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비 63억 반납 위기 처하자 급조된 끼워넣기 사업" 의혹 제기
- 집행부 "문화시설 연계 필수" vs 박 의원 "기존 주차장도 텅텅 비어"
- 인구소멸대응기금 B등급(72억)... "콘크리트 행정이 등급 하락 자초" 비판

경기 연천군 전곡역 앞, 찬바람이 부는 주차장 한복판에서 시작된 1인 시위가 온라인 설전(舌戰)으로 번졌다. 박영철 연천군의원이 SNS를 통해 185억 원 규모의 주차타워 건립 사업이 "실패한 행정을 덮기 위한 급조된 방어막"이라는 강한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단순한 예산 낭비 논란을 넘어, 이 사업의 태생적 배경에 대한 진실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 시민의 질문, 그리고 터져 나온 '내막'
논란은 한 시민이 박 의원의 페이스북에 "집행부 설명을 들어보니, 주차타워는 단순 주차장이 아니라 '컬쳐스테이션(문화복합시설)' 활성화를 위한 필수 기반 시설이라더라"는 반론을 게시하며 점화됐다.
이에 박 의원은 "집행부의 논리는 왜곡되었다"며 그동안 수면 아래 있던 '행정의 민낯'을 폭로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 사업은 애초부터 주민 필요에 의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 쟁점 1: '필수 시설'인가, '벌칙 면피용'인가?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사업 변경의 배경이다. 당초 이 지역 도시재생사업은 '전곡 플레이파크'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며 2년 넘게 삽을 뜨지 못했고, 결국 사업 계획이 '컬쳐스테이션'과 '주차타워' 건립으로 대폭 수정됐다.
박 의원은 이 과정에서 "사업 지연으로 국비 약 63억 원을 반납해야 할 위기에 처하자, 연천군이 이를 막기 위해 급하게 국토부에 제안해 끼워 넣은 것이 바로 주차타워"라고 주장했다. 63억 원의 페널티를 피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185억 원짜리 공사를 벌였다는 것이 그의 핵심 논리다.
이에 대해 연천군은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변경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으며, 주차타워는 향후 유입될 인구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박 의원의 주장대로 '국비 반납 통보'가 실제 주차타워 신설의 직접적 트리거(Trigger)였는지는 명확한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 쟁점 2: 지방소멸기금의 '오용' 논란
재원 조달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차타워 예산의 상당 부분은 '지방소멸 대응기금'에서 나온다. 정부는 이 기금을 "건물 짓는 하드웨어보다 사람을 부르는 소프트웨어에 쓰라"고 권장한다.
실제로 연천군은 지방소멸 대응기금 평가에서 'B등급(연간 약 72억 원 지원)'에 머물러 있다. 박 의원은 "정부 지침과 반대로 주차타워 같은 콘크리트 건물에 기금을 쏟아붓고 있으니, 상위 등급(최대 120억 원)으로 올라갈 수가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인구를 늘려야 할 소중한 종잣돈이 주차장 벽돌을 쌓는 데 소비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다.
◇ 쟁점 3: "800면 중 340면이 빈다" vs "미래 수요 대비"
박 의원은 현장의 데이터도 제시했다. 그는 "직접 현장을 확인한 결과, 전곡 시내권 공영주차장 800여 면 중 평일에는 340면 정도가 비어 있다"고 밝혔다. 현재도 주차 공간이 남아도는데, 막대한 예산을 들여 타워를 올리는 것은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는 것이다.
물론 집행부는 '컬쳐스테이션'이 완공되면 유동 인구가 늘어날 것이라 예측한다. 하지만 텅 빈 현재의 주차장 풍경과 "콘크리트 대신 사람에게 투자하라"는 박 의원의 외침은, 지방 소멸 위기를 몸으로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다.
[기자의 시선] '63억 의혹', 연천군은 응답하라
박영철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63억 원의 손해를 막기 위해 185억 원의 혈세를 낭비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행정 참사다. 반면, 연천군의 주장대로 이것이 백년대계를 위한 필수 투자라면, 그 근거를 더욱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지금 연천군민들이 보고 있는 것은 텅 빈 주차장이다. 그 적막을 깨고 들어설 것이 또 다른 '텅 빈 건물'이 될지, 아니면 정말로 사람을 불러 모을 '기회'가 될지, 연천군은 '주차타워가 국비 반납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는지'에 대해 정직하게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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