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영남 대산불, 역대 최대 피해 기록… 가평 등 수도권 산림 요충지도 ‘방화선’ 비상
1년전인 2025년 3월,경북 안동과 경남 산청 지역이 최악의 산불 피해를 입었다.[사진=정연수 기자]
최근 5년간 대한민국은 ‘산불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단순히 건조한 날씨 탓으로 돌리기엔 피해의 규모와 양상이 과거와 판이하다. 특히 2025년 봄, 영남 지역(안동)과 경남 산청을 잿더미로 만든 대형 산불은 기후 위기가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님을 증명했다. 본지는 최근 5년간의 전국 산불 통계와 경기도 산림의 핵심축인 가평군의 현황을 집중 분석했다.
천년고찰 '고은사 범종'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사진=정연수 기자]
2025년의 비극, ‘기후 역습’이 만든 10만 헥타르의 재앙
지난 5년(2021~2025년)간의 전국 산불 통계는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1년 349건에 불과했던 산불은 2022년 동해안 산불을 기점으로 대형화되기 시작하더니, 2025년에는 피해 면적이 무려 105,099ha에 달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360배에 달하는 수치다.
안동 산불로 최치원 문학관도 전소됐다.[사진=정연수 기자]
전문가들은 이를 '뉴노멀(New Normal)'이라 부른다. 과거에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었던 산불이 이제는 강한 대기 건조와 돌풍을 타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을 띤다. 특히 2025년의 경우, 3월 한 달간 지속된 이상 고온 현상이 산림을 거대한 화약고로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산불로 영덕 '따개비 마을'까지 전소됐다.[사진=정연수 기자]
수도권 산림의 보루 ‘가평’, 실화와의 사투
경기도에서 산림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인 가평군(84%)은 대형 산불의 직접적인 타격은 피했지만, ‘일상적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 가평군의 통계를 살펴보면 연평균 7~8건의 산불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 면적 또한 매년 1~3ha 내외를 기록 중이다.
최근 5년간 가평군 산불 발생 주요 현황을 보면, 2022년:12건 (최근 5년 내 최다 발생),2024년:5건 (철저한 단속으로 최저치 기록),2025년(잠정):8건 (봄철 행락객 증가로 인한 실화 비중 상승)으로 집게됐다.
산불 피해를 입은 고양이...경북 안동 [사진=정연수 기자]
가평군 산불의 주요 원인은 영남 지역의 자연 발화적 요인과는 성격이 다르다. 입산자 실화와 농산 폐기물 소각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수도권 근교라는 지리적 특성상 등산객의 부주의가 곧바로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구조다.
산림당국은 2025년의 뼈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진화 헬기 확충과 AI 기반 산불 감시 시스템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비 확충보다 중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이라고 입을 모은다.
산림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2025년 영남 산불은 기후 변화가 만든 괴물이었지만, 그 시작점에는 결국 인간의 부주의가 있었습니다. 특히 가평처럼 산림 밀집도가 높은 지역은 단 한 번의 담뱃불로도 수십 년 가꾼 숲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안동 산불로 공장 건물과 자동차가 전소됐다.[사진=정연수 기자]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2026년 봄 역시 평년보다 건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5년 전의 평온했던 숲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제는 전국적인 예방 시스템 재구축과 더불어 시민들의 철저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BEST 뉴스
-
후보 3명 뽑고 다시 ‘감사’…가평시설공단 사태, 임명권자 책임은 없나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선임이 후보 3명까지 압축한 뒤 돌연 멈춰 섰다. 가평군이 선임 절차에 하자가 있었는지 확인하라며 공단에 자체감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서태원 가평군수 공단은 가평군 산하 지방공기업이고 이사장 최종 임명... -
군수도, 공직사회도, 지역주민도 모르는 가평 ‘공동화 위기’…3년 뒤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지난 8일 서태원 가평군수가 '군민의날'을 기념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 정연수 기자] 경기 가평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다시 지정된 가운데 3년 뒤로 다가온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개통이 지역 관광산업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중장기 대응 전략을 점검... -
[속보]가평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공모 ‘중대 하자’…최종 후보 3명 뽑고도 원점으로
경기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의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는 자체감사 결과로 인해 원점에서 재검토될 상황에 놓였다. 이미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9명 가운데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 3명까지 선정한 상... -
심판 잘못 뽑아놓고 애먼 선수들만 피해…가평시설관리공단의 기막힌 사과문
가평군 시설관리공단 외경.[사진 정연수 기자] 경기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의 차기 이사장 공모 과정에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에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자체감사 결과가 나오면서 공단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잘못된 위원회 구성에 대한 책임 소재와 지원자들의 피해 구제 방안은 명확하게 제시되... -
1,500번 겹친 입찰…가평군, 이제는 ‘입찰제한 여부’ 정식 조사하라
가평을 거점으로 앞에서는 언론사, 뒤로는 용역이란 이름으로 활동해 온 A·B사를 둘러싼 공공입찰 의혹은 더 이상 단순한 ‘업체 간 경쟁’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본보가 네 차례에 걸쳐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두 업체는 동일 건물·동일 층에 주소를 두고 부부와 자녀가 대표·감사 ... -
공사는 못하는데 감리단은 왜?…가평 수해복구 ‘52억 감리비’ 도마
135필지를 보상해야 하는 '십이탄천 재해 복구사업 현장'.[사진/정연수 기자] 공사할 땅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는데 시공사에 이어 수십억원대 건설사업감리단은 이미 현장에 들어와 있다. 가평군이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지역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14개 하천 개선복구 공사를 동시 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