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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압박·갑질 더 이상 NO”…가평군공무원노조 성명, 정작 ‘무엇이 갑질인지’ 빠졌다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9.30 14:18
  • 조회수 6,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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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언론인·시민단체 겨냥해 “반복 연락·압박·행정 개입” 주장
  • 피해 사례·시점·행위는 제시 안 해…‘과도한 연락’ 판단 기준도 불분명
  • 언론 자유·알 권리 존중한다면서도 ‘정당한 취재-부당한 압박’ 경계 모호
  • 공직자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강한 표현 사용할수록 구체적 사실 제시해야

“부당한 압박과 갑질, 더 이상 NO.” 가평군공무원노동조합이 일부 지역 언론인의 취재와 시민단체의 민원 제기 과정에서 공직자를 상대로 한 반복적인 연락과 압박, 행정업무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 있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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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를 외부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는 분명하다. 그러나 정작 성명서에는 누가, 언제, 어떤 공무원에게, 어떤 방식으로 압박하거나 행정에 개입했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제시되지 않았다. ‘갑질’이라는 강한 표현을 사용한 것에 비해 주장의 근거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가평군공무원노조는 30일 ‘공직자를 향한 부당한 압박과 갑질, 더 이상 NO!!’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일부 지역 언론인의 취재와 시민단체의 민원 제기 과정에서 공직자 개인에 대한 반복적인 연락과 압박, 행정 현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 등이 있었다는 문제 제기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한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다만 “언론의 자유가 공직자에 대한 무제한적인 연락과 압박, 사적인 영역에 대한 개입, 행정업무의 정상적인 수행을 방해하는 행위까지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나 소문을 근거로 공직자를 압박하거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행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행위는 정상적인 취재·감시 활동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노조가 제시한 ‘압박’, ‘과도한 연락’, ‘부당한 개입’, ‘갑질’이 어디서부터 성립하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성명서에 없다는 점이다. 언론 취재 과정에서는 사실 확인을 위해 담당 공무원에게 여러 차례 연락하거나 답변을 재차 요구할 수 있다. 시민 역시 행정기관의 답변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추가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반대로 폭언이나 협박, 사생활 침해, 직무상 권한을 벗어난 요구 등은 정당한 취재나 민원의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 때문에 양자를 구분하려면 결국 구체적인 행위와 사실관계가 제시돼야 한다. 그러나 이번 성명에는 문제의 행위가 언제 발생했는지, 피해를 호소한 공무원이 몇 명인지, 언론인과 시민단체가 각각 어떤 행동을 했는지, 노조가 주장하는 ‘행정 개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이 담기지 않았다.

 

더욱이 노조는 향후 같은 행위가 계속될 경우 관계기관 진정·고발 등 모든 합법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했다면 그에 상응해 문제 삼는 행위의 범위와 판단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성명에는 가평군과 간부 공무원을 향한 요구도 담겼다. 각 부서장이 소속 공무원을 부당한 압박과 과도한 연락으로부터 보호하고, 가평군 역시 조직 차원의 법적·제도적 지원에 나서라는 것이다.

 

공직자 역시 보호받아야 할 노동자라는 노조의 문제 제기는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 동시에 언론의 행정 감시와 시민의 민원 제기는 공공행정을 견제하는 통로라는 점도 간과하기 어렵다. 결국 이번 논란에서 필요한 것은 ‘갑질’이라는 규정 자체보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사실 확인이다.

 

노조가 실제 피해 사례와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한다면 공직자 보호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 반대로 구체적 근거 없이 정상적인 취재나 민원까지 ‘압박’이나 ‘갑질’이라는 포괄적인 표현으로 묶을 경우 행정 감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강한 성명일수록 근거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공직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언론·시민의 정당한 감시를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 사이의 경계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은 이번 가평군공무원노조 성명에서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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