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포천의 새해, 충혼탑에서 엇갈린 두 개의 시선
- 백영현, '노심초사(勞心焦思)'… 재난과 비극을 넘는 '치유의 행정'
- 박윤국, '혁명(革命)'… 계엄과 정권교체를 관통하는 '심판의 정치'
- 수해의 아픔 보듬는 '어머니의 손'과 새 판 짜는 '농부의 쟁기' 격돌

◇ 격동의 2025년을 넘어
2026년 1월 1일. 포천 청성공원 충혼탑 앞에는 묵직한 공기가 흘렀다. 지난 2025년은 포천에 가혹했다. 7월의 폭우, 이동면 오폭 사고, 그리고 대한민국을 뒤흔든 12·3 계엄 사태와 정권교체까지.
상처 입은 땅 위에서 새해를 맞이한 두 리더는 서로 다른 처방전을 내놓았다. 국민의힘 백영현 시장은 '회복'을 말했고, 더불어민주당 박윤국 위원장은 '혁명'을 외쳤다.
◇ 메시지 해부
1. 백영현의 언어: "아팠던 만큼, 더 깊이 살피겠다" (노심초사)
백영현 시장의 신년사는 낮은 곳으로 흘렀다. 그는 지난해의 재난을 "숨 쉴 틈 없었던 고통"으로 기억했다.
그의 키워드는 '노심초사(勞心焦思)'다. 애를 태우며 걱정한다는 뜻이다. 거창한 정치 구호 대신, 무너진 둑을 쌓고 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행정가'의 본령을 택했다.
"시민의 힘으로 재난을 이겨냈다. 이제 경기 북부 1등 도시로 비상하겠다."
그의 다짐은 요란하지 않았다. 중앙 정치의 태풍 속에서도 포천의 민생만큼은 사수하겠다는, 현직 시장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이 묻어났다.
2. 박윤국의 언어: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혁명이다" (농부의 마음)
반면, 박윤국 위원장의 신년사는 불을 뿜었다. 그는 2026년을 '선택의 해이자 혁명의 해'로 규정했다.
그는 "12·3 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적 격변"을 정면으로 거론하며, 시민의 힘으로 이뤄낸 정권교체의 의미를 강조했다.
"지금 제 마음은 밭을 가는 농부와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땅을 갈고 씨앗을 심습니다."
그가 말한 농부는 평화로운 농부가 아니다. 굳은 땅(구체제)을 갈아엎는 개혁가다. 그는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며, 다가올 지방선거가 단순한 선거가 아닌 '시대의 방향을 결정하는 투쟁'임을 천명했다.
◇ 2026년 포천, '위로'에 투표할 것인가 '개혁'에 투표할 것인가
- 백영현의 '디테일'과 박윤국의 '스케일'
정치인의 언어는 그가 서 있는 땅의 높이를 보여준다.
2026년 새해 아침, 백영현 시장은 '땅'을 보았다.
수마가 할퀴고 간 내촌면의 골목, 오폭 사고로 놀란 이동면의 주민들. 그의 시선은 구체적이고 미시적이다. '노심초사'라는 사자성어에는 "내 집 앞마당을 챙기듯 시정을 돌보겠다"는 가장(家長)의 절실함이 담겨 있다. 중앙 정치가 요동쳐도, 내 시민의 삶은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는 '방파제' 전략이다.
반면, 박윤국 위원장은 '하늘'을 보았다.
그는 포천의 선거를 대한민국 정치사의 흐름 속에 배치했다. 12·3 계엄과 정권교체라는 거대한 태풍을 등에 업고, 2026년 지방선거를 '혁명'의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규정했다. '밭을 가는 농부'라는 비유는 낭만적이지 않다. 그것은 기존의 판을 완전히 뒤집겠다는 구조적 개혁의 예고다.
◇ '디테일(민생)'의 백영현인가, '스케일(비전)'의 박윤국인가.
시민들은 묻는다.
당장 내 무너진 담벼락을 고쳐줄 사람은 누구인가? (백영현의 유효타)
포천을 변방에서 중심으로 끌어올릴 배포 큰 리더는 누구인가? (박윤국의 유효타)
병오년의 태양 아래, 두 개의 깃발이 올랐다. 하나는 '치유'라고 적혀 있고, 하나는 '전진'이라고 적혀 있다.
선택의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그 선택이 2026년을 '안정의 해'로 기록할지, '격변의 해'로 기록할지는 오직 14만 포천시민의 손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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