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군 전체 면적의 산림 83% '안전지대' 아냐, ‘캠핑장.야영장.팬션’ 대부분 산림에 인접
축구장 1만 1100여개에 달하는 산림 피해가 발생한 ‘3·22’ 동시 산불도 사실상 ‘인재’(人災)로 드러나고 있다.
예초기 사용(산청)과 농막 실화(울주), 성묘객(의성), 쓰레기 소각(김해)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개인의 부주의로 발생한 산불로 인명과 재산 등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로 이어졌다.
23일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오후 9시 기준 산불 진화율은 산청 71%, 의성 60%, 울주 72%, 김해 96%로 집계됐고 충북 옥천 산불은 오후 8시 진화됐다. 사고수습본부는 이날 일출과 함께 바람이 약한 오전 시간대 주불을 잡기 위해 진화 헬기와 장비, 인력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다.
사흘 넘게 불길… 인명·재산 피해 눈덩이
산불 원인 절반 이상이 개인 부주의
건조한 날씨·강풍에 야간산불까지
주말 철도 중단·고속도로 통행 차단
지난 21일 발생한 경남 산청 산불이 3일째 이어졌다.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된 산청에는 헬기 31대, 인력 2243명, 진화 차량 271대를 투입해 불길을 잡는 데 총력을 다했다. 대기가 건조한데다 10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전날 한때 70%까지 올랐던 진화율이 이날 3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시천면 화재 현장에서는 진화작업에 투입됐던 창녕군 소속 진화대원 4명이 숨졌고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진 가운데 4명이 중상으로 알려졌다. 전날 주민 1명도 병원으로 후송됐다.
22일 발생한 경북 의성 산불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오전 11시 24분쯤 경북 의성 안평면 괴산리 야산 정상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확산하면서 산불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현장 지휘 본부에 따르면 23일 오전 진화율이 2%로 떨어졌지만 오후 들어 60%로 진화에 속도를 냈다. 문제는 밤이다. 산불이 처음 발생한 21일 이후 꺼져 가는 듯한 불은 밤마다 다시 확산하고 있다. 잠정 피해면적이 6078㏊에 달했고 대피 주민도 1554명으로 크게 늘었다.
산불이 확산하면서 22일 철도 운행이 중단되고 고속도로 통행이 차단됐다. 코레일은 이날 오후 3시 45분 중앙선(청량리~부전) 안동∼경주역 구간 열차 운행을 중지했다. KTX 3편과 일반열차 4편 등 7편에 탑승한 승객들은 안동역에서 경주역까지 버스로 연계 수송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오후 8시 40분부터 부산울산선 청량IC∼장안IC 구간 양방향, 청주영덕선 서의성IC∼안동분기점(JCT) 양방향, 중앙선 안동 분기점(상주방향) 3곳을 전면 차단했다. 열차는 23일 첫차부터 정상 운행됐고 고속도로 운행도 이날 오전 대부분 정상화됐다. 다만 서의성나들목∼안동 분기점 구간은 이날 오후 1시 40분부터 양방향 통행이 다시 통제됐다.
22일 울산 울주 온산읍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도 23일 오전 9시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됐다. 진화 헬기 12대, 진화 인력 2241명, 진화 차량 56대를 투입됐지만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화에 투입된 공무원 3명이 발목을 다치거나 얼굴, 머리 부위 열상을 입는 등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오후 2시 3분 김해 한림 안곡리 산106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도 이틀간 이어지며 피해가 확대됐지만 오후 늦게 주불이 진화되면서 대피했던 148명의 주민이 집으로 귀가했다.
