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포천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단순한 폭탄이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의 책임과 공정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 화두였다.
그로부터 6개월, 우리는 여전히 그 질문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다.
◇ 300건의 상처, 하나의 지역만 치료하겠다는 모순
포천시의회 임종훈 의장이 지난 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낸 입장문은 단순한 행정 문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가 저지른 실수 앞에서 보여주는 '선별적 책임론'에 대한 날카로운 고발장이었다.
300여 건의 피해 신고. 노곡리에서 시작된 충격파는 도평리, 연곡리, 장암리를 거쳐 일동면까지 번져갔다.
집이 부서지고, 차량이 파손되고, 축사가 무너지고, 농작물이 망가졌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새겨졌다.
그런데 국방부는 이 모든 피해를 인정하면서도 보상은 노곡2리에만 국한하겠다고 한다.
마치 폭탄의 파편은 행정구역을 구분해서 날아다닌다는 듯이 말이다.
◇ 지도 위의 선이 고통을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있는가
이는 단순한 행정적 편의주의를 넘어선 문제다.
국가가 저지른 사고의 피해를 보상할 때, 그 기준이 '실제 피해의 정도'가 아니라 '행정구역의 경계'가 된다면, 이는 정의에 대한 근본적 배신이다.
임 의장의 표현처럼 "노곡2리 주민도 우리 시민이며, 그 외 피해지역 주민 또한 모두 소중한 포천시민"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그들은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다. 국가의 실수로 피해를 입은 국민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것은 헌법정신에도 어긋난다.
◇ 보상이 아닌 신뢰 회복이 진짜 과제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선별적 보상'이 지역사회에 미칠 파장이다.
같은 하늘 아래서 같은 충격을 받았는데, 누구는 보상받고 누구는 외면당한다면, 이는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된다.
국가가 사고를 수습하려다가 오히려 더 큰 상처를 만드는 아이러니가 벌어지는 것이다.
임 의장이 강조한 "주민 신뢰 회복과 안전한 생활환경 보장"이야말로 이 사건의 핵심이다.
금전적 보상은 수단일 뿐, 목적은 국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어야 한다.
◇ 투명성과 소통, 민주주의의 기본 덕목
국방부의 또 다른 문제는 보상 과정의 불투명성이다. 어떤 기준으로 보상 범위를 정했는지, 피해 실태를 어떻게 조사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
이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의 모든 결정은 국민에게 설명될 수 있어야 하고, 그 과정은 투명해야 한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관련된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다.
◇ 진정한 수습을 위한 제언
이제 국회 국방위원회와 국방부는 선택해야 한다. 행정적 편의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진정한 책임을 질 것인가.
피해 보상 범위의 확대는 단순히 예산을 더 쓰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국민을 대하는 자세의 문제이고, 민주주의의 품격을 보여주는 시험대다.
포천 하늘에서 떨어진 폭탄은 이미 터졌다. 이제 우리가 막아야 할 것은 '선별적 정의'라는 또 다른 폭탄이다. 모든 피해 주민이 공정한 보상을 받을 때, 비로소 이 사건은 진정으로 수습될 것이다.
그때까지 포천시의회 임종훈 의장의 목소리는 계속 울려 퍼져야 한다. 그것은 한 지역 의장의 목소리가 아니라,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모든 국민의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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