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희 14건·이오남 8건…두 초선 의원 요구가 전체 88%
가평군의회가 오는 9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최근 11일 동안 집행부에 요구한 자료가 25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2026년 의원 요구자료 목록’을 분석한 결과, 박영희 의원이 14건, 이오남 의원이 8건을 요구했다. 두 초선 의원의 요구자료가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양재성·신현유·유재혁 의원은 각각 1건씩 요구했다.
가평군의회 외경[드론/정연수 기자]
박영희 의원은 자라섬 꽃 페스타 꽃묘·모종 납품업체, 침수차단기 설치, 경반리 산6-3 산사태 복구, 복지재단 운영, 관내 스크린골프장 및 반다비체육관 스크린파크골프 운영자료 등을 요구했다. 대상 부서만 9곳으로 계약·재난·복지·농업·체육 등 군정 전반에 걸쳐 있다.
특히 특정 필지의 복구 여부와 민간 스크린골프장 현황, 공공 체육시설 운영자료를 잇달아 요구한 배경이 주목된다. 복구 부실이나 공공시설의 민간 업종 침해 여부 등을 확인하려는 것이라면 감사 필요성이 있지만, 개인 민원이나 특정 업계의 이해관계와 관련됐다면 요구 목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이오남 의원은 4개 재래시장 상인회·상인연합회의 정관과 회장 선출자료, 공무원·공무직 노조 운영, 기간제근로자 중복채용, 군민의 날 수상자 선정자료 등을 요구했다.
특히 민간단체인 상인회의 회장 선출자료까지 요구한 점이 눈에 띈다. 군비 지원과 관리·감독의 적정성을 살피려는 목적이라면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상인회 내부 분쟁이나 의원 개인과의 기존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행정사무감사와의 관련성과 자료 요구의 법적 근거를 따져봐야 한다.

집행부 과장들의 불만은 요구자료의 ‘건수’보다 ‘범위와 목적’에 집중됐다. 가평군 A과장은 “요구자료가 너무 방대해 이를 준비하느라 사실상 정상적인 업무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휴가는커녕 연휴까지 반납해야 할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B과장도 “자료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행정사무감사에서 왜 필요한지 의문이 드는 항목이 있다”며 “쟁점을 먼저 정하고 필요한 자료를 요구한 것인지, 자료부터 받아놓고 보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C과장은 “일부 자료는 특정 민원이나 지역 내 이해관계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의원이 어떤 행정상 문제를 확인하려는 것인지 요구 목적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정 필지나 업체, 민간단체 또는 업종을 지목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적 목적의 자료 요구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구체적인 제보나 비위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면 오히려 행정사무감사에 필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또한 특정 업체에 대한 계약 편중이나 부당 채용, 보조금 부정 집행, 민간위탁 부실 등을 밝혀낸다면 폭넓은 자료 요구도 충분한 정당성을 갖는다.
결국 평가는 요구 건수가 아니라 감사 결과로 내려져야 한다. 수백 쪽의 자료를 제출받고도 단순 현황 질의에 그친다면 행정력 낭비지만, 부실 행정과 예산 낭비를 밝혀낸다면 ‘정밀 감사’가 된다.
가평군의회 행정사무감사는 오는 9월 7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의원들이 요구한 25건의 자료가 비위와 예산 낭비를 밝혀낼 근거가 될지, 공무원들의 본업만 마비시킨 ‘자료 폭탄’으로 끝날지 감사장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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