산림 과밀화로 ‘화약고’가 되다
녹화사업 속도 냈지만 솎아주기 부실
침엽수인 소나무는 산불 확산 빨라
굴참나무 등 활엽수도 함께 심어야전문가들은 산불 진화 어려움으로 산림 과밀화를 지적한다. 김성용 안동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산불이 커지는 원인에는 기후변화뿐 아니라 불에 탈 물질이 산에 너무 많다는 것”이라며 “치산녹화 사업으로 산은 울창해졌지만 솎아주는 등 후속 작업은 이뤄지지 못해 화약고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시영 강원대 방재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나무는 참나무보다 열에너지가 약 1.5배 이상 높고 뿌리부터 나무 최상단까지 빠르게 휩싸이는 수관화(樹冠火) 현상이 나타나 산불 확산이 빠르다”며 “침엽수 단일 수종으로 숲을 조성하기보다 산불에 강한 굴참나무 등 활엽수를 함께 심어 내화 수림대를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봄철 소각행위 대책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최근 10년간(2015∼2024년) 연평균 발생 산불(546건) 중 3~5월에 56%(303건)가 집중됐다. 원인으로는 입산자 실화가 171건(31%)으로 가장 많고 쓰레기 소각 68건(13%), 논·밭두렁 소각 60건(11%) 등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55%를 차지하고 있다. 산림보호법상 산불을 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고의로 산불을 내면 최대 15년 이하의 중형에 처하지만 대부분 고령인 데다 농번기를 앞둔 관행적 행위로 인식되면서 처벌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산불은 향후 이틀 정도가 고비일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산청과 의성에 순간 최대 풍속 15m 이상의 강풍이 예고된 데다 27일까지 비 소식도 없어 산불 위험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한편, 전체 면적의 83%가 산림인 가평군도 ‘안전지대’라 할 수 없다. 특히 가평은 산이 높을 뿐 아니라 ‘펜션, 캠핑장, 야영장’ 대부분이 산에 접해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펜션, 캠핑장, 야영장에선 장작에 불을 피워 이른바 ‘불멍’ 또는, 바비큐 파티 등을 하기 때문에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다. 남부 지방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도 실화로 밝혀지고 있어 가평군도 사전 예방을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BEST 뉴스
-
후보 3명 뽑고 다시 ‘감사’…가평시설공단 사태, 임명권자 책임은 없나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신임 이사장 선임이 후보 3명까지 압축한 뒤 돌연 멈춰 섰다. 가평군이 선임 절차에 하자가 있었는지 확인하라며 공단에 자체감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서태원 가평군수 공단은 가평군 산하 지방공기업이고 이사장 최종 임명... -
군수도, 공직사회도, 지역주민도 모르는 가평 ‘공동화 위기’…3년 뒤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지난 8일 서태원 가평군수가 '군민의날'을 기념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 정연수 기자] 경기 가평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다시 지정된 가운데 3년 뒤로 다가온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개통이 지역 관광산업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중장기 대응 전략을 점검... -
[속보]가평시설관리공단 이사장 공모 ‘중대 하자’…최종 후보 3명 뽑고도 원점으로
경기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의 차기 이사장 선임 절차가 임원추천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중대한 하자가 있었다는 자체감사 결과로 인해 원점에서 재검토될 상황에 놓였다. 이미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9명 가운데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 3명까지 선정한 상... -
[팩트체크] 면접 질문지 ‘사전 유출’ 의혹…확인된 사실은 어디까지인가
가평군시설관리공단 이사장 후보 면접을 앞두고 면접 질문지가 사전에 유출돼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지역언론은 6일 관련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면서 제보가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그렇다면 실제 질문지는 언제 만들어졌고, 누... -
3개 시·군 단체장 재산 뜯어보니…백영현 29.9억·서태원 15.1억·김덕현 14.1억
경기북부 인접 지역인 가평·포천·연천 3개 시·군 단체장의 2026년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을 비교한 결과, 신고재산 규모뿐 아니라 재산을 구성하는 방식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된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백영현 포천시장은 29억9,326만2천원, 서태원 ... -
[끝까지 판다] 다 해놓고 이제 와 공법 바꾸자?…가평 소각장 ‘뒤늦은 열분해론’ 저의는
4년간 주민을 설득해 입지를 정하고, KDI 검토를 거쳐 제3자 제안공고와 업체 평가 단계까지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소각 방식을 바꾸자는 주장이 등장했다. 왜 하필 지금인가. 가평군이 추진하고 있는 하루 85톤 규모 자원회수시설을 둘러싸고 최근 일부 주민·단체 관계자들이 기존 스토커 방식에 문제를 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