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판단 사안” vs “의회 권위 문제”
경기 포천시의회가 포천시체육회와 포천시축구협회 관계자의 행정사무감사(행감) 증인 불출석 및 자료 미제출에 대해 과태료 부과를 추진했으나, 표결에서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지난 1일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행감특위) 6명 중 찬성 3, 반대 2, 기권 1로 의결 정족수에 못 미쳐 동의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사안의 핵심은 두 갈래였다. 하나는 6월 13일 행감 당시 체육회 및 축구협회 관계자 증인의 불출석 문제, 다른 하나는 축구협회 관련 자료(회비·참가비·기부금 통장 입출금 등)의 미제출 여부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먼저 ‘증인 불출석 과태료 부과 요구 동의안’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출석의원 과반 찬성 요건을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이어 ‘자료 미제출 과태료 부과 요구 동의안’이 상정돼 토론이 진행됐고, 제출 자료의 충실성 여부를 둘러싸고 이견이 확인됐다.
“정당한 사유였나”를 둘러싼 공방
찬성 측은 증인 불출석 사유가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손세화 위원은 “행감은 시민을 대신해 부당함을 다투고 시정을 요구하는 자리”라며, 신읍동 이비인후과 진료나 변호사 미팅을 이유로 특정 시간 출석을 회피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예약이 필수적이지 않은 의원급 진료를 이유로 행감 출석을 미룬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동의안을 발의한 연제창 위원도 “의회의 정상적 기능을 외면한 행위”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임원회의 참석이나 동네 의원 진료 등을 불출석 사유로 내는 건 의회를 명백히 경시한 것”이라며 “전례를 남기면 다음 행감에서도 출석 요구가 유명무실해진다”고 지적했다.
반대 측은 ‘과태료 직접 부과 권한이 의회에 없고, 최종 판단은 법원에 달렸다’는 점을 들어 신중론을 폈다.
서과석 위원은 “병원 진료, 변호사 상담, 학교 졸업식 등은 시민 눈높이에서 이해될 여지가 있다”며 “불출석 사유의 정당성을 의회가 단정하기 어렵고, 법원에서 기각될 경우 의회 권위만 손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애경 위원 역시 “변호사 일정 등은 비용과 절차상 연기가 쉽지 않다”며 현장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자료 제출, 충분했나 불충분했나”
자료 미제출 과태료안은 ‘무엇이 제출됐고, 무엇이 빠졌는가’가 쟁점이었다.
손세화 위원은 축구협회 회비·참가비·기부금 통장 입출금 내역 등 핵심 금융 자료가 요구됐으나 제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진숙 위원은 “체육회와 축구회에서 자료가 들어온 것으로 안다”며 미제출 판단의 기준과 시점을 질의했다.
위원장은 “회의 직전 제출된 자료 묶음엔 판결문, 활동 내역 등이 포함돼 있어 양적으로는 많아 보이지만, 요구의 핵심이던 통장 입출금 세부가 빠졌다”며 ‘형식적 제출’ 논란을 짚었다.
표결은 회의규칙에 따라 거수로 이뤄졌고, 지방자치법 제73조 기준인 ‘재적 과반 출석·출석 과반 찬성’에 미달해 동의안이 부결됐다.
안애경 위원이 “6명 중 찬성 3이면 과반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의장은 “출석 과반 찬성이 4명으로 봐야 한다”며 부결을 확정했다.
이 과정은 시민 방청객들에도 공개돼, 의결 기준에 대한 혼선과 절차적 긴장감이 생생히 드러났다.
회의실 공기는 뚜렷하게 갈렸다. 연제창 위원은 “이전 행정사무조사 때도 불출석엔 과태료 요구로 대응했다. 집행부가 실제 부과를 안 하더라도, 의회는 할 일을 해야 전례가 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당성 판단은 시장과 법원의 몫이지만, 그 단계로 가려면 의회의 요구 의결이 필요하다”며 절차적 단계를 강조했다.
서과석 위원은 “지역 체육 단체를 상대로 법원 절차로 가는 건 지역 갈등만 키울 수 있다”며 “행정을 바로잡는 게 본질이지 단체 제재가 목적이 돼선 안 된다”고 맞섰다.
안애경 위원은 “의원들 간 자료 공유가 충분치 않았고,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 있어 주말에 직접 체육회를 찾았다”며 “과태료 여부는 신중히 결정하고, 대화와 사실 확인을 더 거치자”고 정리했다.
논쟁 끝에 연제창 위원은 “행정사무조사로 전환해 다시 출석과 자료 제출의 기회를 주자”는 절충안을 제안했다. 의장도 “행감에서 풀리지 않은 의혹은 행정사무조사에서도 동일하게 요구 가능하다”며 후속 절차의 문을 열어뒀다.
과태료 동의안은 결국 무산됐지만, 핵심 쟁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회비·기부금·통장 입출금 등 재정 투명성을 둘러싼 시민적 의구심과, 증인 출석의 공적 책임에 대한 기준은 행정사무조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의원들 '동상이몽'
“의회의 정상 기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오늘 물러서면 내일 행감의 출석 요구는 공허해진다.”(연제창 위원)
“불출석 사유의 정당성은 법원이 판단할 일이다. 섣불리 과태료로 밀어붙이면 의회 권위가 되레 상처받을 수 있다.”(서과석 위원)
“시민 앞에서 투명하게 소명할 기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병원 진료나 미팅을 이유로 행감을 비켜간 건 납득하기 어렵다.”(손세화 위원)
“과태료가 목적이어선 안 된다. 자료 공유와 사실 확인부터 바로잡자.”(안애경 위원)
이번 표결은 ‘의회권위 강화’와 ‘지역갈등 최소화’라는 두 가치가 현장에서 어떻게 부딪히는지를 보여줬다.
행정사무조사로 무대가 옮겨질 경우, 증인 출석과 계좌 입출금 등 핵심 자료가 투명하게 확인될지가 시민 신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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