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평 군정 전반 다룬 단독 기자회견 ‘0회’

서태원 군수가 "군민 숙원사업"이라고 말한 "군립의원 건립"...당초 9월 착공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왜 늦어지고 있는 지에 대한 설명'없이 '업무협약=MOU'한 결과만 말하고 있다.[출처/가평군 제공]
경기 가평군 서태원 군수가 2022년 7월 취임한 뒤 2026년 6·3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해 재임 5년차에 접어들었지만, 군정 전반을 놓고 기자들의 공개 질문을 받는 단독 공식 기자회견은 한 차례도 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2022년 7월 1일부터 2026년 9월 3일까지 각 지자체 보도자료와 언론 보도를 분석한 결과, 선거 관련 회견을 제외한 행정·정책 기자회견은 김덕현 연천군수가 최소 11차례, 백영현 포천시장이 최소 9차례로 확인됐다.
반면 서 군수는 군정 성과와 주요 현안을 설명하고 여러 기자의 질문과 재질문을 받는 단독 기자회견을 개최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다.
서 군수도 2022년 8월 민선 8기 출범 기자간담회와 2023년 2월 군정 브리핑, 같은 해 7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22년 12월과 2025년 8월에는 수도권 인구감소지역 지원을 요구하는 국회 공동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국회소통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서태원 군수(사진 중앙).출처/NGN뉴스 D.B
따라서 “취임 이후 기자회견을 전혀 하지 않았다”기보다는 “공동 기자회견과 기자간담회에는 참석했지만, 군정 전반에 대해 공개 질문을 받는 단독 공식 기자회견은 한 차례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 포천·연천은 주요 현안 직접 설명
백영현 포천시장은 취임 직후 시정 방향을 발표한 데 이어 취임 100일, 신년, 취임 2주년 등 주요 시점마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드론작전사령부 창설과 전투기 오폭사고 지원대책, 옛 6군단 부지 반환, 고유가 대응 민생안정 추경 등 민감한 현안에서도 직접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다.

김덕현 연천군수도 기회발전특구 지정과 국립보훈종합복지시설·경기도의회 의정연수원 유치, 민간인통제구역 조정,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등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취임 1·2·3주년에는 주요 성과와 향후 군정계획을 공개했다.

포천과 연천이 기자회견을 성과 발표뿐 아니라 지역 현안 해결과 주민 설명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과 달리, 가평에서는 군정 전반에 대한 공개 검증의 자리가 사실상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 단체장만의 문제 아니다…지역 언론도 책임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서 군수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다. 공개 기자회견을 요구하고 군민을 대신해 질문해야 할 일부 지역 언론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가평군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별도의 확인이나 현장 취재 없이 그대로 옮기거나 제목과 문장만 일부 바꿔 기사화하는 ‘받아쓰기 보도’가 반복돼 왔다는 지적이다.
보도자료에 의존하면 행정기관이 알리고 싶은 성과만 부각되고 사업 지연과 예산 증가, 주민 반발, 정책 변경 이유 등 불편한 사실은 빠질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지역에서 열린 일부 기자간담회와 기자회견에서도 현안의 핵심을 파고드는 질문이나 답변의 허점을 짚는 재질문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자회견 횟수만 많다고 행정 감시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기자들이 지역 현안을 충분히 취재하지 않은 채 참석해 발표문만 받아 적는다면 기자회견 역시 단체장의 홍보행사로 전락한다. 결국 단체장은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기자들은 이를 요구하지 않으며, 어렵게 마련된 자리에서도 핵심 질문이 나오지 않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 단체장은 설명하고 기자는 질문해야
가평군에는 천년뱃길과 제2경춘국도,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인선,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수해복구사업 등 군수가 직접 설명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다. 서 군수의 재선 성공이 지난 4년간 추진한 사업에 대한 검증까지 면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재선 단체장은 사업의 성과와 실패, 투입 예산과 향후 계획을 더욱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2024년 서태원 가평군수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추진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이 날 기자회견을 끝으로 서 군수는 기자회견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다.[출처/NGN뉴스 D.B]
지역 언론도 공개 기자회견을 요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현장 취재와 자료 분석을 통해 보도자료에 없는 사실을 찾아내고, 군민이 알고 싶어 하는 질문을 준비해야 한다. 단체장에게는 설명할 책임이 있고 기자에게는 질문할 책임이 있다. 어느 한쪽이라도 제 역할을 포기하면 피해는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하는 군민에게 돌아간다.
기자회견은 기자를 위한 행사가 아니다. 취재로 준비된 기자가 군민을 대신해 묻고, 권한을 위임받은 단체장이 직접 답하는 공개 검증의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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