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 기초의원 후보(다 선거구=상.조종)들이 아침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정연수 기자]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2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 가평군 곳곳에서는 기초의원 후보들의 ‘발품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7명(비례대표 포함)의 군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은 하루라도 더 많은 유권자를 만나기 위해 새벽부터 밤까지 숨 가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3명의 후보가 경쟁하는 가평군 다선거구(상면·조종면)는 말 그대로 ‘산골 선거’다. 더불어민주당 양재성 후보와 국민의힘 유재혁 후보(기호 가번), 이진옥 후보(기호 나번)는 매일 새벽 출근길 인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 5시30분. 조종면 한 교차로 앞에는 형광 점퍼를 입은 후보자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손에는 명함이 들려 있고 얼굴에는 밤잠을 줄인 피곤함이 묻어나지만, 차량 한 대라도 더 바라보기 위해 연신 허리를 숙인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열심히 하겠습니다.”“꼭 기억해주십시오.”신호가 바뀔 때마다 고개는 다시 숙여진다.
출근 차량이 몰리는 2시간 동안 허리를 수백 번 굽힌다. 후보들 사이에서는 “많이 숙여야 당선된다”는 말이 농담처럼 돌지만, 실제 그들의 절박한 마음이기도 하다.
출근 인사가 끝났다고 하루 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전이 되면 후보들은 곧장 산골 마을로 향한다. 가평 특성상 집들이 멀리 떨어져 있고 고령층 비율도 높아 직접 찾아다니지 않으면 얼굴 알리기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차 한 대 겨우 지나가는 산길을 따라 마을회관과 경로당, 작은 상점들을 쉼 없이 돈다. “아이고 또 왔네.” “밥은 먹고 다녀?” 어르신들의 짧은 인사에도 후보들은 연신 두 손을 모은다. 명함 한 장을 더 건네고, 손 한 번이라도 더 잡기 위해 걸음을 멈춘다.
하지만 선거철의 계절은 동시에 관광철이기도 하다. 초여름으로 접어든 마을엔 관광버스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후보들은 이 시간마저 놓치지 않는다. 이른 새벽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출발하는 장소 앞에서도 후보들은 줄지어 선다. “잘 다녀오십시오.”“후보 ○○○입니다.” “우리 동네를 위해 열심히 뛰겠습니다.”
버스 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허리를 숙인다. 관광객이 지역 유권자가 아닌 경우도 적지 않지만, 후보들에게는 지나가는 사람 한 명조차 소홀히 할 수 없는 존재다.
선거판의 보이지 않는 경쟁은 ‘정보전’에서도 치열하다. 어느 후보가 어떤 조직과 움직이는지, 어느 마을에서 관광버스가 몇 시에 출발하는지, 각종 행사와 모임은 언제 열리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물밑 경쟁도 이어진다.
“오늘은 어디를 먼저 가야 사람이 많다더라.” “몇 시 전에 가야 자리 선점할 수 있다.” 후보 캠프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는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울린다. 유권자가 모이는 장소와 시간을 먼저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사실상 또 다른 선거전이 되고 있는 셈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후보들의 표정도 점점 굳어진다. 결선의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작은 표 하나가 더욱 절실해지기 때문이다. 짙은 녹색으로 변해가는 산야와 초여름 햇살 속에서도 후보들은 계절의 변화를 느낄 틈이 없다.
누가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인사하고, 더 오래 허리를 숙였는지가 결국 표심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가평의 산골 마을을 누비는 후보들의 하루는 오늘도 그렇게 반복되고 있다.
BEST 뉴스
-
군수도, 공직사회도, 지역주민도 모르는 가평 ‘공동화 위기’…3년 뒤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지난 8일 서태원 가평군수가 '군민의날'을 기념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 정연수 기자] 경기 가평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다시 지정된 가운데 3년 뒤로 다가온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개통이 지역 관광산업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중장기 대응 전략을 점검... -
서태원 가평군수 재산 15억[공시지가]…토지만 32필지·8억8700만원
서태원 경기 가평군수가 올해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15억1,219만7천원의 재산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것은 토지다. 서 군수는 논과 밭, 대지, 임야, 과수원 등 모두 32필지를 본인 명의로 신고했다. 신고가액만 8억8,699만3천원으로 전체 신고재산의 약 58.7%에 해당한다. &nbs... -
백영현 포천시장 재산 29억9천만원…1년 새 2억8천만원 늘었다
백영현 포천시장이 29억9,326만2천원의 재산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신고액 27억765만원보다 2억8,561만2천원 증가한 규모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6년도 정기재산변동사항을 보면 백 시장은 경기도 31개 시장·군수 가운데 신고재산 규모가 세 번째로 많았다. 도내 시장·군수 평균 재산 16억... -
한기호(국민의힘) 대폭발 "입만 나불거리지 마라!" 부상자 은폐·축소 의혹
[질의 응답] 한기호/지금 환자 얘기해 볼까요. 지금까지 거론되는 것이 2명만 얘기되고 있습니다. 환자가 2명이 아니잖아요. 근데 2명이라고만 얘기하죠. 축소하기 위해서 이렇게 한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근본적으로 자신들이 한 행동에 대해서 변명만 하는 자리가 된... -
문세광의 사형전 최후발언 공개
"일본에서 그들에게 속았습니다" 육영수 여사 살해범 문세광의 마지막 고백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육영수 여사를 살해한 문세광의 사형 전 최후 진술 내용이 공개되었습니다. "나는 바보였습니다... 저들에게 속아서 과오를 범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 -
군부대 나가라면서 땅은 넘겨준다? 포천시의 앞뒤 안 맞는 행정
제196회 포천시의회 정례회서 윤경례 의원이 백영현 시장에게 요구한 네가지...옛 6군단 시유지 맞교환 전면 재검토 촉구 군부대에는 나가라고 하면서 그 군부대가 계속 사용할 땅은 아예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앞뒤가 맞는 행정인가. 포천시가 추진하는 옛 6군단 부지의 시유지 맞교환을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