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학습부터 세금 징수, 골목 상권까지... 시민 삶의 '디테일' 파고드는 2026년 포천

거창한 구호보다는 '내 삶을 바꾸는 작지만 확실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6년 1월 23일, 포천시가 내놓은 일련의 정책들은 행정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슬리퍼를 신고 배움을 찾아가는 동네 학습관부터, 생업에 바쁜 상인을 직접 찾아가는 매니저, 그리고 성실 납세자를 위해 끝까지 추적하는 세무 행정까지. 포천시의 시계는 지금 시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속도로 흐르고 있다. 단순한 지원을 넘어 시민의 '삶의 질'을 담보하려는 포천시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1. "퇴근 후 발레 한 동작"... 소흘읍의 밤을 밝히는 '배움의 열기'
소흘평생학습관 첫 정규강좌 '대박'... 900명 몰리며 생활권 학습 갈증 증명
저녁이 되면 적막해지던 태봉공원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문을 연 소흘평생학습관 이야기다. 포천시가 야심 차게 준비한 첫 생활권 거점 평생학습 공간인 이곳이 개관 초기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단순한 교양 강좌 몇 개를 예상했다면 오산이다. 도구 필라테스로 땀을 흘리는 직장인부터, AI로 유튜브 영상을 만드는 어르신, 서툰 몸짓으로 발레를 배우는 중장년까지 풍경도 다채롭다. 이번 1기 정규강좌 모집에만 무려 900여 명의 시민이 몰렸다.
정원 문제로 430여 명만이 수강 기회를 얻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이는 그동안 집 근처에서 수준 높은 강좌를 듣고 싶어 했던 시민들의 잠재된 수요가 얼마나 컸는지를 방증한다.
수업을 듣고 나온 한 시민은 "멀리 나가지 않아도 집 앞에서 이런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게 삶의 활력소가 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단순히 지식을 쌓는 곳이 아니라, 이웃과 소통하는 사랑방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시 관계자는 "소흘평생학습관은 시민들이 슬리퍼를 신고 편하게 오갈 수 있는 '일상 속 배움터'를 지향한다"며 "폭발적인 초기 반응을 확인한 만큼 2기부터는 주민들의 니즈를 더 정밀하게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2. "숨긴 재산 끝까지 찾는다"... 106억 징수해낸 '독한' 공정함
포천시, 경기도 체납 징수 평가 2연속 '우수'... 가택수색·압류 등 무관용 원칙 통했다
세금 낼 돈은 없어도 명품 가방 살 돈은 있는 비양심 체납자들에게 포천시는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포천시가 경기도 주관 지방세 체납 특별징수대책 평가에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번 성과는 책상에 앉아 독촉장이나 보내는 안일한 행정으로는 불가능했다. 징수팀은 새벽부터 체납자의 집 문을 두드려 가택 수색을 단행하고, 숨겨둔 동산을 압류하는 등 현장을 누볐다. 그 결과,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 묵은 체납액 106억 원을 징수하는 기염을 토했다.
단순히 시의 곳간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다.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대다수 시민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고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이다.
포천시 징수 담당자는 "우수기관 선정보다 중요한 건 '끝까지 추적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며 "올해도 고액·상습 체납자에게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 공정한 세정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3. "공무원 말투는 이제 그만"... 시민의 눈으로 본 '진짜 포천'
27인의 시민 홍보단 위촉... 학생부터 주부까지, 날 것 그대로의 시정 전달 예고
딱딱한 보도자료나 천편일률적인 홍보 영상은 이제 대중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이에 포천시가 '관(官)의 언어'를 버리고 '시민의 언어'를 선택했다. 지난 22일 위촉된 27명의 '포천시 홍보단'이 그 주인공이다.
20대 대학생부터 60대 주부, 직장인, 프리랜서까지 구성원도 다양하다. 이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포천의 정책과 생활 정보를 재해석해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전파하게 된다. 시가 일방적으로 알리고 싶은 내용이 아니라, 시민이 진짜 궁금해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짚어내겠다는 의도다.
이날 위촉식에서는 "우리 동네 맛집 소개하듯 정책도 쉽고 재밌게 풀어보겠다"는 당찬 포부들이 오갔다. 시 관계자는 "홍보단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포천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젊고 친근하게 바꿀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4. "장사하느라 바쁜 사장님, 저희가 갑니다"... 찾아가는 상권 매니저
포천시상권활성화센터, 매니저 현장 투입... 지원사업 신청 대행부터 고충 상담까지
"지원금 주는 정책이 있다는데, 신청 서류가 복잡해서 엄두가 안 나요." 하루하루 가게 문 여는 게 전쟁인 소상공인들에게 관공서 문턱은 높기만 하다. 이런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가는 상권 매니저'들이 포천 골목골목을 누빈다.
지난 23일 임명장을 받은 매니저들은 2주간의 교육을 마치고 즉시 현장에 투입된다. 이들은 4개 권역을 돌며 상인들을 직접 만나 각종 지원 사업을 안내하고, 복잡한 신청 절차를 돕는다.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시청 담당 부서와 연결하는 '가교' 역할도 이들의 몫이다.
경제 한파로 얼어붙은 골목 상권에 이들이 전할 온기가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장사에만 집중하기도 벅찬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고 밝혔다.

5. "스마트폰 대신 블록 잡은 아이들"... 공동육아나눔터의 진화
가족센터, 자석 블록 '맥포머스' 프로그램 도입... 놀이와 돌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아이 키우는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은 '오늘은 또 뭐 하고 놀아주나'다. 포천시가족센터 내 공동육아나눔터가 이 고민 해결사로 나섰다. 단순한 돌봄 공간을 넘어, 입체 자석 교구인 '맥포머스'를 활용한 창의 놀이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한다.
자석 블록을 붙였다 떼며 아이들은 공간 감각을 익히고, 부모와 함께 구조물을 만들며 정서적 유대감을 쌓는다. 스마트폰 영상에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 손끝 감각을 깨우는 진짜 놀이를 돌려주자는 취지다.
센터 관계자는 "육아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이웃과 사회가 함께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아이를 맡기는 곳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즐거운 놀이터로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이용을 원하는 시민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6. "방학 맞은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하루"... 지역사회가 선물한 '별빛극장'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라이온스클럽 협업... 청소년 54명에게 영화 관람 후원
학교 밖에서도 아이들은 자란다. 하지만 문화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에게 영화관 나들이는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지난 22일, 포천의 청소년 54명이 지역 어른들의 도움으로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포천라이온스클럽의 후원으로 진행된 '별빛극장' 프로그램 덕분이다. 방과후아카데미 소속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최신 영화를 관람하며 학업 스트레스를 날려 보냈다. 라이온스클럽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화 티켓과 문화상품권을 지원하며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자처했다.
행사에 참여한 한 학생은 "친구들과 극장에 온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겨울방학 중 가장 신나는 하루였다"며 웃음 지었다. 지역사회의 작은 관심이 아이들에게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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