.”그는 과거 운악산 줄기 채석장 사례를 들어 “장기적으로는 가평에 손해였던 개발”이라고 평가했다.
포천의 ‘훼손지 관광자원화’ 사례를 언급하면서,이미 크게 훼손된 지역은 관광·문화 자원으로 전환하고 골재 채취는 “주민 생활권·관광과 떨어진 지역”에서군·주민·업계가 함께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개발 가능 지역,환경 부담,지역 환원 방안을 사전에 합의하는 ‘주민합의형 자원개발 모델’을 제안했다.
“가평은 산악지형이라 암반 자원이 많은 곳입니다. 주민 정서와 분리된 곳, 환경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행정의 역할입니다. ‘무조건 반대’도, ‘무조건 개발’도 답이 아닙니다.”
▣문화(축제·시설·콘텐츠)“단체 위주의 ‘행사 나눠주기’에서, 주민·관광 2트랙 문화로”
문화 분야의 진단은 더 직설적이다. “지금 가평의 문화예산은 거의 단체 중심, 행사 중심입니다. 주민들이 ‘가서 한 번 보고 오는 서비스형’ 행사들이 많지만, 만족도나 효과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는 두 가지 축으로 문화정책을 재편하겠다고 했다.주민 복지형 문화,어르신·아이·청년·장애인 등 계층별로 연중 균형 있게 향유할 수 있는 생활문화·지역 공연·동호회 지원 등 말 그대로 ‘삶의 질’ 향상형 문화 서비스 관광 상품형 문화.천만 관광객이 저녁에 “할 게 없는 도시”가 아니라 숙소·펜션에서 나와 볼 수 있는 상설 공연·야간 콘텐츠 등 이를 통해 1박2일 체류·식사·쇼핑 등 추가 소비를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문화 비즈니스 울산 사례를 들며 “저녁에 공연 티켓을 나눠줘서, 끝난 뒤 다시 숙소·식당·상권으로 돈이 돌아가게 한 구조”를 설명한 그는, “가평도 ‘점프’ 같은 대표 콘텐츠 하나만 만들어도, 관광객이 카드를 한 번 더 긁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문화는 관광산업의 핵심 상품입니다.”
단체 간 중복·난립을 막기 위해서는 문화 관련 예산과 행사를 종합 조정하는 통합 문화·예산 위원회를 두고 단체 특성·전문성·효과를 기준으로 사업을 통폐합·조정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장의 고통을 ‘정책 언어’로 번역하겠다”
긴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그는 다시 한 번 “정치는 약자를 위한 시스템 설계”라는 말을 꺼냈다. “가평군민들은 지난 1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앞으로 더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말’이 아니라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정치·지역현안·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 걸쳐 내놓은 자신의 해법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현장의 고통을 데이터와 제도로 풀어보려는 시도”라고 규정한 그는,“관리형 행정의 한계를 넘어, 전략과 선택·집중으로 가평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겠다”며 유권자들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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