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왕현 면암숭모사업회장 “보여주기식 행정” 쓴소리… “수해 복구, 하천 준설 등 민생부터 챙겨야”

“수해가 난 지 석 달이 다 되어 가는데 포천시 내촌면과 이동면 노곡리는 아직도 복구가 안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시에서는 35억 원짜리 드론 축제를 여는 게 맞는 일입니까?”
최근 막을 내린 ‘포천 한탄강 세계드론제전’에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것을 두고, 정작 시급한 수해 복구와 민생 안정을 외면한 ‘보여주기식 혹세무민(惑世誣民) 행정’이라는 날 선 비판이 지역사회에서 터져 나왔다.
면암숭모사업회를 이끌고 있는 유왕현 회장은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화려한 축제 이면에 가려진 포천의 현실을 시민들이 제대로 알아야 한다”며 포천시 행정의 우선순위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유 회장은 “지난여름 집중호우로 엄청난 피해를 본 내촌면 등 수해 지역이 아직도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언론에서는 복구 지원금이 내려왔다는 보도만 나올 뿐 현실은 제자리걸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단 8분짜리 드론 쇼를 포함한 일주일 행사에 35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쏟아붓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포천시는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주택 176건, 도로 127건 등 총 458건의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내촌면 일대는 산사태와 하천 범람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유 회장은 “시민들은 28억인지 35억인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축제를 벌일 때 정작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수해 복구는 더뎠다는 사실”이라며 “이것이 바로 시민을 속이는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의 비판은 포천시의 오랜 숙원 사업인 하천 정비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유 회장은 포천시가 추진 중인 ‘포천천 블루웨이’ 사업을 언급하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겉모습만 바꾸는 데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천의 하천들은 주변 농지보다 바닥이 높은 ‘천정천(天井川)’이라 집중호우에 취약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퇴적물을 걷어내는 ‘준설’이 선행돼야 하는데, 보여주기 좋은 자전거도로나 쉼터 조성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유 회장은 최근 블루웨이 사업의 일환으로 하천 바닥을 일부 파헤친 것이 의도치 않게 퇴적물을 떠내려가게 해 수질이 개선되고 모래톱이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하천이 맑아진 것은 성과”라면서도 “이는 근본적인 준설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제대로 된 준설과 함께 보(洑)를 설치해 건기에도 수량을 확보하는 종합적인 치수(治水) 대책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결국 유왕현 회장의 쓴소리는 시 행정의 초점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화려한 축포와 일회성 행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에 앞서, 시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안전한 삶의 터전을 만드는 일이 지방자치의 본령(本領)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다음 지방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행정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는 그의 마지막 말은 포천시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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