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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남이섬의 '나 몰라라' 식 해명, "우리의 섬 슬로건은 정직함과 부지런함?"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5.07.16 15:45
  • 조회수 39,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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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마켓'을 형성하며 시장 질서 교란

남이섬입장권2.JPG

비가 내리는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남이섬을 찾았다. 위 사진은 본문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정연수 기자] 

 

남이섬의 '정직하고 부지런한' 철학은 그저 듣기 좋은 슬로건이었나 보다. 직원 복지와 홍보라는 미명 아래 무분별하게 배포된 입장권이 '블랙마켓'을 형성하며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있는데도, 남이섬의 해명은 한없이 안일하고 심지어 뻔뻔하기까지 하다.

 

최근 불거진 남이섬 무료 입장권의 불법 유통 사태는 한 기업의 부도덕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직원들에게 연간 4만 5천 장씩 뿌려진 입장권은 고스란히 암시장으로 흘러들어 갔다. 

 

인근 식당 주인은 "한 번에 4천만 원어치를 구입했다"고 거리낌 없이 고백했다. 정상 입장료의 절반 값에 티켓을 사들인 식당들은 웃돈을 붙여 팔아 최소 수천만 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이는 그동안 남이섬이 눈 감아 온, 혹은 몰랐다고 발뺌해 온 '검은 돈'의 흐름이다.

 

회사는 뒤늦게 "직원에게 지급된 입장권이 불법적으로 판매되는 것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도둑맞은 사람의 문제가 아니고 도둑질하는 사람의 문제"라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문제의 입장권을 공급한 주체가 바로 남이섬 직원들이다. 수십 년간 이어온 관행을 회사 측이 몰랐을 리 없다. 

 

2년 전 이미 '당근마켓'에 입장권이 올라왔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서도, 금액이 표기된 입장권 20만 장을 폐기하는 소극적인 조치만 취했다는 것은 그들이 사태를 얼마나 가볍게 여겼는지 반증한다.

 

정직함과 부지런함이 기업의 기본 철학이라는 남이섬. 그렇다면 직원이 불법 행위에 가담한 사실을 인지했을 때, 그들은 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는가. 

 

2년 전 문제의 싹을 잘라내지 않고 방치한 결과, 입장료 인상 시기와 맞물려 '바가지' 상술의 근거지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남이섬은 이제 와서 "복지가 부작용을 낳았다"며 입장권 배포 재검토를 운운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본질을 외면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전가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 해결 의지다. 직원들의 불법 유통 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그간 발생한 시장 교란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가 먼저다. 

 

그렇지 않다면 '정직하고 부지런한' 남이섬이라는 수식어는 한낱 조롱거리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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