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군사도시의 일상이 된 위험
◇ “전쟁 난 줄 알았다” – 사고 당일의 공포
지난 3월 6일 오후, 포천시 영북면의 한 마을. 굉음과 함께 땅이 흔들렸다. 주민 김 아무개(67)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창문이 흔들리면서 ‘쿵’ 소리가 터졌습니다. 순간 전쟁이 난 줄 알았어요. 아이들부터 안고 뛰쳐나왔죠. 그날 이후로 전투기만 떠도 덜컥 겁이 납니다.”
이는 공군 전투기의 사격 훈련 도중 발생한 오폭 사고였다. 폭탄은 목표 지점을 이탈해 민가 인근에 떨어졌다. 다행히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에게 남긴 것은 불안과 충격이었다.
◇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 현실’
포천시의회는 사고 직후 국방부를 찾아 네 가지 요구를 전달했다.
1) 피해 지역 주민 이주·생계 지원,
2) 특별법 제정,
3) 사격장 안전관리 강화 및 재발 방지,
4) 승진 과학화훈련장 운영 중단. 
그러나 사고 발생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국방부의 후속 조치는 뚜렷하지 않다. 결국 의회는 지난주 공식 공문을 통해 “오는 22일까지 구체적 회신을 내라”고 압박했다.
임종훈 포천시의회 의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국방부가 이번 사안을 단순 사고로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주민의 삶과 안전을 지키는 실질적 대책이 시급합니다.”
사고 지점에서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밭에서 일하던 최 아무개(72) 씨는 당시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평생 농사만 지었는데, 우리가 무슨 잘못이 있어서 폭탄 걱정을 하며 살아야 합니까? 나라가 지켜준다면서, 왜 우리만 희생해야 합니까?”
군사시설 인접 지역 주민들의 이런 위기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군사 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국가 안보 부담이 특정 지역 주민에게 집중된 구조적 문제로 본다. “훈련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비용’을 오직 포천 시민만 감당하게 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군사안보연구소 관계자)
실제로 포천은 수도권 중에서도 가장 많은 훈련장과 사격장이 밀집한 지역이다. 그에 따른 개발 규제·재산권 침해까지 오랜 기간 복합적으로 이어졌다.
이제 필요한 것은 보상 대책을 넘어선 체계적 ‘예방과 보호 시스템’이다.
주민 이주 및 생활 안정 지원,군사시설 운영 방식의 전면 검토,군사시설 인접 지역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다. 이는 단순히 포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균형 발전·안보 신뢰의 문제로 확장된다.
포천 주민들에게 하늘은 여전히 두렵다. 군용기가 뜰 때마다 들려오는 굉음에 아이들은 교실 창문을 움켜쥔다. 이번 오폭 사고는 한순간의 해프닝으로 치부될 수 없다.
이 땅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다. “안보가 우리 삶을 파괴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국방부의 답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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