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관계자 '시의회는 5군단 앞에서 부지반환 촉구해야"..."번지수 잘못 짚어"
[포천=NGN뉴스]양상현 기자=올해 연말쯤 해체될 예정인 육군 6군단 부지 활용방안을 둘러싸고 경기 포천시와 국방부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자작리 일대는 한성시대 백제 도시유적지라는 조사결과까지 나와 신도시 개발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20m 이상의 건축물을 지을 경우 문화재청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하는 등 각종 개발행위 등에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주변에 3개 건설사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이들 건설사에 공사 중지를 명령하고 경찰에 건설사들을 형사 고발하기도 했다.
5일 포천시와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포천시 자작동에 주둔 중인 6군단이 해체될 예정이다.
이에 포천시는 80만㎡에 달하는 군단 사령부 전체 부지를 반환받아 기반시설을 유치, 조성하는 등 지역 발전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부지의 4분의 1은 시가 소유한 시유지여서 해당 부지를 도시발전에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작리 유적 전경)
하지만 지난 2001년 한성시대 최대 백제 건물터가 발견된 자작리 일대는 서울 풍납토성이나 하남 미사리 유적에 버금가는 한성시대 백제 도시 유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이 유적지는 경기도 기념물 제220호로 지정돼 있다.
포천 자작리유적은 의정부에서 포천시내로 이어지는 43번 국도의 왼편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왕방산(해발 737m)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어 내려온 해발 198m의 구릉 동남사면 말단부 평탄지에 해당하며, 포천천이 남에서 북으로 43번 국도와 나란히 흐르고 있다.
(자작리 유적 전경 2)
포천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비교적 넓은 경작지는 해발 100m 내외로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포천 자작리유적은 1998년 단국대학교 학술조사단의 포천군 광역지표조사에서 처음으로 학계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1999년 광역조사 담당자에 의해 채집 유물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이뤄졌으며 이후 경기도박물관에서 발굴조사하여 유적의 성격을 확인했다.
당시 경기도박물관은 2001년 조사지역을 중심으로 주변 4788평에 대한 시굴 구덩이 조사를 벌인 결과 거의 모든 곳에서 높은 밀집도를 보이는 한성시대백제의 주거 관련 유적과 유물을 다량으로 확인했다 밝혔다.
조사단에 따르면 구덩이 26곳 중 1곳을 제외한 25곳에서 백제 유적이 확인됐다는 것.
당시 조사는 전체 조사 대상 지역 중 임의로 선택해 구덩이를 팜으로써 유물과 유적이 존재하는가 여부에 중점을 두었음에도 거의 모든 구덩이에서 유적과 유물이 쏟아졌다.
나아가 얕은 산이 뒤로 둘러쳐 있고 앞으로는 강이 형성한 넓은 충적평야라는 지형적 특성으로 보아 이번 조사대상 지역을 포함해 그 주변 약 1만 8000평에 달하는 전 지역에 걸쳐 유적이 분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시굴 구덩이 25곳에서 확인된 유적은 주거지만 40-43기에 달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기 힘든 유적이 100기가량 드러났다.
이들 유적은 출토 유물 등으로 보아 한성시대 백제와 직접 관련된 곳이 압도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출토 토기로는 풍납토성 최하층에서 집중 출토되는 풍납동식 무늬없는 토기를 필두로 백제시대 유물들이 집중적으로 확인됐다.
자작리 유적에서는 또 백제시대 유적에 앞서 존재한 청동기시대 및 신석기시대 유물까지 확인됐다.
당시 송만영 책임조사원은 이러한 양상에 대해 "자작리 유적이 시기적으로는 신석기시대에서 청동기시대를 거쳐 백제시대에 이르는 보기 드문 복합유적이라는 점에서 미사리 유적에 비견되는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유적이) 시간적 단절없이 영속적으로 형성된 것인지는 앞으로 조사에서 밝혀지겠지만, 백제국가 형성 및 발전 과정을 연구하는데 있어 시간축 설정에 획기적인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 일대에 대해서는 매장문화재 파괴를 방지하기 위한 장기적인 보존책과 장기적인 학술조사 계획 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포천시는 경기도 기념물 제220호로 지정된 자작동 251-2 인근 1만㎡를 추가 매입하는 등 올해부터 발굴터 정비사업에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시는 문화재구역 반 정도의 공유지를 확보한 셈이다.
한성시대 백제 도시유적이 최초 발견된 것은 2001년이지만, 대대적인 발굴사업은 지난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이뤄졌다. 이에 시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약 10여년간 토지 매입작업을 추진 중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포천시는 6군단 부지에 평화스포츠타운을 조성해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등 지역발전 동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시유지에 대해선 민·관·군 협의체를 구성해 처리방안을 논의하고 나머지 국방부 소유 부지에 대해서는 군부대가 그대로 군 주둔기지로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군부대 관계자는 “6군단 부지는 군사 작전상 필요하고 부대 운영의 효용성도 크다"라며 “시유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지에 대해서는 예하 부대가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천시는 시유지는 물론 나머지 국방부 소유 부지에 대해서도 반환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 간 갈등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6.25전쟁이 끝난 직후, 자작리 일대에는 당시 서면사무소가 위치해 있었고, 근처에 전쟁 때 희생된 사람들의 공설묘지가 있다"라며 "개발을 하더라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 관계자는 "현재 포천시의회가 6군단 앞에서 부지반환 촉구시위를 펼치고 있는데, 이 부지는 결국 5군단으로 넘어갈 예정이기에, 시위를 하려면 5군단 앞에 가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포천시의회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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