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유지 45만㎡는 국방부에 '공짜' 제공…정부에 매각한 땅은 매년 '억대 임대료' 납부

자신들의 땅을 정부에 팔고, 그 땅을 다시 사용하기 위해 매년 수억 원의 임대료를 시민 세금으로 내는 어처구니없는 행정이 경기 포천시에서 벌어지고 있다.
계약서에 ‘무상사용’ 조항 한 줄을 빠뜨린 행정상 과오와 중앙정부-지자체 간의 불균형한 구조가 맞물리면서, 지난 2년간 3억 원에 가까운 시민 혈세가 공중으로 사라졌다.
사태의 발단은 포천시가 2023년 12월 소흘읍 송우리 청소년체육광장과 공영주차장 부지를 포천세무서 신축을 위해 기획재정부에 145억여 원에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문제는 당시 작성된 매매계약서였다. 시는 ‘세무서 착공 전까지 기존 시설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만 명시했을 뿐, 가장 핵심적인 ‘무상’ 사용 조항을 포함하지 않았다.
그 결과, 국유재산법에 따라 포천시는 자신이 팔았던 땅을 사용하기 위해 2023년 약 1억 3,900만 원, 2024년 약 1억 4,000만 원 등 총 2억 8,000만 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정부에 납부해야 했다.
세무서 신축 일정이 불투명해 앞으로도 수년간 매년 억대 임대료를 내야 할 처지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국방부가 포천시 소유의 시유지 약 45만㎡(연간 임대료 환산 11~12억 원)를 군사시설로 무상 사용하는 현실과 맞물려 시민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국가는 지자체 땅을 공짜로 쓰면서, 지자체는 국유지를 돈 내고 쓰라는 것은 명백한 정부의 갑질이자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포천시의회는 “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집행부가 졸속으로 매각을 강행한 결과”라며, “계약 당시 무상사용 조건을 명확히 하지 않은 행정의 미흡함이 이번 사태를 불렀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심지어 매각 과정에서 부지 위 체육시설과 주차장 등 지상 시설물 가치는 감정평가에서 제외돼, 이에 대한 보상 청구 길마저 막힌 상태다.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선 포천시는 ‘무상사용’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지만, 기획재정부는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및 국유재산 관리체계 훼손 우려”를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현행법상 지자체에 국유지를 무상으로 장기 임대해 줄 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포천시는 김용태 국회의원 등과 함께 국유재산법 개정을 추진하는 등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당장의 임대료 부담은 계속되고 있다.
인근 태봉공원 지하주차장이 다음 달 준공되면 공영주차장 부지에 대한 임대료 부담은 일부 줄어들 전망이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는 안일한 행정 처리와 불합리한 제도가 어떻게 시민의 부담으로 직결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행정의 책임 있는 자세와 함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불균형한 재산관리 제도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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