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6일 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한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가 가져온 충격과 피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집계된 민간인 부상자는 24명, 재산 피해는 166건에 이른다. 하지만 피해는 이 숫자로 끝나지 않는다. 피해 주민들은 물론이고 축산 농가까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이를 제대로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보상은커녕 "증명하라"는 정부
축산 농가들이 겪는 피해는 단순한 재산 손실이 아니다. 소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유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농가의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젖소 농가의 경우, 송아지가 태어나야 유량이 증가하는데, 유산으로 인해 젖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송아지 한 마리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손실이다. 하지만 정부는 눈에 보이는 증거만 인정하려 한다. "유산한 송아지를 모아두라"는 식의 조치는 축산업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다.
농가들은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소가 임신한 사실을 기록해두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신뢰하지 않는다. 농가들이 스스로 기록한 데이터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긴 한 걸까? 폭격을 맞은 것도 억울한데, 피해를 입증하는 책임마저 피해자가 떠안아야 하는 현실이다. 정부의 태도는 마치 "네가 피해를 입었다는 걸 네가 증명해라, 우리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는 식이다.
▣ 피해 산정 기준조차 없는 무능한 행정
이제까지 정부와 지자체는 오폭 사고에 대한 피해 산정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사람의 부상이나 건물 피해는 보상이 논의되지만, 가축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젖소가 유산하면 단순히 송아지 가격을 보상해주면 끝일까? 유산으로 인해 젖 생산이 중단되거나 감소하면,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까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저 "조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시간 끌기에 급급하다.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피해 보상은 뒷전이고,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 사건도 예외가 아니다. 민간인에게 폭격을 가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피해자들이 스스로 피해를 증명하라고 한다. 가히 "2차 가해"라고 부를 만한 수준이다.
▣ 정부와 지자체는 더 이상 침묵하지 말라
정부와 지자체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피해 보상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피해 주민과 축산 농가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피해 산정 기준을 정하고, 현실성 있는 보상안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다. 피해자들이 직접 증거를 모아가며 호소해야 하는 현실 자체가 비상식적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정부와 지자체가 국민의 안전과 생계를 어떻게 대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대로 무책임하게 시간을 끌다가는 국민의 분노가 폭발할 것이다.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증명하라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책임을 증명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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