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북부 지자체. '의정부 쓰레기 소각장 이전' 두고 정면충돌하나?
양주시의회 “의정부소각장 이전 건립 반대”...포천시도 '반대'
의정부시 “쓰레기 소각장 이전 불가피”...내달 4일 분쟁조정 시작
[NGN뉴스=경기도.의정부.포천]양상현 기자=경기북부 지자체들이 쓰레기를 처리할 소각장 문제로 주민, 인근 지자체 등과 갈등을 빚으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의정부시와 양주시가 자원회수시설(이하 쓰레기 소각장) 이전 문제를 두고 본격적인 분쟁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4일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쓰레기 소각장 이전에 대한 분쟁조정을 시작하면서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향후 조정 결과를 내놓더라도 현행법상 이의 신청을 할 수 있어 쓰레기 소각장 이전을 둘러싼 의정부·양주·포천시의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의정부시는 쓰레기 소각장 이전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양주시는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의정부·양주시에 따르면 내달 4일 오후 2시 장암동 쓰레기 소각장에서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열린다.
조정위원회 전문 위원들은 이날 의정부시가 쓰레기 소각장 이전을 검토 중인 자일동·녹양동·가능동·장암동을 실제로 둘러보고 양측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의정부시는 지난 2019년 장암동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을 자일동 환경자원센터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환경부 내부 지침상 소각장의 내구연한은 15년이며 사용 후 안전 점검 등을 통해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소각장이 생활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대표적인 님비(지역이기주의) 시설이라 신설·이전할 장소를 찾기 어렵다 보니 대다수 지자체가 대보수를 거쳐 운영하고 있다.
장암동 쓰레기 소각장은 연간 생활 폐기물 5만7631톤(2020년 기준)을 반입해 하루 평균 176톤을 태우고 있다.
그러나 의정부시는 2001년부터 가동한 쓰레기 소각장의 내구 연한(15년)이 넘고, 쓰레기 배출량이 급증해 소각장 이전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의정부시는 내구연한이 다 된 장암소각장의 이전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인근 지자체의 반발에 부딪히자 부지를 처음부터 다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시는 하루에 170t을 처리할 수 있는 장암소각장의 내구연한이 지났고, 고발열 쓰레기 등으로 안전성이 우려되자 2018년 자일동 206-3 환경자원센터 내에 일일 220t 규모 소각장 신설·이전을 계획했다.
그러나 자일동 주민과 인근 민락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고, 해당 부지와 인접한 양주·포천시에서도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양주와 포천은 이전 예정지와 각각 1.2㎞ 1.6㎞ 떨어져 있다. 이들은 환경오염을 이유로 소각장 이전을 강력히 반대했다. 의정부시는 지난 4월 양주·포천시를 상대로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했다.
특히, 양주시는 환경 오염을 우려하며 2019년 당시에도 의정부시의 쓰레기 소각장 이전을 강하게 반대했다.
이에 의정부시는 그해 7월 양주시를 상대로 환경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당시엔 분쟁 조정이 안 됐다. 이런 가운데 의정부시가 지난 5월20일 다시 한 번 환경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양주시는 여전히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주시 관계자는 “의정부시가 이전 부지를 독단적으로 고집한다. 자일동으로 옮기면 인구 5만5000명이 사는 고읍택지지구에 발암 물질과 초미세 먼지가 가중된다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건강·대기질 악취 영향 예측 결과가 있다. 이는 의정부 지역보다 양주 지역에 더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라며 “다른 후보지 역시 양주와 가까워 시민들의 건강권이 침해될 수 있다. 그런 만큼 쓰레기 소각장 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쓰레기 소각장 이전은 불가피하다. 다만 원점에서 4개 후보지 중 가장 적합한 장소를 찾을 예정이다. 특히 한강환경유역청도 입지에 문제가 없다고 통보했다”며 “대기 배출 물질이 법적 기준치를 넘지 않는 상황에서 환경 오염을 주장하는 것은 과도한 우려라고 본다. 분쟁 조정 때 우리 입장을 잘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환경 분쟁 조정에는 포천시도 포함돼 있다. 포천시 역시 이전 후보지와 가까운 광릉숲을 보전해야 한다며 의정부시의 쓰레기 소각장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한편, 제9대 양주시의회(의장 윤창철)는 제8대 의회에 이어 의정부소각장 이전 건립을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양주시의회는 9월30일 열린 제346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의결한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이전 건립 철회 촉구 건의안’을 통해 “향후 양주역세권 등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양주시의 시민 건강권, 환경권, 주거복지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 너무나도 자명하다”며 의정부소각장 이전 부지 변경을 촉구했다.
정현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건의안에서 양주시의회는 “의정부시가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으로 계획하고 있는 부지는 양주시 반경 2㎞ 이내”라며 “건강영향평가의 공간적 범위인 계획지점 5㎞ 이내에는 고읍, 만송, 광사 택지지구와 11개 초·중·고등학교, 9개 유치원이 있으며 2만여 세대 공동주택과 복합상가가 밀집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주시는 대기오염이 심각한 대기관리권역으로 ‘맞춤형 탄소중립 종합대책’, ‘스마트 대기관리 사업’,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의정부시의 자원회수시설 이전 건립은 청천벽력과도 같다”며 “발암성 물질인 벤젠, 카드뮴, 크롬, 니켈,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우리시 고읍택지지구가 의정부시 자일동(이전 부지) 인근 지역보다 기여율이 높게 나타나 시민 건강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게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근 지역 시민들의 생활 환경권을 외면하고 있는 의정부시의 아전인수격 이기적 행정을 강력하게 비판한다”며 정부와 의정부시에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이전 부지를 즉각 변경하라 △양주시민의 건강권과 환경권, 주거복지권을 철저히 보장하라 △지방자치단체 간 상생협력 체계구축 환경을 조성하라고 촉구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6.1지방선거 당시 “소각장 자일동 확대 이전은 시와 시민을 위한 구체적인 실익을 따져보기 위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포천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자일동은 생태계 보고인 광릉숲과 가깝다. 그래서 2019년에도 반대한 것”이라며 “분쟁 조정 신청 통보가 오는 대로 대응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현행 폐기물시설촉진법(제9조·13조)은 다른 자치단체 경계로부터 2km 안에 폐기물 처리 시설 입지를 선정할 때엔 해당 자치단체장과 협의하도록 정하고 있다.
협의가 안 되면 분쟁조정위원회가 조정을 하는데, 이 과정이 최대 9개월이 걸리는 데다 강제력도 없다.
이 때문에 분쟁 조정 결과가 나오더라도 의정부시 쓰레기 소각장 이전을 둘러싼 양주·포천시와의 갈등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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