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군 “문제없다”던 입장 뒤집고 뒤늦은 원상복구 명령

경기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일대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베고니아정원 인근 농지가 불법 전용돼 주차장으로 사용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가평군의 행정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가평군은 현장 실사를 통해 불법 농지전용 사실을 확인하고 원상복구를 위한 행정 절차에 착수했지만, “그동안 정말 몰랐던 것이냐, 알고도 방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농지 18필지 중 주차장 불법 사용… “원상복구 명령 절차 진행”
가평군에 따르면 군 농지허가팀은 지난 1월 2일 현장 확인을 통해 설악면 송산리 284번지 일원 농지가 주차장으로 불법 전용돼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해당 부지는 관광농원 승인 구역과 인접한 농지로, 주차장과 도로 용도로 사용된 면적은 약 4,00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필지 수는 주차장과 인접 농지를 포함해 총 18필지로 알려졌다.
통일교 한주그룹이 운영하는 베고니아 새 정원,적색 표시된 부분이 농지를 전용해 도로와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드론/정연수 기자]
군은 1월 5일 해당 토지 소유주 측에 ‘처분사전통지서’를 발송하고, 농지 원상회복 명령에 앞서 2월 6일까지 의견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가평군은 “농지 불법 전용에 대해서는 원상회복이 원칙이며, 기한 내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 부과 및 고발 조치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몰랐다”는 군… 그러나 2025년 NGN뉴스 취재 땐 “문제 없다”
문제는 이 사안이 ‘최초 적발’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NGN뉴스는 2025년 9월 해당 부지를 직접 취재하며 농지가 주차장과 도로로 불법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가평군 관련 부서에 질의한 바 있다. 당시 가평군은 “문제가 없는 사안”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었다.
그러나 이후 뉴스타파가 통일교 관련 인허가·행정 특혜 의혹을 집중 취재하기 시작하자, 가평군은 현장 실사에 나서 불법 사실을 공식 확인하고 곧바로 행정 절차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가평군의 기존 입장과 정반대의 조치가 이뤄지면서, ‘뒷북 행정’이자 ‘상황 대응형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 시민사회에서는 “언론 보도가 없었다면 지금도 불법 사용은 계속됐을 것”이라며 “행정의 자발적 점검이 아니라 외부 압박에 따른 사후 대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알고도 묵인했나”… 통일교–가평군 유착 의혹 다시 불붙어
이번 사안은 단순한 농지법 위반을 넘어, 통일교와 가평군 간 유착 의혹과 맞물리며 정치·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뉴스타파는 최근 연속 보도를 통해 통일교 핵심 시설이 밀집한 가평군에서 인허가, 군관리계획, 개발사업 과정 전반에 걸쳐 특혜 의혹이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회에 발의된 ‘통일교 관련 의혹 진상 규명’ 취지의 법안 및 특검 요구안에도 지방자치단체와 통일교 간 인허가 과정의 적정성이 주요 수사·검증 대상 중 하나로 명시돼 있다. 가평군이 통일교 관련 불법·편법 행위에 대해 동일한 기준으로 행정 조치를 해왔는지 여부는 향후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가평군은 “불법 사항을 확인한 즉시 법과 절차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왜 수개월 전 제기된 문제 제기에는 ‘문제 없음’으로 일관했는지, 왜 뉴스타파 취재 이후에야 현장 확인과 행정 조치가 이뤄졌는지, 그리고 통일교 관련 사안에 대해 가평군의 판단 기준은 과연 일관됐는지에 대해 군은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행정은 불법을 ‘적발했느냐’보다 ‘적발하지 못한 구조’가 더 중요하다. 특정 단체와 관련된 사안에서 행정의 대응 시점과 태도가 달라진다면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통일교 베고니아정원 농지 불법 전용 사안은 이제 단순한 원상복구 명령을 넘어, 가평군 행정 전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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