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 보납산–늪산, 단절된 생태축 복원…43억 투입된 ‘민족정기 회복 프로젝트’
야생동물 이동로 첫 확보…“강점기 도로가 끊어놓은 자연, 이제야 제자리로”
일제강점기에 끊긴 가평 자라목(좌측 보납산.우측 늪산)이 80여 년 만에 연결됐다.[드론/정연수 기자]
가평군의 보납산과 늪산. 주민들에게 이 두 산의 이름은 오래전부터 “하나였으나, 강점기에 갈라진 산”으로 기억돼 왔다. 일제강점기 도로 개설 과정에서 산줄기가 무참히 절단되면서 생태축은 끊겼고, 야생동물 이동로는 사라졌으며, 주민들에게는 “민족의 정기를 꺾은 인위적 훼손”으로 남아 있었다. 그 단절이 8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복원됐다.
NGN 뉴스 취재 결과, 가평군이 경기도 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한 ‘보납산–늪산 생태통로 조성사업’이 올 12월 준공되며, 단절된 산맥과 생태계가 다시 이어졌다. 총사업비 43억 원(도비 31억·군비 12억). 가평군 최초의 본격 생태통로다.
주민들 “일제가 잘라놓은 산… 이번 공사는 역사 회복”
본지가 만난 이른바 자라목 읍내8리 주민 B씨(78)는 이렇게 말했다. “우린 어릴 때부터 들었어요. 이 산은 원래 하나였는데, 일제가 도로를 내면서 반 토막이 났다고.
동물도 못 넘어가고 사람도 우회해야 했죠. 이번에 다시 이어서, 늦었지만 마음이 놓입니다.”주민들의 기억은 과장이 아니었다. NGN이 조사한 기록과 현장 구조를 보면, 강점기 시절 ‘군사·치안 목적’으로 개설된 도로는 늘 산줄기를 직선으로 관통하는 방식이었다. 그 과정에서 보납산–늪산 구간은 완전히 절단됐고, 이후 야생동물 로드킬과 생태 고립이 반복돼 왔다.
환경단체 관계자 C씨는 이를 “자연 훼손을 넘어, 민족정기를 끊어놓던 강점기 토목의 상징적 흔적”이라고 표현했다.
생태통로는 어떻게 만들어졌나…“가평 최초의 생태 복원 시설”
▷ 2022년 경기도 공모 선정 ▷ 2023년 착공▷ 2025년 12월 준공 ▷43억 원 규모 에코브리지 형태로 건설됐다.
가평군 개발민원팀 신동원 감독관은 NGN과의 인터뷰에서 “보납산과 늪산은 도로 개설 이후 완전히 끊겨 있었고, 차량 가속구간이라 야생동물 사고가 잦았다”며 “이번 생태통로는 동물 이동과 생태적 연결성을 복원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특별한 첨단공법보다는 정밀한 구조 설계·안전성 확보·경사·토질 보정에 집중해 진행됐다. 신 감독관은 “수상레저·레일바이크 이용객 등도 많은 구간이어서 안전 확보를 최우선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생태계가 다시 흐른다”…기대효과는?
이영숙 가평군 환경과장은 NGN과의 통화에서 “생태계 연속성이 회복되고, 야생동물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다”며 “멧돼지·고라니는 물론, 조류와 소형 야생동물까지 이동권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단지 ‘동물이 지나다니는 길’이 아니라 자연사·생활사 복원 사업”이라고 평가했다.생태학적으로는 ✔ 야생동물 이동 경로 확보 ✔ 종 다양성 회복 및 생물천이 촉진 ✔ 로드킬 감소 ✔ 북한강·잣나무림 생태축 연결의 기점 ✔ 중장기적 생태계 복원 모델 사례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가평형 생태·역사 복원 모델”평가
이 사업은 “가평군의 첫 생태통로 조성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사후 모니터링의 중요성도 요구된다. 생태통로는 만들고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카메라 트랩, 로드킬 모니터링, 종 다양성 조사, 식생 복원까지 장기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에 군은 향후 2년간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돌발 유입종 관리 △식생 천이 과정 조사 △이동 동물 기록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본질은,단절된 산맥과 야생동물 이동로를 회복함으로써 생태계 회복력(resilience)을 되살리는 프로젝트인 동시에 강점기의 강압적 토목 개설로 훼손된 산줄기를 되돌리는 ‘상징적 복원’으로, 이는 단순한 환경 인프라가 아니라 “자연과 역사, 두 축을 회복하는 지역의 장기적 복원사업”이다. 보납산=늪산 생태통로 연결공사는 남향건설주식회사가 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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