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기 단축한다며 14개 공구 동시 발주하고 9월 23일 토지보상계획 공고…11월 감정평가·12월 보상협의
- 세곡천 76필지.마일천 95필지.솔안천 62필지.안마일천 62필지.십이탄천 135필지.승안천 29필지 총 429필지 보상해야
- 사유지 많은 공구 본격 공사 사실상 제동…“동절기 겹치면 최소 6개월 지연 우려”
- 7월 초 시공사 계약까지 완료.3개 건설사업관리단도 투입…감리용역비만 52억원 넘어
공사 계약은 지난 7월 끝났는데 정작 공사할 땅에 대한 보상은 이제 시작한다. 2025년 7월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가평군의 대규모 하천 개선복구사업이 선(先)발주·후(後)보상 논란에 휩싸였다.
가평군은 재해복구 현장이 방대하다는 이유로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개선복구사업을 14개 공구로 나눠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했다. 지난 7월 초에는 공구별 시공사와 계약을 마쳤고, 현장 관리·감독을 위한 3개 건설사업관리단도 입찰을 통해 투입했다.
그러나 정작 공사에 필요한 토지보상은 두 달여가 지난 지금에서야 본격화됐다. 가평군은 23일 승안천을 비롯한 개선복구사업 구간의 ‘토지 등 보상계획 열람공고’를 냈다. 보상계획에 따르면 열람과 이의신청 등을 거쳐 11월께 감정평가, 12월께 보상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2025년 7월 25일 승안천 임시복구현장.[사진 정연수 기자]
문제는 해당 공사구간 상당 부분에 사유지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승안천을 제외한 상당수 공사구간은 토지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조종천변 한 공사현장 관계자는 “공사를 발주하기 전에 토지보상부터 마쳤어야 하는데 일을 거꾸로 하고 있다”며 “12월에 보상을 시작한다고 모든 토지주와 협의가 끝난다는 보장도 없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보상 시점은 동절기와 맞물린다. 이 관계자는 “보상이 순조롭게 끝나더라도 12월이면 콘크리트 타설 등 주요 공정에 제약을 받는다”며 “결국 본격적인 공사는 내년 봄으로 넘어가 최소 6개월 이상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문제는 건설사업관리단 비용이다. 가평군은 이미 3개 건설사업관리단을 선정해 현장에 투입했으며 관련 용역비는 52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리단이 설계검토와 행정·기술업무 등을 수행하기 때문에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업무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토지보상 문제로 주요 공사가 장기간 착수하지 못한다면 감리 인력과 수십억원대 용역비가 효율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2025.7.20일 폭우로 하천으로 넘어간 편의점.[사진 정연수 기자]
결국 가평군이 공기 단축을 위해 선택했다는 ‘14개 공구 동시 발주’가 정작 토지보상이라는 기본적인 선행절차에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다. 행정심사를 빨리하고 계약을 서둘러도 공사할 땅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제 공사는 빨라질 수 없다.
승안천 1공구 시공사와 감리단 시설.[사진 정연수 기자]
14개 공구로 나누고, 시공사를 선정하고, 3개 관리단까지 투입했는데 정작 공사할 땅은 확보하지 못했다. 가평군이 강조했던 ‘신속 복구’가 실제 공사 속도가 아니라 ‘빠른 발주’에 그친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공기 연장과 추가 비용은 결국 누가 부담하게 될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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