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님들 덕에 무인 판매는 이상 무.. "자부심 느낀다"라는 시민도
[포천=NGN뉴스]양상현 기자=경기 포천시 영북면 운천 버스터미널에 위치한 한 작은 빵집이 최근 시민의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주말 방문했던 포천 운천의 한 빵집은 조금 특별했다. 여느 빵집처럼 당연히 빵은 있었지만 계산대를 지켜야 할 직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인판매' 중이라는 안내문에는 다양한 결제 수단과 계산 방법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르방 베이커리'라는 간판의 이 빵집은 최근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해 비대면 오프라인 방식(무인판매)으로 맛있는 빵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 무인판매 방식
이 빵집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약 11시간가량 무인으로 운영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가운데 비대면 온라인 판매방식이 대세지만, 이 빵집은 빵을 사고자 하는 손님들을 위한 판매 방법을 고민하던 중 가장 원시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계산대에는 카드 결제기와 현금 상자 그리고 신용카드, 지역화폐까지 다양한 결제 수단이 마련돼 있다. 손님은 원하는 빵을 고른 후 가장 편한 방식으로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 된다.
◆ 건강한 재료에 정성을 담아 만든 빵
입구에는 '대한민국 제과 기능장의 집'이라는 간판과 함께 "대한민국 제과 기능장이 직접 만든 빵으로 건강한 재료를 사용하여 재료의 풍미와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전달하고자 노력합니다"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특히, 자연에서 얻은 천연 효모로 굽는 빵이 인기다. 천연 발효종이란, 인위적인 이스트가 아닌 자연친화적으로 발효종을 배양시켜 장시간에 걸친 발효에 의해 얻어지는 효모를 말한다.
빵집 주인에 따르면 "다양한 미생물이 살아 활동하는 천연 발효종으로 만든 빵은 여러 가지 유익한 성분 때문에 소화도 잘 된다"라는 설명이다. 속이 더부룩하지도 않고 빵 고유의 맛과 영양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것.
또한, 맛과 향이 풍부해져 보다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르방 베이커리'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생산성이 떨어지더라도 이스트를 최소화한 자연발효법만을 고집한다.
그리고 모든 제품에 천연효모를 사용해 빵을 굽는다.
◆ 저렴한 가격대의 다양한 빵
이처럼 좋은 재료와 아울러 시간과 정성을 들여 구운 빵이지만, 가격은 저렴하다. 가격대는 1000원~5000원까지 다양하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에게는 1000원에 2개짜리 국화빵, 3개에 2000원 하는 도넛과 팥빵 곰보빵 등이 인기다. 식빵은 2000원, 맘모스빵은 3000원, 제일 비싼 롤케이크는 5000원 등이다.
운천 버스터미널 바로 앞, 운천시장 입구에 위치해 있어 하루 종일 손님들이 끊이질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빵이라는 상품과 돈이 오가는 일인데, 무인 운영이라니 걱정부터 됐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이것은 기우였다. 이 빵집이 자신 있게 무인 판매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시민의 양심' 이었다.
빵집 주인은 "지난 9월 무인 판매를 처음 도입한 이후로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지금까지 이를 잘 유지하고 있다"면서 "판매 금액을 세세하게 대조해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빵을 만들다 보면 수익이 어느 정도 예상되는데, 지금까지 그 범위에서 벗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뚜껑이 있는 현금 상자를 뒀는데, 돈을 거슬러가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다. 지금은 뚜껑을 없앴다"라고 말했다.
또한 "건강한 빵을 위해 좋은 원료를 사용하고 일부 재료는 직접 만들다 보니 인건비를 줄이는 방향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무인 판매 도입 취지를 밝혔다.

◆ "정의로운 일했다는 자부심 들어요".. 무인판매가 고마운 손님들
무인판매로 빵집을 운영하다 보면 생각보다 재밌는 현상을 많이 목격한다고 한다. 빵집을 방문했던 지역주민인 이부휘 전 포천시의회 의장은 "아무도 지키고 있지 않은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돈을 지불하면 내가 마치 정의로운 사람이 된 것 같다"라는 말을 남겼다.
옳은 행동을 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포천 시민들이 이 정도로 양심을 잘 지킨다며, 소위 말하는 '국뽕'을 느낀다는 손님도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빵집 주인은 "천연효모로 만든 건강한 발효빵과 시민들의 건전한 양심으로 고객들과 건강한 생활의 시작을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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