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내리는 군청 앞, 300여 명 동료와 주민 애도 속 ‘양평군장’ 거행
14일 오전 8시 20분,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는 가운데 양평군청 앞마당이 숙연함에 잠겼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양평군청 소속 5급 공무원 A씨(57)의 영결식이 ‘양평군장’으로 엄수됐다.[사진/정연수 기자]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출발해 군청 앞에 도착하자, 300여 명의 공직자와 주민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묵념했다. 침통한 표정의 참석자들 가운데는 전진선 양평군수, 김선교 국회의원, 황선호 군의장 등 지역 인사들도 함께했다. 일부 동료들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당신의 억울함, 바로잡겠다”… 군수 울먹이며 추모
전진선 군수는 영결사에서 울먹이며 말했다.“33년여 동안 군민을 위해 헌신하셨는데, 무엇이 그리 급하셨습니까. ‘억울하다’, ‘강압적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스스로 세상을 등지셨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반드시 바로잡겠습니다.”
그는 이어 “고인의 명예 회복과 양평군 공직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동료 공무원은 고인의 약력을 소개하다 끝내 말을 잇지 못했고, 유족들도 영정을 바라보며 울음을 터뜨렸다.
영결식은 묵념, 약력 보고, 영결사, 헌화와 분향 순으로 40여 분간 진행됐다. 이후 운구 행렬은 고인이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단월면을 거쳐 원주추모공원 화장장에서 화장 절차를 마친 뒤 양평공설묘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33년 공직의 마지막… “성실하고 신뢰받던 사람”
A씨는 1992년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해 부면장, 군청 팀장, 면장 등을 두루 거쳤다. 동료들은 “늘 성실하고 신뢰받던 선배였다”며 비통해했다. 그는 지난 2일 특검 조사를 받은 뒤 10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자필로 작성된 유서가 발견됐으며, “강압적인 수사와 무시하는 말투에 너무 힘들다”는 취지의 글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강압·회유 없었다”… 진상규명 요구 높아져
민중기 특검팀은 “식사와 휴식시간을 충분히 보장했으며 강압이나 회유는 없었다”고 반박했다.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과 필적 감정을 의뢰했으며, 국과수는 “타살 등 외부 요인은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전달했다. 최종 결과는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전날 “모든 수사 과정을 재점검해 인권 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수사 방식 전반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비 내리는 군청 앞, 동료들의 눈시울이 붉게 젖었다. “성실하고 따뜻했던 사람, 당신의 미소를 오래 기억하겠습니다.”33년 공직의 마지막 인사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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