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수수료와 탄소중립 사이에서 길을 찾다
김대중 전 대통령 마라톤대회 조직위원장이자 한국중소자영업총연합회 오호석 총회장은 환영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자영업 정책의 역사적 인연을 강조했다.[2025.11.23 NGN뉴스]
중소자영업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앞장서온 오호석 한국중소자영업총연합회 회장을 두고 사람들은 흔히 “자영업자의 대부”라 부른다. 정치권은 물론, 카드사·대기업·관료조직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중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해 가장 오래 싸워 온 ‘현장의 실전가’라는 의미다.
그의 삶을 관통하는 것은 하나다. “나는 여야와 동업자다. 자영업자는 대한민국의 뼈대다.” 이 말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오 회장이 걸어온 길을 따라가보면, 그가 정치권과 특정 진영을 넘어 소상공인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가장 앞줄’에 서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국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오호석 총회장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대회의실에 열린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입장표명' 기자회견에서 대기업과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 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2015.11.02[출처/뉴시스]
오 회장의 이름이 처음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은 2004년 카드수수료 인상 반대 운동 때였다.그는 전국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 공동대표로서 “수수료율 인상 철회하지 않으면 1천만 서명운동과 대규모 집회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며 카드업계와 정부를 정면으로 압박했다.
당시 대기업 카드사들의 수수료 정책은 골목상권에 치명적 타격을 주고 있었다.오 회장은 “최대한의 정당방위”라고 표현하며 집요하게 협상 테이블을 두드렸다.
2012년, 대기업 카드사와 정면 교섭,‘협의체의 탄생’
2012년 2월, 그는 신한카드 사장·여신금융협회장 등과의 회동을 성사시키며 업계 최초의 ‘카드수수료 협의체’ 구성을 이끌어냈다. 오 회장은 당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갑을 관계를 넘어서야 합니다. 가맹점 없는 카드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서로의 생존이 걸린 문제니까요.” 결국 이 협의체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오 회장은 ‘수수료 전쟁의 해결사’라는 별명을 얻기 시작했다.
2014년,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4.7%를 0.8%로!”...전국이 주목한 목소리
2014년 그는 다시 카드수수료 문제를 꺼내 들었다. 당시 스포츠서울 인터뷰에서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카드수수료는 소상공인의 생존권입니다. 업종 구분없이 4.7%인 수수료를 0.8%까지 낮춰야 합니다. 대기업과 금융권·정부 정책 사이의 틈바구니에서 그는 늘 자영업자를 위한 목소리를 냈다.그리고 실질적 인하 압박이 이어지면서 점차 수수료 정책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의 활동은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무대로 확장된다. 바로 탄소중립이다. “환경은 미래 세대의 생존권이고, 자영업은 현재 세대의 생존권이다. 두 과제가 충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함께 가야 한다.”
2024년 11월,그는 한국탄소중립실천국민운동본부의 총회장으로 참여하며 ‘중소상공인과 탄소중립을 결합한 환경운동’을 선언했다. 이 조직은 475만 자영업자·직능단체와 함께 일회용품 절감, 에너지 절약, 친환경 경영 등을 전국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오 회장은 이를 “내가 이 땅에 남길 마지막 큰 사명”이라고 표현했다.
가평에서 실험 중인 ‘지역형 탄소중립×소상공인 모델’
최근 그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은 경기 가평군이다.그는 가평에서 다음과 같은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소상공인 업장과 연계한 일회용품 감축 캠페인.에너지 절감 실천 가맹점 지정.지역 상권 활성화 전략과 결합한 친환경 마켓 모델 구축.청년·소상공인 대상 환경경영 교육 등이 그것이다.
특히 그는 가평에서 “탄소중립은 소상공인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새로운 기회가 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한다. 그의 구상은 단순한 친환경 홍보가 아니다.지역경제–환경–정책을 하나의 구조로 결합해 자영업자와 환경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한국형 지역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다.
“나는 아직도 청년이다” 쉼 없는 활동의 원동력
올해로 80대에 접어든 그는 행사장에서 늘 “나는 아직도 청년”이라고 말한다. 그 표현은 단순히 에너지를 과시하는 말이 아니다. 그는 말한다.“자영업자의 문제는 끝날 날이 없습니다.그렇다면 저도 멈출 수가 없습니다.”
그의 휴먼스토리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권력의 테이블 어디에도 소상공인이 없던 시절부터,환경정책과 골목상권이 좀처럼 만날 수 없던 시대까지,그는 늘 ‘틈새의 자리’에서 싸워왔다.
여야 모두가 인정하는 ‘영원한 동업자’
오 회장이 정치권에서 독특한 위치를 갖는 이유는 그가 여야를 향해 늘 똑같이 말하기 때문이다.“정치인은 자영업자의 영원한 동업자입니다.” 그에게 중소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정치적 대상도, 선거 전략도 아닌 대한민국의 절반을 지탱하는 실물경제의 주역이다. 그래서 그는 여야 가리지 않고 협력한다.누구든 자영업자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그는 그 사람의 편에 선다.
23일 서울 상암월드컵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10회 김대중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오호석 총회장이 권노갑,김민석 총리 등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2025.11.23 NGN뉴스]
20년을 관통하는 키워드, ‘생존’과 ‘미래’
오 회장의 활동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과거엔 자영업자의 생존을, 지금은 자영업자의 미래를 위해 싸운다.” 수수료 전쟁에서 환경운동으로. 골목상권의 현장에서 기후위기의 미래 세대로.그의 활동은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 중심이라는 점에서 변하지 않았다.
오호석 회장이 지금 집중하는 ‘가평 모델’은 향후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지역경제 활성화.자영업자 비용 절감.탄소중립 실천.지자체–단체–정치권의 협력 모델 이 네 가지가 맞물린다면 그는 또 한 번 ‘한국형 상생 모델의 창시자’로 기록될 수 있다.
“싸움은 미래를 위한 것이다”
20년 전 그는 카드사들과 싸웠다.10년 전에는 정부 정책과 맞섰다.그리고 지금 그는 기후위기와 싸우고 있다. 그는 여전히 말한다.“나는 청년이고,소상공인은 나의 영원한 동업자다.”오호석 회장의 발걸음이 이끄는 길은 한국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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