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거 재판 주의로 본 항소심

-주장만 풍성... 입증은 ‘제로’
-항소심 결과 1심과 같을 것으로 예측
[가평 NGN 뉴스] 정연수 기자=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하고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 검찰의 공소장엔 범죄 사실 등이 적시 되어 있으며, 재판을 통해 공소 사실에 대하여 증거로 입증한다.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가 공소사실에 부합하고 있는지를 판단해 판결로 결정한다. 이를 “증거 법정주의” 라고 한다.
지난 2018년 가을부터 시작된 김성기 가평군수 관련 사건은 검찰 수사 기록만 7천 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피고인 4명과 증인, 참고인 등 많은 사람이 이번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고 법정에 출석했다. 주 1회 재판이 속행되는 강행군 끝에 2019년 8월 30일 1심 재판부는 피고인 전원 무죄 판결을 했다.
한마디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런 판결을 한 것이다.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주장이 나왔으나 말 그대로 주장일뿐 근거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검찰이 입증에 실패한 것이다.
입증이란 증명과 같은 말이고, 입증한다는 것은 자기주장을 내세울 때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타당한 이유를 함께 제시함으로 조리 있게 말을 하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기본적으로 “주장”, 주장을 지지해 주는 “근거”,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이 가능하게 해주는 “논거”, 이 세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주장은 다른 말로 명제 또는 결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장은 논쟁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듣는 사람 즉 재판부가 그 주장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근거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근거로 객관적이고 경험적인 자료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보통 증거라고 부른다.
증거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장이 의미하는 바를 더욱 명확하게 해 주고 주장 자체를 훨씬 흥미롭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증거로서 가치를 지니려면 무엇보다도 정확하고 신뢰할 만하고 공정해야 생명력이 있다. 물론 결정적 증거가 있다면 아무리 자신의 주장을 펼쳐도 그것이 바로 거짓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김성기 가평군수를 비롯한 피고인들의 재판과 비교해 보면 항소심 판결을 예측할 수 있다.
이 사건의 특징은 피고인 4명 가운데 1명인 정 씨는 공범이면서 정반대의 주장과 길을 가고 있다. 1년 6개월간 재판과정을 취재하면서 지켜본 피고인 정 씨는 검찰의 공소 유지 즉, 유죄 입증을 위해, 마치 검사 역할을 했다.
공범 격인 3명의 피고인을 향하여 거침없는 언사를 쏟아냈다. 거침없는 언사로 1심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로부터 여러 차례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검찰과 정 씨가 요청한 증언을 지켜본 재판부는 “결정적 증거가 없네요”라는 말을 여러 차례 할 정도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주장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1심 재판이 8개월 동안 무려 20차례 심리를 했으나, 피고인 4명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김 군수 등 3명의 피고인은 안도의 표정이었으나, 정 씨는 마치 실형 선고를 받은 것처럼 어두웠다.
그렇다면 항소심 재판 과정은 '1심과 어떤 차이'가 있었나? 1심에서 주장한 것들을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라도 나왔나? 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쟁점도 추가 증거도 없었다.
1심과 마찬가지로 거침없는 주장만 있었을 뿐이다.
주장은 증거 법정 주의인 우리나라 재판에선 배척되고 있다. 주장이 당위성을 인정받으려면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하나, 검찰과 피고인 정 씨는 1.2심 재판이 끝나도록 입증하지 못하였다.
앞으로 40여 일 후면 항소심 선고가 예고되어 있다. 선고기일 전에 검찰과 피고인 정 씨가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면 선고는 미루어지고 심리는 다시 속행될 수 있다.
그러나 2년 가까이 수사와 재판을 지켜본 취재 기자의 경험과 촉으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섣부른 판단일 수는 있겠으나, 주장만 풍성했던 것으로 유추해 볼 때 항소심 결과도 1심과 같은 무죄 판결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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