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넘게 이어진 의혹, 시민이 원하는 건 변명이 아닌 진실

"같은 질문을 두 번 해야 하는 현실 자체가 행정 실패의 증거입니다."
포천시의회 김현규 의원의 이 한 마디는 포천세무서 부지 매각을 둘러싼 1년여간의 논란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24일 제186회 정례회 시정 질문에서 재점화된 이 사안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를 넘어, 지방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수백억 원 공유재산, 유선통화로 결정됐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145억 원에 달하는 공유재산 매각의 핵심 조건들이 공식 문서가 아닌 유선통화로만 오갔다는 점이다. 시민의 소중한 재산을 다루는 중대한 결정이 마치 개인 간 거래처럼 처리된 것이다.
연제창 부의장의 지적처럼 "공유재산은 개인 자산이 아니며, 공공의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그런데 그 신뢰의 기반인 투명한 기록과 절차가 생략된 채 '내부 결재'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됐다. 이는 행정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처사다.
◇ '이익 극대화'라더니, 결국 시민만 손해
집행부는 줄곧 "조달청보다 높은 금액으로 이익을 극대화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하지만 김현규 의원이 제시한 감정평가 자료를 보면 이는 허상에 불과하다. 감정가는 토지 자체만을 기준으로 산정됐을 뿐, 기존 체육시설이나 주차장 등 지상 시설물의 가치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매각 후의 상황이다. 시민들이 계속 이용하는 공영주차장과 청소년체육공원에 대해 무상 사용 조건을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아, 포천시는 매년 1억 4천만 원이 넘는 임대료를 국가에 내고 있다. 2년간 임대료만 2억 8천만 원에 달한다.
김 의원이 지적한 대로 "청소년기본법, 주차장법 등 타 법령에 따라 무상사용 근거를 검토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했다." 결국 행정의 안일함이 시민의 호주머니를 털고 있는 셈이다.
◇ '이자 수익' 해명의 민낯
가장 어이없는 대목은 매각 대금 이자 수익에 대한 해명이다. 집행부는 "이자 수익이 대부료를 상회한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매각 대금이 입금된 다음 날 일반회계로 편입되어 세출 처리되면서 이자가 발생하기도 전에 자금이 사라졌다.
이자 수익이 없었음에도 마치 있는 것처럼 답변한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김현규 의원이 "무책임한 행정행위"라고 질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반복되는 의혹, 반복되는 책임 회피
더욱 문제인 것은 이런 의혹들이 1년 전에도 제기됐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집행부는 "정식 절차를 따랐다" "계약서가 있다"는 식의 형식적 해명만 반복하고 있다. 정작 시민이 궁금해하는 핵심 쟁점—공식 기록의 부재, 매각 조건의 불투명성, 임대료 부담의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 시민 신뢰, 이제라도 회복할 수 있을까
포천세무서 부지 매각 논란의 본질은 절차적 하자나 금액 산정의 문제를 넘어선다. 이는 지방행정이 누구를 위해, 어떤 원칙으로 운영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시민의 재산을 다루는 행정에는 투명성과 책임성이 필수다. 그런데 포천시 집행부는 이 두 가지 모두에서 실패했다. 유선통화로 결정하고, 불리한 조건을 간과하고, 근거 없는 해명을 반복하는 것이 과연 시민을 위한 행정인가.
김현규 의원의 "시장과 집행부는 이제라도 책임 회피가 아닌 명확한 입장 정리와 개선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요구는 단순한 정치적 공세가 아니다. 이는 포천시가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포천시 집행부는 더 이상 변명할 시간이 없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그럴듯한 해명이 아니라 투명한 진실과 실질적 개선이다. 그것이 포천시가 시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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