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조사 확대 및 부처 간 협업 필수" 강조

▲7.20 물 폭탄을 맞고 산사태가 발생한 가평군 상면 율길리.[사진/정연수 기자]
최근 경기 가평과 경남 산청 등지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24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산사태 예방의 핵심인 산사태 취약지역 조사가 전체 대상지의 18%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안전 관리의 허점이 지적되고 있다.
▣산사태 취약지역 조사, 10여 년간 20% 미만 진척
산림청은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참사(16명 사망) 이후 2013년에 '산사태 취약지역' 제도를 도입했다.
산사태 위험이 있는 전국의 산지 약 50만 곳을 대상으로 경사도, 토심 등을 조사해 1·2등급 가운데 인명·재산 피해 우려가 큰 지역을 취약지역으로 지정하는 제도다.
취약지역으로 지정되면 토사 유출을 막는 사방댐 등 예방 시설이 우선적으로 설치되고, 연 2회 이상 현장 점검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취약지역 조사는 산사태 예방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도 도입 1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조사가 완료된 지역은 약 9만 곳으로, 전체의 18%에 그친다.
일본이 1982년부터 전수조사를 시작해 2020년까지 약 66만 곳을 '토사 재해 경계구역'으로 지정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더딘 속도다.
▣취약지역 밖에서 반복되는 인명 피해
조사 진척도가 낮아지면서 취약지역 밖에서 인명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7월 발생한 산사태 1,030건 중 85%(873건)가 취약지역 외에서 발생했다.
산사태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고의 원인으로 '실태 파악 부족'을 꼽는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교수는 "조사를 해야만 취약지역 인근 민가에 옹벽을 설치하는 등 예방 조치가 가능하다"며 실태 파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에 가평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캠핑장 역시 취약지역이 아니었다.
또한, 현행법상 취약지역 지정 대상이'임야'로 한정되어 있어, 산사태 위험에 노출된 주택가나 도로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산사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관계 기관 간의 연계 강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산사태 취약지역은 산림청이, 민가는 지자체가, 농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도로는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행정 절벽'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가 잇따르자, 정부는 뒤늦게 산사태 조사 예산을 2021년 4억9천만 원에서 2024년 110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4일,산림청 관계자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향후 5년간 생활권 인접 15만 건을 우선 조사하는 등 속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부터'디지털 산사태 대응팀'을 운영해 유관 부처들이 위험 사면 정보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등 부처 간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급변하는 기후변화로 인해 극한 호우가 일상화되고 있는 만큼, 산사태 위험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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