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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증을 피하는 후보, 군민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우습게 여기는 것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4.01 10:36
  • 조회수 77,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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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불과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는 후보자의 말이 아니라 검증으로 판단받는 과정이며, 토론회는 그 출발점이다.

 

지역 언론 NGN뉴스가 오는 4월 6일 가평 음악역1939에서 국민의힘 가평군수 예비후보 8명을 대상으로 초청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유권자 앞에서 정책과 비전을 검증받는 최소한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그런데 이 상식적인 과정이 일부 후보들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 연만희 씨는 토론 참여를 거부했고, 김성기·조규관 씨는 연락을 받고도 응답하지 않았다. 양희석 씨는 참석 의사를 밝혔다가 돌연 불참으로 입장을 바꿨다.

 

공교롭게도 이들 상당수는 고위 공직 경험을 내세워 출마한 인물들이다. 평생을 ‘공복’이라 자처해온 이들이 정작 군민 앞 검증대에는 서지 않겠다는 선택을 한 셈이다.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거부하는 행위이며, 유권자의 알 권리를 정면으로 외면하는 태도다. 토론회는 ‘말 잘하는 사람’을 뽑는 자리가 아니다.

 

정책의 실현 가능성, 행정 능력, 위기 대응 역량을 검증하는 공적 절차다. 이 과정을 회피한다는 것은 결국 “검증받지 않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

 

더 심각한 것은 그 인식이다. 유권자 앞에 서지 않고도 당선될 수 있다는 계산, 즉 군민을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오만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시험이다. 후보자는 답안을 내고, 유권자는 채점한다. 그런데 시험장에 들어오지도 않겠다는 후보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는가. 일각에서는 이를 전략이라 포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검증 회피는 전략이 아니라 책임 회피이며,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무시다.

 

범죄학에서 흔히 말하는 ‘도망치는 자, 숨는 자’의 논리를 굳이 끌어오지 않더라도, 최소한 분명한 사실 하나는 있다. 유권자 앞에 서기를 두려워하는 후보는 권력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선거는 약속의 경쟁이 아니라 신뢰의 경쟁이다. 그리고 신뢰는 공개 검증을 통해서만 만들어진다. 유권자 앞에 서지 않는 후보, 질문을 받지 않는 후보, 자신의 정책을 설명하지 않는 후보는 이미 스스로 자격을 내려놓은 것과 다름없다. 

 

군민을 대신해 묻는다.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가. 답하지 않는 후보에게 권력을 맡길 이유는 없다. 검증을 피하는 정치에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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