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없다"며 시민 허리띠 졸라매게 하더니... '거꾸로 재테크'와 '사법 리스크'의 이중주

경기 북부의 수부(首府) 도시, 의정부시가 휘청이고 있다. 재정 자립도는 바닥을 치고 있는데, 살림을 책임져야 할 시장은 경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안으로는 곳간이 비어 비명이 터지고, 밖으로는 리더십의 도덕성이 의심받는 전형적인 내우외환(內憂外患)의 형국이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시정이 멈춘 것인가, 아니면 고장 난 것인가." 김동근 시장과 의정부시 집행부가 보여주는 최근의 행태는 단순한 실수를 넘어, 행정의 기본 원칙인 '신뢰'와 '책임'이 붕괴하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 '이자 장사'도 못 하는 무능, 지리적 한계 탓인가
가장 뼈아픈 대목은 이른바 '시금고 금리 미스터리'다. 의정부시가 은행에 예치하는 자금의 금리는 타 지자체 대비 터무니없이 낮고, 반대로 빌려 쓰는 지방채 금리는 가장 높게 설정되었다는 의혹이다. 시중에서는 이를 두고 "싸게 맡기고 비싸게 빌리는 '거꾸로 재테크'"라는 조소 섞인 비판이 쏟아진다.
시 당국은 그동안 재정 악화의 원인을 군사시설보호구역 규제나 산업 기반 부족 등 '구조적 한계'로 돌려왔다. 그러나 은행 금리 협상력 부재가 과연 지리적 위치 때문인가? 이는 명백한 행정적 무능이자, 시민의 혈세를 지키려는 치열함이 부족했다는 방증이다.
더욱이 "634억 원을 불법 은닉하고 복지 예산을 삭감했다"는 루머가 시민사회에 퍼질 정도로 시정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시민들이 시청의 장부를 믿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이미 재난이다.
◇ 곳간은 비었는데 '자동차·TV'가 웬 말인가
이런 와중에 터져 나온 김동근 시장의 '경품 살포' 혐의는 시민들의 박탈감에 불을 지른 격이 되었다. 축제에서 고가의 자동차와 대형 TV를 경품으로 제공해 기부금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된 상황은, 긴축 재정을 외치던 시의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복지 예산이 줄어 고통받는 취약계층이 존재하는 도시에서, 단체장이 선심성 경품 논란에 휩싸였다는 사실 자체가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다. 만약 이 사안이 기소로 이어진다면, 김 시장은 벼랑 끝에 몰린 시 재정을 수습하기는커녕 자신의 법적 방어에 골몰하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한 행정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47만 시민의 몫이다.
◇ '남 탓' 멈추고 투명성으로 정면 돌파하라
위기의 본질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 '믿음이 없는 것'이다. 의정부시는 더 이상 "경기 북부라 어렵다"는 낡은 레퍼토리 뒤에 숨지 말아야 한다.
첫째, 시금고 약정 내역을 포함한 재정 운용 실태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거꾸로 재테크' 의혹에 대해 납득할 만한 데이터로 해명하지 못한다면, 시민들의 의구심은 분노로 바뀔 것이다.
둘째, 김동근 시장은 경찰 수사에 대해 시민 앞에 솔직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된 시점에서 침묵은 억측만 낳을 뿐이다. 행정의 수장으로서 도덕적, 정치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무너진 리더십을 조금이나마 복원할 수 있다.
의정부의 겨울은 혹독하다. 하지만 그 추위가 날씨 탓이 아니라, 구멍 난 곳간과 리더의 오판(誤判)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는 시민들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인재(人災)다. 김동근 시장의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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