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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이들은 공을 차고, 어른들은 정을 나눴다…청평암 축구대회 ‘면민잔치’ 됐다

  • 정연수 기자
  • 입력 2026.09.19 13:23
  • 조회수 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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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3개 유소년팀 청평서 이틀간 열전…승패보다 빛난 아이들의 웃음

-청평신협 팝콘·아이스크림, 청사모 어묵·떡볶이…주민·상공인도 먹거리 나눔

-구암스님·자경스님 ‘아이들의 꿈’ 응원…장학·문화 이어 스포츠까지 나눔 확대

-선수·부모·주민 한데 어우러져…축구대회 넘어 청평면민 화합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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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청평생활체육공원에서 열린 ‘2026 제2회 전국 아라한 유소년 축구대회’ 예선전 장면.[사진/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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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 괜찮아, 다시 뛰어!” 19일 경기 가평군 청평생활체육공원. 초가을 운동장은 어린 선수들의 힘찬 함성과 부모들의 응원으로 가득 찼다. 골이 터질 때마다 환호성이 쏟아졌고, 넘어진 선수가 다시 일어나 달리자 관중석에서는 승패와 관계없는 박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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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웅아 빨리차"....학부모들이 사진을 찍고 응원을 하고 있다.[사진/정연수 기자]

 

운동장 밖 풍경은 더 정겨웠다. 갓 튀겨낸 팝콘 냄새가 퍼지고 어묵과 떡볶이가 익어갔다. 아이들의 손에는 아이스크림이 들렸고 옥수수와 떡도 넉넉하게 준비됐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었다.

 

사찰과 금융기관, 주민과 상공인들이 어린 선수들을 위해 저마다 먹거리를 들고나왔다. 축구대회로 시작한 행사가 어느새 아이들과 부모, 주민들이 한데 어우러진 청평의 작은 마을잔치가 된 것이다.


청평암 문화축제 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2026 제2회 전국 아라한 유소년 축구대회’가 이날 막을 올렸다. 20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33개 유소년 축구팀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겨룬다.

 

이번 대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경기만이 아니었다. 어린 선수들을 위한 먹거리 부스에는 이른 아침부터 지역 주민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청평신협(지점장 신미애)은 행사장에서 직접 팝콘을 만들어 어린 선수와 가족들에게 나눠주고 아이스크림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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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사진/정연수 기자]

 

청사모(청평암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도 아침 일찍부터 행사장에 나왔다. 회원들은 어묵과 떡볶이 등을 직접 준비해 경기장을 찾은 선수와 가족들에게 제공했다. 청평면 주민과 상공인들도 힘을 보탰다. 누군가는 옥수수를 내놓고 누군가는 떡을 준비했다. 어린 선수들이 배고프지 않도록, 가평을 찾아온 부모들이 따뜻한 지역의 정을 느끼고 돌아갈 수 있도록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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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신협(이사장 박성재)청평지점이 선수들을 위해 '팝콘'을 열심히 만들고 있다.[사진 정연수 기자]

 

운동장에서는 아이들이 축구공을 주고받았고, 경기장 밖에서는 어른들이 정을 주고받았다. 승패를 가리는 축구대회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청평면민의 화합을 보여주는 자리로 한 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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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장에는 남궁재 전 의장.조두영 국장.이은화 청평면장.김종성 의장.유재혁 의원 등도 참석해 어린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대회는 청평암이 오랫동안 이어온 나눔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청평암은 조실 명오 구암스님과 주지 자경스님을 중심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청소년들의 꿈을 응원하는 장학사업과 나눔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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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 이은화 청평면장.왼쪽 조두영 국장.우측 남중재 전 의장.[사진 정연수 기자]


올해 1월에도 꽃나무 울타리 장학회를 통해 가평지역 저소득층 중·고등학생 20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모두 1천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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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6일 청평암 꽃나무 울타리 장학회가 장학금을 전달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출처/NGN뉴스 D.B]

 

어려운 환경 때문에 아이들이 꿈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나눔이다. 그 마음이 장학금과 문화행사를 넘어 이번에는 푸른 축구장으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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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을 기다리는 '트로피'.[사진 정연수 기자]

 

이날 구암스님이 강조한 것도 우승이나 성적보다는 아이들의 꿈과 인연, 배려와 화합이었다.청평암이 어린 선수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뜻도 이 같은 가르침과 맞닿아 있다. 구암 스님은 “경쟁하되 상대를 존중하고, 이기는 것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마음을 배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구암스님 단독.jpg

청평암 명오 구암스님은 "‘나눔의 축구공’이 청평 주민들의 따뜻한 손을 거치며 ‘화합의 공’으로 힘차게 굴러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사진/정연수 기자]

 

▣ 아들·딸 따라 전국에서 가평까지 온 부모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전국 각지에서 가평까지 찾아온 부모들의 탄성과 응원의 소리가 청평 하늘에 울려퍼졌다. 멀리 가평까지 찾아온 아이들이 다른 지역 선수들과 만나 마음껏 뛰고, 경기장을 벗어나서는 함께 먹고 웃으며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찰이 중심이 돼 유소년 축구대회를 열고 지역 주민과 상공인들까지 나서 아이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모습은 대회를 찾은 가족들에게도 색다른 풍경이었다. 전북 정읍에서 온 학부모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대회를 마련해준 것도 고마운데 지역 주민들이 먹거리까지 준비해 따뜻하게 맞아주니 가평과 청평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갈 것 같다”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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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에서 온 유소년 축구단 어린들이 작전 회의를 하고 있다. 이 팀은 지난해 1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사진/정연수 기자]

 

청평암의 나눔은 오래전부터 지역사회 곳곳을 향해 있었다. 장학사업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업을 돕고, 취약계층을 위한 물품 지원과 무료 국수공양 등으로 어려운 이웃을 보듬어왔다. ‘아라한 문화축제’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글과 그림으로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왔다. 그리고 이제 그 나눔의 무대가 축구장까지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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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장에는 김종성 가평군의회 의장(위 사진)과 유재혁 의원(아래 사진 외쪽)등도 참석해 선수들을 응원했다.[사진 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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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으로 배움을 응원하고 문화축제로 재능을 응원했던 청평암. 이번에는 축구공 하나를 가운데 놓고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의 꿈을 응원했다. 청평암 조실 명오 구암스님과 주지 자경스님이 띄운 ‘나눔의 축구공’이 청평 주민들의 따뜻한 손을 거치며 ‘화합의 공’으로 힘차게 굴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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