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개 공구 모두 가설사무소 설계 반영…2공구 제외 13곳은 컨테이너 설치
- 승안천 1·2공구 공내역서에 사무소·창고·부지임대료 각각 편성
- 노인회관 사용 알고 있던 감리단…사전 점검·보완요구 있었는지가 핵심
- “사무실은 시공사가 제공” 해명…문제는 ‘누가 설치하나’ 아닌 ‘제대로 관리했나’
가평군 승안천 개선복구사업 2공구 원도급사가 별도의 현장사무실 대신 노인회관을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의 초점이 시공사를 넘어 통합 건설사업관리단의 현장관리 적정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다른 13개 공구가 모두 현장사무실을 마련하는 동안 2공구만 노인회관을 사용했는데, 이를 알고 있던 감리단은 그동안 무엇을 확인하고 어떤 조치를 했느냐는 것이다.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가평군이 추진하는 하천 개선복구사업 14개 공구는 당초 가설사무소를 조립식 시설로 설치하도록 설계됐다. 실제 공사현장에서는 설치 여건 등을 고려해 컨테이너를 활용하고 있으며, 승안천 2공구를 제외한 13개 공구는 현장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립식 설계를 컨테이너로 변경한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실정보고 등 후속 절차가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승안천 2공구는 달랐다. 본보가 승안천 1·2공구 공내역서를 확인한 결과 각각 가설사무소 230㎡와 가설창고 200㎡가 반영돼 있다. 사용기간은 각각 18개월이며 규격은 '조립식'이다. 여기에 현장시설 설치를 위한 부지임대료도 각 공구별로 편성돼 있다.
1공구는 실제 별도 부지를 임차해 현장사무실과 품질관리 관련 시설, 근로자 편의시설 등을 마련했다.하지만 바로 인근 2공구 원도급사는 자체 현장사무실을 확보하지 않은 채 가평군 소유 승안2리 노인회관의 방 두 곳을 공사업무 공간으로 사용해 왔다.
승안2리 노인회관을 사무실로 사용하다 본보의 보도로 철수했다.경기 화성시에 주사무소가 있는 해당 건설사는 지난 6월 22일 적격심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나도록 현장 사무실도 준비하지 않있다.[사진/정연수 기자]
본보 보도 이후 가평군 재산관리 담당부서가 현장을 확인했고 원도급사 측은 노인회관에서 철수시켰다. 공사 초기 일정 기간 임시공간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계약 위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공내역에 사무실과 창고, 부지임대료까지 편성돼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제 시설은 어디에 설치됐는지, 설치되지 않았다면 왜 설치되지 않았는지, 그 비용은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알고 있던 감리단…보도 전까지 어떤 조치했나
여기서 감리단의 역할이 쟁점으로 떠오른다. 승안천 1·2공구를 관리하는 통합감리단은 1공구 원도급사가 임차한 부지에 설치된 별도 컨테이너에서 근무하고 있다. 감리단이 시공사가 제공한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미는 아니다.
문제는 감리단 자신의 사무실이 아니라 감리 대상인 2공구의 현장관리시설이다. 본보 취재 결과 통합감리단은 2공구가 노인회관을 현장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인회관 사용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2공구의 가설사무소와 창고 설치계획을 확인했는지, 정식 현장사무실을 마련하도록 요구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내용이 점검일지나 보완요구·보고 문서에 남아 있는지가 핵심이다.
승안천 건설사업관리용역 과업지시서에는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이 공사계약문서와 현장 여건의 부합 여부 등을 검토하고 불일치 사항 등을 발주청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감리단이 노인회관 사용 사실을 알고도 별도의 확인이나 보완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현장관리 업무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본보가 지난 22일 통합감리단 관계자에게 감리사무실 설치비 등에 대해 확인하자 감리단 측은 관련 시방서 등을 제시하며 공사감독자와 감리단이 사용하는 현장사무실은 시공사가 제공하는 방식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감리단이 사용할 사무공간을 누가 제공하느냐에 대한 설명이다.
2공구가 계약상 필요한 현장시설을 제대로 확보했는지, 이를 감리단이 제대로 확인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더구나 승안천 1·2공구에는 각각 가설사무소와 창고, 부지임대료가 편성돼 있다. 따라서 두 공구의 당초 시설계획과 실제 설치현황이 어떻게 다른지, 변경된 부분에 대한 절차는 밟았는지, 설치하지 않은 시설이 있다면 해당 비용이 기성에 포함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감리단 사무실을 누가 지어줬느냐’가 아니라, 감리단이 2공구 현장에서 벌어진 일을 알고도 계약과 설계에 맞게 관리·감독했느냐에 있다. 본보는 2공구 가설사무소·창고 설치 여부와 관련 기성 지급 내역, 감리단의 사전 점검 및 보완요구 기록, 발주청 보고 여부 등을 추가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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