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 원 돌려주겠다"던 현 마을 이장의 말은 거짓이었다. 건설업자 주장에 따르면, 악성 민원을 빌미로 건설업자로부터 거액을 받아낸 가평군 임초1리 마을 지도자들이 피해 회복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을 발전'이라는 공적인 명분을 내세워 사적 이익을 챙긴 이들의 행태는 단순한 도덕 불감증을 넘어 범죄행위에 대한 반성조차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악성 민원에 이은 '마을 발전 기금' 갈취 사건
사건은 가평군 임초리의 한 전원주택 개발 현장에서 시작됐다. 이 현장은 3년간 소음, 진동, 분진 등을 이유로 한 '고발왕' 민원인 일가족의 집요한 민원에 시달려 왔으며,현재도 소송이 진행중이다.
건설사는 민원을 무마하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총 3,500만 원의 합의금을 지급했으나, 민원은 계속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마을 이장과 부녀회장 등이 나섰다.

이들은 건설업자에게 '마을에서 ‘분진.소음’등의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했고, 협상 끝에 2,000만 원을 마을 계좌로 송금받았다. 이에 한 시민단체는 이들을 '마을 발전 기금'을 명목으로 거액을 챙긴 공갈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돈을 돌려줄 의사 없다"... 드러난 도덕 불감증
지난 8월 23일 이 마을 현 이장은 기자에게 “건설업자로부터 받은 2,000만 원을 반환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건설업자에게는 "돈을 돌려주겠다는 언급은 전혀 없다"고 말 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회복 의사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마을 이장은 읍면장의 업무를 일부 대행하는 공적인 지위인 '공무수탁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봉사정신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해야 한다. 그러나 임초리 마을 전.현직 이장과 마을 지도자들은 이러한 공적 지위를 사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켰으며, 이는 청탁금지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법조계 "명백한 공갈죄"… 소극적 행정이 낳은 비극
법조계는 마을 이장 등이 '민원 중단'을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한 행위는 명백한 '공갈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형법상 공갈죄는 협박을 통해 재물을 갈취했을 때 성립한다.
이미 악성 민원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건설업자에게 마을 이장이라는 공적 지위를 이용한 "민원 제기" 고지는 심각한 사업적 해악을 가하는 협박으로 인식되었을 것이 자명하다.
이번 사건은 마을 지도자들의 도덕적 해이뿐만 아니라, 악성 민원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공직 사회의 문제도 함께 드러냈다.
가평군 공무원들이 인허가 처리 대신 "민원인과 먼저 합의하라"는 무책임한 요구를 반복했다는 비판은 소극적 행정이 악성 민원인의 범죄 행위를 돕는 결과를 초래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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