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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보도】 ⓶ 6개 읍·면의 단절과 ‘관계 과밀’… 공동체가 병들면 개인이 무너진다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3.01 17:21
  • 조회수 3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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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군민, 다른 사람”, 읍·면으로 나뉜 정체성과 빛보다 빠른 소문과 낙인의 속도

자살률 그래프.jpg

                                                                                  [출처/통계청]

 

경기 가평군 평균 자살률이 지난 5년 가운데 2022년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집계된 통계에 따르면 가평군의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은 2020년 25.9명, 2021년 19.4명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2년에는 43.6명으로 급증했다. 

 

그리고 2024년에는 33.8명으로 감소했다. 가평군 자살률의 특징은 매년 증감을 반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통계의 이면에는 고령화와 관광지 특수성 외에도, 지역 내부의 사회문화적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읍·면으로 나뉜 정체성… “같은 군민, 다른 사람”

 

가평은 6개 읍·면 체제다. 그러나 행정 구분을 넘어 일상 정체성까지 분절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면 사람”, “설악 사람”처럼 거주 지역으로 먼저 호명하는 관행이 일상화돼 있다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자는 “작은 공동체일수록 결속은 강하지만 배제도 강하다”며 “몇 명만 모여도 소규모 단체 대화방이 형성되고, 그 안에서 특정인을 소외시키는 문화가 반복되면 심리적 고립감은 더 크게 체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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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읍 전경.[드론/정연수 기자]

 

‘이웃집 숟가락 개수까지 안다’… 빛보다 빠른 소문과 낙인의 속도

 

지역 내 소문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점 역시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개인의 경제적 실패, 가정 문제, 사생활, 가족관계, 심지어 개인의 질병 정보 등이 빠르게 공유되며 낙인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관계 과밀 속 고립’ 현상으로 설명한다. 물리적 인구는 적지만 관계망은 촘촘하고 폐쇄적이다. 그 안에서 배제될 경우 체감 고립감은 대도시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례식장.JPG

 

“사람이 분모다”…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통계는 안 변한다

 

자살률은 전체 인구 대비 사망자 비율이다. 청년층이 빠져나가고 고령층 비중이 높아지는 인구 구조에서는 수치 개선이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자살 예방을 단일 복지 정책이 아닌 지역 소멸 대응 전략과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청년층 유입 정책, 일자리 창출, 공동체 회복 프로그램, 낙인 완화 캠페인 등 “자살 예방은 복지 정책이 아니라 공동체 재설계 문제”라는 지적이다.

 

‘청정’의 회복은 공동체 회복에서 시작된다

 

초고령 구조, 관광지형 유입, 읍·면 단절, 관계 과밀 속 배제 문화 등이 자살률 상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하는 주요 원인이다. ‘청정 가평’이 생명의 고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여부는 통계 해석을 넘어 공동체 구조를 어떻게 다시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생명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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