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제창 시의원, 5분 발언서 "불가피한 수용을 기회로 포장한 결과" 직격
- 축제·인프라 등 수십억 투입 사업 '올스톱' 위기... 출구 전략 마련 시급

국방부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가 드론작전사령부(이하 드론사) 폐지를 권고하면서, 이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던 포천시의 정책 기조가 시험대에 올랐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드론사 유치를 "지역 경제를 견인할 기회"라고 강조해왔으나, 불과 2년여 만에 부대 존폐가 거론되며 관련 사업들이 좌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21일 열린 포천시의회 임시회에서는 시의 안일한 정세 판단과 매몰 비용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 "현실 왜곡이 빚은 정책 오류"... '지록위마' 소환된 본회의장
- "안보 논리 뒤에 숨은 행정 편의주의" 비판 제기
21일 오전 포천시의회 본회의장 발언대에 선 연제창 의원은 백영현 시장의 '드론사 기회론'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연 의원은 시 집행부가 군사시설 배치의 불가피성을 시민에게 솔직히 설명하는 대신, 이를 과도하게 포장해 정책적 오류를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연 의원은 "당시 정권의 추진 의지 등을 고려할 때 드론사 배치를 막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는 인정한다"면서도 "문제는 시장이 이를 '천금 같은 기회'로 명명하며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상황을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는 '지록위마(指鹿爲馬)'에 빗대며 "시민의 우려를 정쟁으로 치부하고, 드론 산업이 포천의 전부인 양 시정을 이끌어온 결과가 오늘의 혼란"이라고 꼬집었다. 불가피한 안보 희생을 첨단 산업 육성으로 포장하려다 보니, 정작 필요한 민생 현안들이 행정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분석이다.
◇ '드론 제전' 28억·인프라 구축 예산 삭감... 매몰 비용 현실화 우려
- 실증도시 등 연계 사업 불투명, 예산 효율성 도마 위
드론사 존치가 불투명해지면서 포천시가 그간 투입해 온 예산과 행정력의 손실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시는 '드론 중심 도시'를 표방하며 세계드론제전 개최와 각종 실증 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개최된 '포천 한탄강 세계드론제전'에는 국·시비 포함 약 28억 4,500만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일회성 행사에 과도한 예산이 쓰였다는 지적과 함께, 교통 체증 등 운영 미숙이 드러나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시가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던 498억 원 규모의 'K-AI 포천 드론 인프라 구축' 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시의회는 사업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올해 배정된 예산 104억 원을 전액 삭감한 상태다. 드론사 폐지가 현실화될 경우, 이미 투입된 예산은 회수가 불가능한 매몰 비용이 될 공산이 크다.
신읍동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도로 정비 등 시급한 곳에 쓰여야 할 세금이 불확실한 사업에 집중된 것 같아 안타깝다"며 "지금이라도 실효성 있는 예산 집행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군사기지 대신 시민 공간으로"... 부지 반환 및 도시 재설계 촉구
- 옛 6공병여단·15항공단 부지 연계한 활용 방안 제시
이날 연 의원은 비판을 넘어 구체적인 대안으로 '부지 반환'과 '도시 재설계'를 제시했다. 드론사 폐지 권고가 이행된다면, 해당 부지(옛 6공병여단)를 또 다른 군사 시설이 아닌 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 의원은 "군사 목적이 소멸된 부지를 관성적으로 군이 점유해서는 안 된다"며 "옛 6군단 부지와 15항공단 부지를 연계해 주거·산업·문화가 어우러진 복합 공간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15항공단 이전을 중장기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고도 제한 폐지 등 시민 재산권 회복에 행정력을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발언을 마무리하며 연 의원은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해 또다시 '드론사 폐지 반대'와 같은 소모적 논쟁을 일으켜선 안 된다"며 "시장은 과오를 인정하고 책임 있는 리더십으로 정책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문위의 권고로 '드론 도시'라는 청사진 수정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포천시가 어떤 출구 전략을 내놓을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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